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원칙'…尹 연쇄 거부권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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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첫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13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이 개정안에 대한 재투표를 요구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본회의에 직회부된 간호법과 방송법 등 쟁점 법안도 강행 처리한다는 방침인데, '법과 원칙'을 내세운 윤 대통령의 연이은 거부권 행사가 국회 무시와 불통의 모습으로 비춰질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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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원칙 따르겠다, 변화 없어" 거부권 시사
윤석열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첫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13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이 개정안에 대한 재투표를 요구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본회의에 직회부된 간호법과 방송법 등 쟁점 법안도 강행 처리한다는 방침인데, '법과 원칙'을 내세운 윤 대통령의 연이은 거부권 행사가 국회 무시와 불통의 모습으로 비춰질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5일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전문가, 관계인, 당 등의 의견을 모두 들어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로 앞으로도 원칙을 따르겠다는 점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마찬가지로 여야 합의를 거치지 않고 국회를 통과한 법안의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간호사 처우 개선 등을 규정한 간호법 제정안,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송법 개정안을 비롯해 노동조합 및 노사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 등에 대해 본회의 직회부를 추진 중이다. 모두 윤 대통령이 거부할 것으로 예상되는 쟁점 법안들로 정부여당도 수차례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관련 법안들은 윤 정부의 국정과제, 국정운영 기조와도 결이 달라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정해진 수순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연이은 거부권 행사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협치, 소통하지 않는 대통령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기 위한 야당의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는 태도로 비쳐질 수 있어서다. 국정운영을 위한 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주저앉았던 당시의 주원인 중 하나가 '불통'이었던 탓에 대통령이 연쇄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윤 대통령이 최근 강조한 당정 협의, 정책 홍보 강화에 맞춰 세부 추진책을 시행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각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는 국민들의 지지층이 필요한 만큼, 정부여당이 대안들을 빠르게 내놓아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윤 대통령이 전날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정부와 당이 충분히 협의해 농업과 농촌을 세심히 살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맞춰 농림부는 민당정 협의회를 통한 관련 대책을 발표할 예정으로 내부적으로는 쌀 수요 감소에 대처할 수 있는 쌀 가공산업 육성 계획 수립에 바로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방적인 재의요구권 행사가 아닌,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민들에게 이유를 설명하고 정부여당이 대안을 즉시 마련해 우려 사안을 해결하는 종합적인 절차가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은 국민들이 알기 쉽고, 크게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게 본 취지"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3주째 국무회의 주재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민생과 관련된 안건이나 주요 메시지가 필요할 경우에는 반드시 본인이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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