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왕좌 주인이 바뀐다, 1분기 현대차그룹 영업익 삼성 첫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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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그룹이 올 1분기 사상처음으로 삼성그룹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제외한 업체 실적을 다 합쳐도 현대차그룹 영업이익이 삼성그룹보다 더 많을 것이란 전망이 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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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2조9700억원 뛰어넘어
현대자동차 그룹이 올 1분기 사상처음으로 삼성그룹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반도체 가격 폭락과 TV, 디스플레이 등 글로벌IT 수요 둔화로 삼성전자와 삼성계열 상장사는 1분기 가시밭길을 걸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등 새로운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매달 판매 매출 신기록 행진을 벌였다.
5일 아시아경제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받은 현대차그룹 주요 상장사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현대건설, 현대위아, 현대로템, 현대오토에버, 이노션)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92조2691억원과 6조1638억원이다.
또 삼성그룹 12개사(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에스디에스,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증권)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94조984억원과 2조9700억원이다. 현대차그룹 주요상장사 영업이익이 약 3조2000억원 더 많다.
이번 조사에선 증권사들이 실적 추정치를 내지 않는 비교적 작은 크기의 상장사는 제외했다. 또 올해부터 회계기준이 바뀌기 때문에 실적 발표를 늦게 하는 금융계열사들도 조사대상에서 빠졌다. 그러나 제외한 업체 실적을 다 합쳐도 현대차그룹 영업이익이 삼성그룹보다 더 많을 것이란 전망이 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예를 들어 현대차그룹 상장사 실적 전망치에서 빠진 현대비앤지스틸(작년 1분기 매출액 3440억, 영업이익 321억원)과 현대차증권(영업수익 2454억원, 영업이익 394억원)의 지난해 1분기 실적을 이번 전망치에 합치면 현대차그룹 추정 매출액은 92조8585억원, 영업이익 6조2353원이다.
또 삼성그룹에서 빠진 삼성생명(작년 1분기 영업수익 9조3047억, 영업이익 3238억원), 삼성화재(영업수익 6조1976억원, 영업이익 5889억원), 삼성카드(영업수익 9308억원, 영업이익 2164억원), 멀티캠퍼스(매출액 800억원, 영업이익 69억원)의 작년 1분기 실적을 이번 삼성그룹 실적에 더하면 매출액 110조6115억원, 영업이익 4조1060억원이다. 말하자면 삼성그룹 상장사들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깜짝 실적을 내도 극복하기 힘들 정도로 차이가 벌어졌다는 의미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삼성그룹은 다른 그룹을 압도하는 실적을 냈다. 지난해 1분기 이번 조사대상이었던 삼성그룹 12개사는 영업이익 16조268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차그룹 10개사는 영업이익 5조3400억원을 냈다. 말하자면 삼성이 번 돈이 3배 많았다. 현대차는 삼성, SK에 이어 3위에 그쳤다. 그러나 시장 상황 변화로 불과 1년만에 2000년 출범한 현대차그룹이 사상 처음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돈을 버는 기업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2분기에도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은 적다. 폭락했다는 반도체 가격이 지금도 바닥을 모르고 내려가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올들어 매달 판매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2분기엔 격차가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관심사는 올해 전체 실적이다. 시장 예측대로 하반기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 삼성이 판을 뒤엎고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다. 삼성공화국이란 말이 있다. 90년대 세계 반도체 업계 1위를 차지한 삼성이 2000년대 들어 한국 재계에서 독주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대차가 앞으로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달릴 수 있을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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