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글썽' 캣벨 "우승하면 유니폼 찢을 지도…귀화 해야 하나"
이형석 2023. 4. 5. 09:08
한국도로공사 외국인 선수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은 4차전 승리 후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한국에 다시 와서 경기하는 것 자체가 좋다. 귀화라도 해서 여권을 만들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고 웃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4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 4차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1(22-25, 25-21, 25-22, 25-23)로 제압했다. 1~2차전을 모두 내준 한국도로공사는 홈에서 열린 3~4차전을 잡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캣벨은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30득점에 공격성공률 43.28%를 기록했다. 특히 4세트 23-23에서 재치 있는 왼손 공격으로 매치 포인트 도달을 이끌었고, 24-23에서는 경기를 끝내는 득점까지 올렸다. 4세트 막판 슈퍼 디그를 포함해 올 시즌 개인 최다 21개의 디그까지 성공하며 몸을 내던졌다. 그는 "어떤 공이 올라오든 포인트를 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했다.
캣벨은 지난 시즌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뛰었으나 재계약에 실패했다. 그러다가 카타리나 요비치의 대체선수로 4라운드부터 도로공사에 합류됐다. 도로공사는 평소 흥이 많은 캣벨이 들어온 뒤 분위기를 반전했다. 캣벨이의 합류 후 18경기에서 11승 7패를 거둬 봄배구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도로공사는 플레이오프에서 2위 현대건설을 꺾고 챔프전에 올라왔다. 캣벨은 친정팀을 상대로 챔프전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캣벨은 4차전 종료 후 "경기를 끝내는 순간 울컥해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 도로공사 팀에 와서 승리를 도울 수 있게 돼서 감동적이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경기라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순간에도 잠시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는 "난 감성적인 사람이다. 인터뷰 중인 지금 이 순간에도 믿기지 않는 승리다. 손가락, 무릎, 등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하지만 이렇게 한국에 다시 와서 경기하는 것 자체가 좋다. 귀화라도 해서 여권을 만들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고 웃었다.
캣벨과 한국도로공사의 목표는 우승이다. 역대 V리그에서 챔프전 1~2차전을 내주고 역스윕을 달성해 우승한 사례는 없다. 그는 "5차전에서 우리가 우승하면 유니폼을 찢을 것 같다. 미친 사람처럼 소리 지르면서 기뻐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캣벨은 "나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공격이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한다. 물론 수비에서도 역할도 할 것"이라며 "평소에는 (코트 안에서) 모든 에너지를 발산하려고 비축한다"고 말했다.
김천=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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