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계룡 유·초·중·고 교장선생님 61명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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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충남지역 일선 학교 행정망 컴퓨터에는 하루에만 100여 개의 공문이 올라왔다.
논산의 A 학교의 한 교직원은 "충남도교육청에서 3월 한 달 동안을 공문 없는 달로 운영하면서 교육과정과 교육활동, 체험활동 등에 대한 중요한 사업 공문이 4월 첫 주에 쏟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를 판단해야 할 교장 선생님이 없어 매우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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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상 대전충청 기자]
▲ 논산계룡지역 유·초·중·고 79명의 학교장 중 61명이 4월 3일부터 오는 6일까지 3박 4일간 제주도 연수를 떠났다. |
ⓒ 연합뉴스 |
지난 3일 충남지역 일선 학교 행정망 컴퓨터에는 하루에만 100여 개의 공문이 올라왔다. 충남도교육청이 매년 3월을 '교육과정 몰입의 달'로 정해 교원 대상 공문과 회의, 출장을 자제하고 수업에만 집중하도록 해 여러 일정이 4월 들어 한꺼번에 전달된 것이다. 하지만 논산 계룡지역 일선 학교에는 이를 결재하고 판단해야 할 교장단 대부분이 일시에 자리를 비웠다.
충남교육청 논산계룡교육지원청(교육장 정원만)은 연초 일선 학교에 4월 3일부터 오는 6일까지 3박 4일간 제주도 연수 공문을 내려보냈다. '미래 교육을 함께 그리는 논산계룡 교장 및 유치원 원장 통합 배움자리 운영' 공문이다.
일정표를 보면 첫날인 3일은 4.3 평화기념관 등 4.3 관련 학살터 및 유적지를 둘러보고 둘째 날부터는 마을 생태교육 현장과 에너지미래관, 올레길 10코스, 비자림 등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논산계룡교육지원청은 "제주의 역사, 마을 교육 과정, 생태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통합 배움 자리를 통한 학교 현장의 교육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계획했다"며 참여를 독려했다. 이를 통해 논산계룡지역 유·초·중·고 79명의 학교장 중 61명(77.2%)이 지난 3일 제주로 떠났다.
결재 업무 쏟아지는데... 황당한 교사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4월 들어 여러 공문과 각종 사업 등 결재 업무가 쏟아지는 데 정작 학교장이 자리를 비운 때문이다.
논산의 A 학교의 한 교직원은 "충남도교육청에서 3월 한 달 동안을 공문 없는 달로 운영하면서 교육과정과 교육활동, 체험활동 등에 대한 중요한 사업 공문이 4월 첫 주에 쏟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를 판단해야 할 교장 선생님이 없어 매우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는 4일 성명을 통해 논산계룡교육지원청과 일선 학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충남지부는 "교육지원청은 쏟아지는 공문과 교육 외 행정업무에 제발 교육에만 집중하게 해달라는 교사들의 비명이 들리지 않느냐"며 "평일 교육 공백을 조장하고, 이를 받아들인 학교장(원장)들에게서 극도의 무책임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등한시하고 구태의연한 연수를 통해서는 미래 교육을 그릴 수 없다"며 "제주도에서 미래를 그릴 게 아니라 현재 학교에서 고통받는 교사들의 업무를 덜어주고 아이들 곁으로 돌려보내 주는 것이 미래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논산계룡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통일교육지원법에 따라 학교장도 통일역사 연수를 매년 한 차례 하게 돼 있다"며 "4.3에 맞춰 역사의식 제고를 위해 올 초부터 계획해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학기 초인 데다 부여 산불 등으로 연수 시기가 적절치 않은 점이 있었다"며 "교육 공백이 없도록 학교 지원에 힘쓰는 한편 이후 연수 때는 좀 더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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