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시민의 주치의' 넘어 경기 서남부 응급 환자까지 책임진다
500병상·24개 진료과·17개 센터로 확장
대학병원급 심뇌혈관센터서 골든타임 사수
경험 많은 의료진, 24시간 응급 체계 갖춰
시흥시 최초로 '지역응급의료센터' 인정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에 있는 시화병원. 시화병원은 올해로 25주년이 된 경기도 시흥시에 상징적인 병원이다. 1998년 개원한 이래로 25년간 '시흥 시민의 주치의'를 자처해왔다. 시화병원 최병철 이사장은 "처음 개원했을 때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다"며 "개원 초기에는 시화공단 내 직원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유일한 종합병원으로, 지금은 시흥을 포함한 경기 서남부 지역의 응급 환자들의 생명을 책임지는 병원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화병원은 1998년 148병상 규모로 개원, 바로 다음 해 종합병원으로 승격됐다. 2020년엔 13층, 500병상 규모로 신축 이전, 24개 진료과와 17개 특성화센터를 갖추고 있다.
막힌 심뇌혈관 뚫는 혈관 조영 시술 주력
심뇌혈관질환은 대부분 분초를 다투는 응급 질환이다. 한국인 주요 사망 원인인 뇌경색과 심근경색의 경우 발병하면 가능한 빨리 병원에 가서 막힌 혈관을 뚫는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런 치료를 하려면 보통 큰 병원에 가야 하는데, 의료 소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근처에 마땅한 병원이 없는 경우가 많다.
최병철 이사장은 "2020년 새 병원을 짓기 전까지 많은 심뇌혈관 응급 환자들에게 응급 시술을 못해서 서울 등 다른 지역의 큰 병원으로 가는 사례가 있었다"며 "골든타임을 놓쳐 치료 결과가 나빠진 사례도 있었다"고 했다. 이런 안타까움이 새 병원을 짓고 대학병원급 심뇌혈관 센터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경험 많은 의료진을 영입하고 24시간 당직 시스템을 통해 90분 안에 응급시술을 시행하는 신속한 응급 의료 체계도 갖췄다.
시화병원에는 현재 심뇌혈관질환 담당 의사가 8명이 있으며, 이는 웬만한 대학병원보다 많은 인력이다. 막힌 심장 혈관과 뇌 혈관을 정밀하게 보면서 검사와 동시에 시술이 가능한 최신 사양의 혈관 조영 장비 'Artis zee PURE Biplane'과 'Artis zee HDR floor'을 도입했으며, 월 평균 혈관 조영 시술을 500건 이상 하고 있다. 누적 건수는 1만2000건 이상이다(2020년 12월부터). 최병철 이사장은 "지금의 새 병원으로 확장 이전한 뒤 큰 병원으로의 전원 없이 골든타임 안에 응급 환자를 거의 치료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시화병원 응급의료센터는 시흥시 최초로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인정을 받았다. 10명의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전담간호사 30명이 있으며 365일 24시간 연중무휴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 이런 투자로 연간 3만건 정도 응급센터 내원 사례 중 시화병원에서 최종 치료를 제공한 비율이 95.5%에 달한다.
시흥시 최초 심장 수술 성공
심장 수술은 고난도 수술로 꼽혀 종합병원급에서는 거의 시행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 12월 시화병원에서는 심방중격결손과 삼천판막 역류가 있는 22세 여성 환자에게 심장 수술(심방중격결손봉합술, 삼천판막 성형술)을 시행했다. 집도는 대학병원 교수 출신인 심장혈관흉부외과 심형태 센터장이 맡았다. 심장 수술은 집도의의 숙련된 노하우는 기본이고, 감염으로부터 안전한 수술실, 최첨단 의료장비 등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시화병원에는 중소병원으로서는 드물게 에크모(ECMO, 환자의 몸 밖으로 혈액을 빼낸 뒤 산소를 공급해 다시 몸속에 투입하는 의료 장비)가 있어 수술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키고 있다. 최병철 이사장은 "수술하는 의사가 뒷받침이 돼야 심장내과 의사가 시술을 잘 할 수 있다"며 "우리 병원에는 흉부외과, 신경외과 의사가 있어 시술 중 응급 상황에 대비를 잘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약물 치료나 혈관 중재 시술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도 무리하게 시술을 고집하지 않고 수술을 선택할 수 있다. 최병철 이사장은 "심뇌혈관질환은 내과와 외과의 진료과간 협력이 중요한 분야"라며 "내과, 신경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등 관련 진료과와 협력해 정밀 검사를 진행하고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다"고 했다.
정교한 무릎 인공관절 수술 위해 로봇 도입
시흥에는 고령 인구 비율이 높다보니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많다. 5인의 관절 전문의가 최소 침습 수술을 통해 최적의 관절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해에는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 '마코'를 도입했다.
인공관절 수술에 로봇을 이용하면 수술이 더 정교해진다. 수술 전 CT 촬영을 통한 3차원 환자 영상자료를 분석, 로봇이 제공한 가이드에 따라 수술을 함으로써 고관절에서 발목에 이르는 하지 정렬을 정확히 맞추는 수술이 가능하다. 절개가 작다보니 무릎 관절 주변의 근육·인대 같은 연부조직 손상을 최소화 해 환자가 느끼는 통증을 줄이고, 회복 기간도 줄일 수 있다.
시흥에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서 시화병원에서는 국제진료센터를 두고 외국인 환자 진료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외국인환자 유치의료기관 평가지정제 인증(KAHF)'을 받았으며 영어·중국어·베트남어·러시아어·우즈베크어· 키르기스어·카자흐어가 가능한 원어민 전담 인력이 상주, 진료 예약, 해당 진료과 의료진의 맞춤형 상담, 검진, 치료 후 사후관리까지 지원하고 있다.
최병철 시화병원 이사장
"3차병원급 의료 서비스 제공하려 확장 이전"
"시흥 시민에게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 새 병원을 지었습니다."
시화병원 최병철 이사장의 말이다. 1998년 처음 시화병원이 개원했을 때는 공단 주변이라 외상 환자들이 많았다. 시흥에 주거 인구가 늘고 고령 환자들이 많아지면서 심뇌혈관 응급 환자들이 늘고 있다. 최병철 이사장은 "심뇌혈관 응급 환자들은 의료 장비와 시설의 한계로 서울의 큰 병원으로 이송해야 할 때가 있었다"며 "시흥에서 3차병원의 역할을 수행해야겠다는 생각에 병원의 확장 이전을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시화병원은 병원 수익을 허투루 쓰지 않고 지속적으로 재투자를 한다. 1000명이 넘는 정규직을 고용하고 있지만 친인척 채용은 단 한 건도 없다. 최 이사장의 경영 철학으로 의료진을 포함한 직원 개개인이 주인 의식을 가지고 일 하고 있다.
최근에는 화성의과학대학교(신경학원) 재정기여자로 선정됐다. 최병철 이사장은 "의생명학과, 간호학과 등 보건 관련 학과들이 있어 기초의학 연구에 힘을 쏟을 수 있게 됐다"며 "의료 사업과 함께 교육사업을 통해 사회 공공 영역에 기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시화병원은 지역 사회공헌 활동에도 진심을 다하고 있다. 시흥에 사는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차상위 빈공층의 의료비 지원과 함께 재택 치료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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