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뒤 연승' 도로공사, 인천에서 결판 낸다
[양형석 기자]
도로공사가 2경기 연속 짜릿한 역전승으로 인천행 티켓을 따냈다.
김종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는 4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 4차전 경기에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를 세트스코어 3-1(22-25,25-21,25-22,25-23)로 꺾었다. 인천에서 2연패를 당한 후 김천에서 연승을 거둔 도로공사는 역대 그 어느 팀도 하지 못했던 역대 최초의 '챔프전 리버스 스윕'을 달성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도로공사는 외국인 선수 캐서린 벨이 블로킹 1개를 포함해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30득점을 기록했고 박정아가 서브득점 1개를 합쳐 20득점, 배유나가 서브득점1개와 블로킹4개를 묶어 16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문정원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3개의 디그로 수비에서 큰 역할을 해냈다. 2022-2023시즌 V리그 여자부 우승팀을 결정할 양 팀의 마지막 승부는 오는 6일 저녁 7시 흥국생명의 홈구장 인천 삼산 월드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 캣벨은 4차전에서 30득점으로 외국인 선수이자 주공격수로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
ⓒ 한국배구연맹 |
도로공사에게 3차전 승리는 단순한 1승,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우선 1,2차전 연패로 실의에 빠져 있던 홈팬들에게 값진 승리를 선물했고 도로공사 선수들 역시 흥국생명이 절대 넘을 수 없는 난공불락의 상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박정아가 남은 시리즈에서도 '클러치박' 모드를 이어가고 3차전의 '깜짝스타' 이예은처럼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는 선수가 또 나타난다면 인천으로 가는 것도 결코 꿈이 아니다.
반면에 흥국생명은 1,2차전 완승의 기세를 몰아 3연승으로 통합우승을 확정하려는 목표가 무산되고 말았다. 무엇보다 1세트 승리 후 2,3,4세트 모두 앞서 있다가 역전패를 당한 것이 매우 뼈 아팠다. 물론 흥국생명은 4차전에서 패하더라도 홈팬들이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줄 인천에서의 5차전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2승2패가 되면 도로공사의 기세가 더욱 올라갈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반드시 4차전에서 시리즈를 마무리해야 한다.
양 팀 모두 주전 라인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은 가운데 도로공사는 이윤정의 블로킹과 박정아의 서브득점으로 1세트 초반 기선을 잡았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전위로 올라왔을 때 연속득점에 성공하면서 흐름을 바꿨지만 도로공사도 문정원의 서브득점으로 응수하며 대등한 승부를 이어갔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세트 후반 김미연의 연속공격과 옐레나의 블로킹으로 승기를 잡으며 1세트를 25-22로 가져왔다.
1,2,3차전에 이어 4차전에서도 첫 세트를 가져온 흥국생명은 2세트 초반 도로공사의 쌍포 박정아와 캣벨의 활약에 밀려 좀처럼 흐름을 잡지 못했다. 도로공사는 문정원의 연속공격으로 리드를 잡았고 흥국생명의 끈질긴 추격에도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도로공사는 세트 후반 문정원과 박정아, 배유나의 공격을 묶어 후반에 뒷심이 빠진 흥국생명을 4점 차로 꺾고 세트스코어 1-1 동률을 만들었다.
▲ 이윤정 세터는 캣벨,박정아,배유나 등에게 고루 공격을 분배하며 흥국생명의 블로킹과 수비를 혼란시켰다. |
ⓒ 한국배구연맹 |
3차전을 떠올리게 하는 흐름으로 진행되는 4차전 3세트에서 흥국생명은 옐레나와 김미연, 김연경의 공격을 묶어 초반 흐름을 잡았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캣벨의 공격과 정대영의 블로킹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고 흥국생명도 옐레나와 김연경의 분전으로 대등한 경기를 이어갔다. 도로공사는 세트 후반까지 흥국생명과 점수를 주고 받다가 23-22에서 옐레나와 김연경의 연속 범실에 힘입어 25-22로 3세트를 승리했다.
마지막 세트에 몰린 흥국생명은 4세트에서 옐레나의 활약에 힘입어 김연경이 후위로 내려갔을 때도 크게 밀리지 않고 도로공사와 대등한 경기를 이어갔다. 김연경의 연속 블로킹으로 흐름을 잡은 흥국생명은 세트 중반까지 꾸준히 2~4점의 리드를 지켰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세트 후반 문정원의 강서브를 앞세워 연속 4득점을 올리며 동점을 만들었고 경기 막판 캣벨의 연속득점으로 극적인 역전극을 마무리했다.
V리그는 전통적으로(?)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높기로 유명하지만 챔프전 같은 단기전에서는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더욱 올라간다. 실제로 KGC인삼공사에서 활약했던 마델라이네 몬타뇨나 GS칼텍스 KIXX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베띠 데라크루즈는 챔프전에서 공격점유율이 50%를 훌쩍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챔프전에서 3차전까지 캣벨의 공격점유율은 31.84%, 성공률도 32.59%에 불과했다.
하지만 3차전까지 도로공사의 열세가 자신의 부진 때문이라고 생각했을까. 캣벨은 4차전에서 비로소 외국인 선수다운 활약으로 도로공사를 승리로 이끌었다. 캣벨은 이날 37.64%의 점유율을 책임지며 43.28%의 성공률로 30득점을 올렸다. 상대 블로킹에 6번이나 막히고 4개의 범실도 있었지만 캣벨은 기죽지 않고 자신의 임무에 집중했다. 특히 4세트 23-23에서 마지막 2개의 공격을 성공시키며 인천행 티켓을 따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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