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 안하고 당당히 도망… '먹튀 심리' 파헤쳐봤다 [별별심리]

강수연 기자 2023. 4. 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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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백석대 경찰학과 송병호 교수는 "먹튀를 하는 사람은 평소 장난을 즐기거나 금지된 행위를 몰래 하는 것에서 흥분감을 느낀다"며 "'하면 안 되는' 행위에서 재미를 느끼고 규칙을 어기면서 짜릿함을 느끼고 싶은 심리가 발동한 결과로 일종의 도벽 심리와도 유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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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상습범, 불로소득 추구하고 남 탓하는 성향
지난달 인천의 한 주점에서 4만 4000원어치 음식을 먹고 도주한 '먹튀' 커플의 모습. 먹튀를 상습적으로 하는 사람은 금지된 행위로 짜릿함을 느끼는 성향을 가진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먹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인천의 한 주점에서 4만 4000원어치 음식을 먹고 도주한 먹튀 커플의 모습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다. 작년엔 호프집에서 먹튀를 한 50대 남녀가 경찰에 붙잡힌 뒤 ‘서로 계산한 줄 알았다’는 황당한 변명을 해 논란이 됐다. 식사 후 계산하지 않고 나가는 장면이 CCTV에 보란 듯이 찍힐 걸 알면서도 가해자들은 당당하게 먹튀를 했다. 이들이 먹튀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걸까? '먹튀범'들의 먹튀 심리를 알아본다.

먹튀를 상습적으로 하는 사람은 금지된 행위로 짜릿함을 느끼는 성향을 가진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백석대 경찰학과 송병호 교수는 “먹튀를 하는 사람은 평소 장난을 즐기거나 금지된 행위를 몰래 하는 것에서 흥분감을 느낀다"며 "'하면 안 되는' 행위에서 재미를 느끼고 규칙을 어기면서 짜릿함을 느끼고 싶은 심리가 발동한 결과로 일종의 도벽 심리와도 유사하다"고 말했다.

먹튀 사건의 가해자에게선 자기합리화와 미성숙한 방어기제인 투사가 유독 더 많이 나타난다. 투사란 무의식적으로 남의 탓을 하거나 비난하는 등 상황을 다르게 해석해 자신을 방어하는 것을 말한다. 단국대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는 "특히 먹튀를 하고도 뻔뻔한 태도를 취하는 사람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남 탓, 자기합리화하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다"며 "쉽게 표현하자면 화장실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른 사람들로, 이러한 사람들은 대개 투사라고 하는 방어 기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내가 너무 힘들어서 그랬어' '너에게 그 정도 돈은 없어도 되는 돈이잖아' 등의 이유를 대며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합리화를 하는 것이다. 임명호 교수는 "자신이 책임을 지지 않고 피해자에게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 가스라이팅과도 유사한 부분"이라며 "먹튀를 반복적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방어기제가 병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불로소득을 추구하고, 남 탓하길 좋아하는 성향의 사람이 무전취식을 잘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본래 경제적 대가를 지불하고 음식을 먹는 게 맞지만, 이를 거슬러 지불 등의 노력을 하지 않고 대가를 바라는 성향이 '먹튀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송병호 교수는 "먹튀 범죄의 기저에 불로소득을 취하고 싶은 심리가 깔려 있을 수 있다”며 "흔히 절도범들에서 노력하지 않은 대가를 쟁취하려고 하는 심리를 엿볼 수 있는데, ‘먹튀범’들 역시 돈을 지불하지 않고 음식을 먹는다는 점에서 이들 간의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먹튀 범죄에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현행법상 먹튀 범죄는 경범죄에 해당해 1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 등에 처할 수 있지만, 상습적이거나 피해 금액이 큰 일부 경우엔 사기죄로 처벌하고 있다. 임명호 교수는 "먹튀에 성공하거나 들통이 나도 이를 선처해준다면 일종의 학습효과가 나타나 상습적으로 먹튀 행각을 벌일 수 있기 때문에 처음 무전취식했을 때 이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처벌을 주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도 "먹튀와 같은 생계형 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원인 중 하나로 경제불황 등 사회적인 여건을 아예 배제할 순 없는 만큼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송병호 교수는 "상습적으로 범죄 행위를 일삼다 보면 수법도 더 진화하게 되고, 피해 액수가 커지는 등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철저한 단속, 처벌과 함께 먹튀는 단순한 재밋거리가 아닌 사회에서 금지된 행위라는 인식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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