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위성사진 보니…"김정은 원하는 핵물질 증산 2~3년 걸릴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에 필요한 핵물질 증산을 지시했지만, 실제 핵물질을 대규모로 생산하려면 최소 2~3년은 더 걸릴 것이라는 핵 전문가의 관측이 나왔다. 이는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ELWR)가 완공돼 일부 가동에 들어갔다는 최근 위성사진 판독 결과와 관련한 분석이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현 스팀슨센터 석좌연구원)은 4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올해 초 핵무기용 핵분열 물질 생산을 크게 늘릴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현재 영변에서 점진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스팀슨센터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지난달 3~21일 영변 핵시설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ELWR에서 냉각수 배출이 이뤄진 정황 등으로 미뤄 거의 다 완공됐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북한은 지난 2010년 ELWR 건설을 시작했으나 아직 완공하지 못했다.
북한은 무기급 플루토늄 등의 핵물질 생산을 위해 2021년 7월부터 5메가와트(㎿e)급 원자로를 가동 중이나 실제 생산량이 북한의 핵무장 목표(현재 80~90여 발인 핵탄두를 2030년까지 300여 발 확보)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ELWR이 본격 가동될 경우 핵물질을 빠르게 대량생산하는 체제를 갖출 수 있다.
이와 관련, 하이노넨 전 차장은 “ELWR은 아직 가동 단계는 아니다”고 짚었다. “현재 ELWR 주변에서 사무실 공사 등을 진행 중이나, 방사성 폐기물 및 장비 오염 제거 시설 등 필수 시설은 들어서지 않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또 “ELWR은 현재 가동 중인 5㎿e급 원자로보다 최소 4배 강력하기 때문에 냉각에도 최소 4배 많은 물이 필요하다”며 “최근 ELWR에서 포착된 냉각수 배출은 매우 소량으로 실제 작동을 나타내는 정황이 아닌 정화나 청소 작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필수 시설 등이 완공된다는 가정 아래 내년쯤 가동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며 “김정은이 언급한 핵무기용 핵분열 물질 증산을 위한 추가 플루토늄을 확보하기 위해선 최소 2~3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노넨 전 차장은 북한의 4월 핵실험 가능성은 낮게 봤다. 그간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김일성 생일(태양절ㆍ1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기념일(25일) 등을 전후해 7차 핵실험이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ㆍ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정찰위성 발사 등을 강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그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올해 들어 눈에 띄는 대규모 신축 공사가 없는 것으로 볼 때 아직 실험 준비가 되지 않았을 수 있다”며 “북한은 지난 여섯 차례 핵실험을 통해 이미 (핵무기) 소형화 등에 자신감을 얻었을 수 있는 만큼 추가 핵실험을 서두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5회)와 파키스탄(6회)이 북한과 거의 같은 수의 실험을 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북한의 진전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우려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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