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떴는데 침대… 술 먹고 기억 끊겼는데 집에 돌아온 까닭

오상훈 기자 2023. 4.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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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음 후 눈을 떠보면 침대인 경우가 종종 있다.

블랙아웃으로 술자리에서 있었던 일은 기억나지 않는다.

이 전기신호들을 조합해 기억으로 저장하는 게 해마의 핵심 역할이다.

취한 사람이 했던 말을 또 하거나 다음 날 술자리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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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과음 후 눈을 떠보면 침대인 경우가 종종 있다. 블랙아웃으로 술자리에서 있었던 일은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을 잃을 정도로 취했는데 집에는 어떻게 돌아온 걸까?

우리 몸에서 기억을 관장하는 기관은 뇌 속 해마다. 몸의 여러 감각기관들이 받아들인 자극은 전기신호로 변환돼 뇌로 전달된다. 이 전기신호들을 조합해 기억으로 저장하는 게 해마의 핵심 역할이다. 해마는 지름 1cm, 길이 5cm 정도로 측두엽 양쪽에 2개가 위치한다. 새로운 기억은 단기기억은 저장됐다가 삭제되거나 대뇌피질로 보내 장기기억으로 변환된다.

이러한 해마는 알코올에 취약하다. 알코올의 대사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뇌까지 이동해 해마 신경세포에 독성을 유발한다. 해마가 제 기능을 못하면 새로운 정보를 기억할 수 없게 된다. 단기기억이 바로바로 삭제되는 것이다. 취한 사람이 했던 말을 또 하거나 다음 날 술자리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그러나 의식이 있는 한 장기기억은 사용할 수 있다. 장기기억은 부호화(encoding), 저장(storage), 회상(retrieval)’ 3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부호화는 기억을 인출하기 쉽게 변형해 장기기억 속에 집어넣는 과정을 의미한다. 즉, 오래 기억되는 정보는 그 정보를 어떻게 부호화했는지와 관련 있다. 가장 효과적인 부호화 방법은 반복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건 여러 번 반복해서 이미 대뇌 전반에 퍼져있는 기억이다.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장기기억은 치매나 외상 등으로 해마 자체가 줄어들었을 때 비로소 사라진다.

그럼에도 블랙아웃은 피하는 게 좋다. 해마가 제 기능을 못할 정도라면 뇌의 여러 영역에 신경세포가 손상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가장 좋은 건 금주지만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음주 속도를 줄이는 게 핵심이다. 블랙아웃은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혈중알코올농도 0.15%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술을 마시더라도 많지 않은 양을 천천히 먹는 게 좋다. 또 한 번 음주를 한 뒤에는 뇌세포와 간이 회복될 수 있게 72시간 정도는 금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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