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반발에 사과했지만... '멘토' 신평 "중도 놓치면 총선 필패"
[곽우신 기자]
▲ 신평 변호사가 2021년 11월 9일 당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 남소연 |
"(제가) 나잇값을 하지 못하고, 이용 의원이나 여러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데 대하여 깊이 사과드린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가 이용 국민의힘 의원에게 사과했다. 최근 신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구 서문시장 방문 등을 두고 쓴소리를 남겼고, 이에 윤 대통령의 후보자 시절 수행을 맡았던 '친윤(윤석열 대통령)' 이용 의원이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신 변호사는 본인이 "표현을 서투르게" 했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향한 우려까지 접지는 않았다.
신평의 윤 대통령 비판에... 이용 "신평은 멘토 아냐"
발단은 지난 2일 신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이었다(관련 기사: '멘토' 신평도 눈살 찌푸린, 윤석열의 대구 서문시장 방문). 그는 "윤석열 정부는 지금 위험한 선택을 하고 있다"라며 "윤 정부는 지금 과도하게 10분의 3을 이루는 자기 지지층을 향한 구애에 치중한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대구의 서문시장을 네 번이나 방문한 것은 그 상징적 예"라면서 "그것은 달콤한 늪이다. 그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한 선거는 패배할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 전조는 이미 윤 대통령에 대한 신뢰 저하의 여론조사로 충분히 나타나고 있다"라며 "왜 윤 정부는 어리석게도 여기에서 빨리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지난 대선과정의 양태라도 빨리 복기할 필요가 절실하다"라고도 강조했다.
▲ 지난 2월 7일 당시 이용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비전 발표를 하는 모습. |
ⓒ 국회사진취재단 |
그러자 이용 의원이 지난 4일, 신 변호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멘토가 없다"라며 "대통령 멘토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오로지 국민의 민의일 것"이라고 적었다. "대통령에게 멘토가 없다는 사실은, 멘토를 가장하는 변호사님이 더 잘 아실 것"이라며 "그러나 변호사님께서는 '尹(윤)의 멘토 신평'으로 시작하는 기사 제목으로 변호사님의 정치권에 대한 온갖 불평불만이 보도돼도 정정하려는 노력을 그동안 하신 일이 없다"라는 지적이었다.
이 의원은 "오히려 대통령도, 유권자도, 그 누구도 부여하지 않은 '멘토' 호칭을 앞세워 변호사님의 '사견'을 훈계하듯 발설하고 계신다"라며 "대통령의 동서화합 행보를 두고, 변호사님께서는 또 '멘토의 지위'를 빌어 '자기 지지층 구애에만 치중한다'고 국민을 갈라치기 했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대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멘토링인가?"라고 따져 물으며 "변호사님께서 다른 사심을 품고 철새처럼 행동하신 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더 이상의 '윤의 멘토' 신평발 창작물은 두고 보지 않겠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언론인께서도 신평 변호사님의 발언이 '윤의 멘토'로 나가지 않도록 유의해 주시라"라며 "신념의 무게를 이해하는 국민 모두가 대통령의 멘토이다. 변호사님은 (멘토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신평 "여러 정국 거치며 거의 정확하게 예측... 총선 패배, 궤멸적 결과 가져올 것"
그러자 신 변호사가 4일 오후 "이용 의원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화가 많이 나신 모양"이라며 "모두 부족한 제가 잘 헤아리지 못하고 글을 쓴 탓"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그런데 한 가지는 조금 억울한 생각이 든다"라며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시고 나서 제 스스로 연락을 끊었다"라고 강조했다. "제가 연락을 하여 국정에 무슨 영향을 끼친다면 이는 민주정치에서 삼가야 할 비선정치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그런 비선의 역할을 하는 것은 제 자존심에서도 허락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취지였다.
이어 "그래서 저는 언론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멘토'라는 표현이 나오면 그렇지 않다고 그때마다, 한 번의 예외도 없이 부인했다"라며 "그리고 사회를 향한 소통창구인 제 페이스북에서도 몇 번이나 이 점을 강조했다. 저로서는 신물이 날 정도로 똑같은 말을 반복해왔다"라고 항변했다.
또한 신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정국 이후 지금까지 여러 격랑의 정국을 거치면서 거의 정확하게 미리 그 예측을 하였다"라며 "한 가지 자부심은 갖고 있다. 제가 정치판을 내다보며 나름의 기준으로 짠 분석의 틀이 대단히 유효하고, 또 이에 따라 누구 못지않게 결과 예측이 정확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시 한번 더 강조하고 싶은 건, 중도층과 수도권의 표심을 놓쳐버리면 총선은 어렵다는 것"이라며 "총선의 패배가 어떤 궤멸적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이 의원도 잘 아시지요?"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최근 행보와 내년 총선을 연결한 자신의 앞선 분석은 철회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한편, 신 변호사 본인이 여러 차례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라는 타이틀을 부정했지만, 다수 언론의 평가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과거 당내에서도 신 변호사를 윤 대통령의 멘토로 지칭했던 이력 탓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꾸렸던 공부모임 '혁신24 새미래'에서 그를 연사로 초청할 당시에도 홍보 포스터에 '대통령 멘토 신평 변호사'라는 문구가 박혔다. 김기현 대표 역시 페이스북에서 그를 '대통령의 멘토'라고 지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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