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흔들..."BMW·스텔란 日파나소닉과 배터리 맞손"

조유진 2023. 4. 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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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일본 파나소닉과 손잡고 북미에 신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에 나섰다. 탈(脫)중국을 목표로 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배터리 종주국인 일본이 급부상하고, 중국도 우회로를 찾아 장악력을 다시 키우면서 K배터리와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BMW와 미국 스텔란티스가 일본 파나소닉과 북미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MW의 배터리 기술 책임자인 피터 램프는 "회사가 추가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해 잠재적인 공급업체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협의 중인 공급업체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BMW는 중국 배터리 업체와 강력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하지만 IRA로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의 미국 내 사업 활동이 제약이 생기자,리스크 분산을 위해 일본 파나소닉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BMW는 전기차 배터리 공급처로 중국 CATL과 이브 에너지를 지정하고 중국과 유럽에 2개의 신규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10억유로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K배터리와 강력한 연합을 형성한 미 스텔란티스도 새로운 파트너로 파나소닉을 낙점한 상태다. 스텔란티스는 앞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합작 법인을 설립해 각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시와 미 인디애나주에 2024~2025년 양상을 목표로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소식통은 스텔란티스가 3번째 공장 설립 파트너로 파나소닉과 대화하고 있다면서 논의는 초기 단계로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어 상황은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파나소닉 대변인은 "우리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위한 다양한 성장 전략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미 발표된 것 외 추가로 공유할 수 있는 정보는 현재로선 없다"고 논평을 피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앵(PSA)이 합병해 탄생한 스텔란티스는 피아트와 크라이슬러, 지프, 푸조 등 산하에 14개 자동차 브랜드가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파나소닉의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7%로, 중국 CATL, LG에너지솔루션, 중국 비야디와 4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미지출처=UPI연합뉴스]

파나소닉은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원통형 배터리의 기존 강자로, '4680 배터리'에 제조력을 집중하고 있다. 4680 배터리는 지름 46㎜, 길이 80㎜의 원통형 배터리로, 노트북 등 전자기기에 주로 사용됐던 배터리 크기와 용량을 2배 이상으로 키워 낸 차세대 배터리다. 기존 원통형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5배 높이면서도 기존 파우치형, 각형 배터리와 비교해 낮은 비용에 대량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WSJ은 BMW와 스텔란티스가 파나소닉의 원통형 배터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BMW는 지난 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오는 2025년부터 출시할 전기차 모델에 이전에 사용했던 각형 배터리 대신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 설립 초기 주력 배터리 공급사였다. 그런데 테슬라가 일본 외 중국, 한국 등 다른 아시아 기업들로 공급처를 확대하면서 물량이 줄어들자 루시드 등 다른 미국 전기차 기업으로 고객 기반을 넓히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IRA 우회로를 찾아 미 시장 장악력을 확대할 가능성도 K배터리에 이중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CATL은 미 포드와 손잡고 미시간주 마셜 지역 공장 건설을 준비 중이다. IRA를 우회하기 위해 포드가 공장 지분 100%를 소유하고 CATL이 배터리 셀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비야디는 한·중·일 배터리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신기술 '블레이드 배터리'를 내걸고 있다. 비야디가 개발한 블레이드 배터리는 배터리를 더 얇고 길게 만들어 배터리팩에 블레이드(칼날)처럼 끼워 넣는 방식이다. 비야디는 공간 활용과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한 블레이드 배터리로 보급형 전기차 시장 침투를 노리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우드 매켄지의 램 찬드라세카란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저가형 배터리가 탑재될 보급형 전기차에 비야디의 블레이드 배터리 장착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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