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핀란드 나토 가입에 핵위협…"벨라루스에 전술핵 배치 완료"

러 "이스칸데르 미사일, 벨라루스 이송"
나토와 접경지역 기존보다 2배이상 증가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31번째 회원국이 된 가운데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러시아가 크게 반발하며 인접한 위성국가인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러시아와 나토간 접경지역이 이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나면서 러시아의 군사도발과 양측의 우발적인 군사충돌 가능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핀란드의 나토가입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은 더욱 격화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상응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인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보냈다"며 "핵탄두가 장착될 수 있고 전투기에 배치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크렘린은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현 상황의 악화라고 본다"며 "나토의 확장은 우리 안보와 러시아의 국익에 대한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우리에게 전술적·전략적 측면에서 대응책을 강구하도록 강요한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이처럼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은 핀란드의 나토 가입으로 유럽 지역에서 러시아와 나토간 접경지역이 기존보다 2배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조만간 스웨덴의 가입도 승인되면 러시아는 중요한 수출입항구가 집결한 발트해 지역에서 완전히 고립되며 러시아의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는 나토 국가들에 의해 완전히 포위되게 된다.

새로 나토에 가담한 핀란드의 군사 전력도 러시아 입장에서 큰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핀란드는 정예 상비군 3만명, 예비군이 28만명에 이르며 독일과 폴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4개국의 포병 전력을 합친 것보다 강력한 포병부대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앞서 이날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이 완전히 확정됐으며, 나토 본부에 핀란드 깃발이 올라가는 기념식이 열렸다. 핀란드의 가입을 마지막에 비준한 튀르키예(터키)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에게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명시한 공식 문서를 전달하면서 핀란드의 가입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환영하며 "핀란드의 가입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벌인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본인이 막고 싶었던 일을 일으켰다"며 "이는 그에게 감사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핀란드가 나토 회원국이 되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며 "이제 핀란드는 우리 동맹의 완전한 일원이 될 것이며 이는 정말이지 역사적인 일"이라고 환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