'언론자유 꼴찌' 북한의 기자대회…"김정은 신봉자 돼야"

22년 만에 개최돼
김정은 집권 이후론 처음
"노동당과 대중을
하나의 사상으로 이어줘야"

5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일부터 이틀간 평양에서 조선기자동맹 제9차 대회가 열렸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언론 자유 '최하위'로 꼽은 북한이 22년 만에 조선기자동맹대회를 개최했다. 사회 전반에서 통제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북한이 '사상적 기수' '진군 나팔수'로서의 언론인 역할을 주문하며 기존 노선을 재확인한 모양새다.

5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일부터 이틀간 평양에서 조선기자동맹 제9차 대회가 열렸다고 전했다.

기자동맹대회 개최는 2001년 11월 이후 약 22년 만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로는 처음 열리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에는 리일환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를 비롯해 △리춘히 조선중앙방송위원회 책임방송원 △동태관 노동신문 논설위원 △각 도당위원회 선전부문 일꾼(간부) 등이 참석했다.

통신은 "기자동맹 사업정형이 전면적으로 심도 있게 총화(분석)되고 동맹사업을 근본적으로 혁신해 당 제8차대회 결정과 웅대한 전망목표 관철로 들끓는 시대의 전진을 강력히 선도하기 위한 언론공세, 사상공세를 전개해나가는 데 나서는 과업과 실천방도들이 토의됐다"고 밝혔다.

통신은 보고자로 나선 박동석 기자동맹중앙위원장이 "당과 대중을 하나의 사상과 숨결로 이어주며, 사회의 모든 성원들을 당 정책 관철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지향시키고 불러일으키는 데서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 수행하고 있는 기자, 언론인들이 비상한 각오와 투지를 안고 대중의 혁명열, 애국열을 더욱 힘있게 분출시킬 데 대하여 언급했다"고 전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중대한 임무를 수행하자면 우리 기자, 언론인들부터 (김정은) 총비서 동지 혁명사상의 열렬한 신봉자, 견결한 옹호자, 철저한 관철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인이 김정은정권의 성과 달성을 독려하는 '주구(走狗·사냥할 때 부리는 개)'를 자처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지난해 5월 발표한 '2022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북한은 조사대상 180개국 가운데 최하위인 180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조선기자동맹규약 개정안이 전원 찬성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다만 어떤 내용이 수정·보충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아울러 기자동맹 집행위원회 선거를 통해 기자동맹중앙위원회 박동석 위원장, 렴철호 부위원장을 새롭게 선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