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와도 포기 못해... 퇴근길에 즐기는 벚꽃 명소

김민지 2023. 4. 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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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서 10분이면 가는 서울 인근 벚꽃길

[김민지 기자]

지난 주말 벚꽃 축제를 놓친 사람들을 위해 퇴근길에 가볼 만한 벚꽃 명소를 다녀왔다. 사실 취재는 핑계다. 취업 준비 때문에 강의실에만 있어서 답답했다. 학생이 무슨 돈이 있겠는가? 교통 카드를 충전하고 지하철에 탔다.

오늘은 가로등 사이로 벚꽃이 비처럼 떨어질 것이다. 그래도 이 또한 벚꽃길 아닌가. 돌아오는 주말 벚꽃 여행이 물 건너갔다고 아쉬워 할 필요 없다. 그냥 지하철역에서 내리면 될 뿐. 벚꽃이 당신을 기다린다. 

잠실 벚꽃길, 석촌호수 말고 성내천길로
 
  
 1일 성내천길에는 만개한 벚꽃으로 가득했다.
ⓒ 김민지
토요일 오후 12시, 잠실나루역은 한산했다. 석촌호수가 있는 잠실역과 한 정거장 차이지만 사람은 현저히 적었다. 성내천 또한 벚꽃이 만개해 하늘을 뒤덮었다. 잠실에서 석촌호수 못지않은 벚꽃 터널을 구경하고 싶다면 근처 잠실나루역에 위치한 성내천을 추천한다.
잠실나루역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성내천 벚꽃길을 바로 마주할 수 있다. 성내천은 마지막 부근에서 올림픽공원과 이어진다. 성내천 벚꽃길을 40~50분 가량 걷고 몽촌토성을 지나 나홀로 나무까지 구경하는 코스로 잡았다.
 
 성내천을 가로지르는 다리에 사람들이 걷고 있다.
ⓒ 김민지
벚꽃길은 성내천을 기준으로 아산병원 쪽 길과 잠실고등학교 쪽 길로 나눠진다. 두 길의 벚꽃 개화일은 같지 않다. 성내천 인근 주민 박춘근(86)씨는 "아산병원 쪽은 햇살을 많이 받아 꽃이 더 빨리 피고 잠실고등학교 쪽은 늦게 핀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두 길 모두 만발한 상태다. 혹시나 성내천 벚꽃을 늦게 즐길 예정이라면 잠실고등학교 쪽 길에서 조금이라도 오래 남아 있는 꽃을 구경하길 추천한다.

'벚꽃 야경'은 양재천에서
 
 1일 양재천 벚꽃이 만개했다.
ⓒ 김민지
 
강남에서 벚꽃을 즐길 생각이라면 '양재천 벚꽃 등 축제'를 먼저 보러 가는 것도 좋다. 오는 6일부터 양재천 대표 벚꽃 축제가 예정돼 있다. 늦게나마 벚꽃 나들이를 가고 싶다면 벚꽃 등 축제의 여러 즐길 거리와 함께 만끽하면 된다. LED 조명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벚꽃 길과 플리마켓, 푸드트럭까지. 밤 풍경을 즐기기에 아주 적합하다. 거리 버스킹 공연과 특별 공연 프로그램 '동춘서커스도 관람할 수 있다.

양재천을 걸을 수 있는 코스는 다양하다. 지하철역을 기준으로 크게 양재시민의숲역-매봉역, 매봉역-도곡역, 도곡역-개포동역으로 나뉜다. 양재시민의숲역에서 개포동역까지는 천천히 걸으면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현재 매봉역-도곡역 코스의 벚꽃은 조금씩 지고 있고 양재시민의숲 쪽은 아직 더 붙어 있다. 늦게 벚꽃 구경을 나선다면 양재시민의숲 쪽 산책로를 걷는 것이 좋다.

보라매공원에서 한가하게 꽃 나들이 즐기기
 
 2일 보라매공원에는 벚꽃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 김민지
 
도심 속 공원에서 여유롭게 벚꽃을 즐기고 싶다면 보라매공원을 찾아가자. 벚꽃 터널 주위로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누워 있고, 아이들은 축구장에서 뛰놀았다. 벚꽃을 보며 조깅하는 사람들, 배드민턴을 치며 몸을 푸는 사람들. '꽃과 함께하는 나들이' 장소로 어울리는 곳이다.

벚꽃부터 먼저 보고 싶다면 보라매병원역보다 보라매공원역에서 하차하는 것이 좋다. 보라매공원역 쪽 입구로 들어와 조금 걸으면 바로 벚꽃 터널을 경험할 수 있어서다. 벚꽃으로 가득하고 꽃잎이 흩날리는 산책로를 걸어 볼 수 있다. 길이가 길지는 않지만 도심 속 벚꽃 명소로는 충분히 아름답다.

벚꽃뿐 아니라 보라매공원에는 다양한 시설들이 있다. 축구장, 농구장, 배드민턴장, 그리고 아이들이 뛰놀기 좋은 인라인스케이트장과 X-게임장까지 구축해놨다. 보라매공원은 1985년까지 공군사관학교 부지였기 때문에 수송기, 훈련기를 비롯하여 비행기 8대를 전시한 에어파크가 조성돼 있다. 여러 볼거리와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선사해주는 곳이다.

벚나무 위에서 찰칵, 서울숲 최고의 포토스팟

서울 대표 벚꽃 명소로 유명한 서울숲은 20·30이 즐겨 찾는 벚꽃 명소 1위로 선정됐다. 서울숲의 유명세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퍼진 듯하다. 벚꽃 구경 온 외국인이 곳곳에 눈에 띄게 보였다. 호주에서 온 카밀(34)은 "호주에는 벚꽃이 없다"며 "서울숲이 유명하다고 들어 이틀 전에 오고 오늘 또 방문했다"고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무엇이 서울숲으로 사람들을 모이게 했을까.
 
 서울숲 보행가교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벚꽃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 김민지
 
아침 10시, 이른 시간이었지만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 있었다. 서울숲 남서쪽에 위치한 꽃사슴 방사장 부근 보행가교 다리다. 벚꽃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는 특색 있는 장소다. 사방으로 깔린 꽃을 사진으로 남기려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다리 아래에 보이는 길은 남서쪽 꽃사슴 방사장부터 곤충식물원까지 이어지는 서울숲 메인 벚꽃 거리 '벚나무길'이다. 벚나무길에서는 반대로 위를 보며 꽃으로 빼곡히 수놓아진 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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