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트럼프 법정 선 날 갈라진 미국…서로 향해 조롱, 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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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초현실적이다. 그들은 나를 체포할 것이다. 이런 일이 미국에서 일어난다는 걸 믿을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오후 1시 22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법원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글을 올린 뒤 곧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등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후 4시쯤 법원에 나와 곧장 뉴욕 라과디아 공항으로 이동해 플로리다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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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초현실적이다. 그들은 나를 체포할 것이다. 이런 일이 미국에서 일어난다는 걸 믿을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오후 1시 22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법원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글을 올린 뒤 곧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등장했다.
사방이 통제된 법원 입구 골목길에서 경호원에 에워싸인 그는 취재진을 향해 짧게 손을 흔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법원 앞 컬렉트폰드 공원에선 지지자와 반대자 수백 명이 반으로 나뉘어 응원과 조롱을 퍼부었다. 영국에서 왔다는 한 기자는 “분열된 미국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리얼리티쇼 같다”고 말했다.
법원 주변은 오전부터 붐볐다. 제한된 출입 비표를 받기 위해 밤샘한 기자들과 생중계를 위해 더 좋은 자리를 맡으려는 기자들이 가득했다. 곧 지지자와 반대파도 몰려들며 컬렉트폰드 공원에 긴장이 감돌았다. 극우 성향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과 가짜 이력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는 조지 산토스 하원의원이 오전 트럼프 지지 모임에 등장하자 한때 소란이 벌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 출두 시간이 가까워져 오면서 광장은 지지자와 시위대, 취재진과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 없이 혼잡했다.
경찰은 철제 바리케이드로 공원을 양분해 이들이 서로 충돌하지 못하도록 했다. 양측은 각자의 자리에서 구호를 적은 팻말과 깃발을 흔들며 소리쳤다. 반(反)트럼프 측의 ‘체포하라’ ‘감옥에 가둬라’ 구호와 친(親)트럼프 측의 ‘정치적 기소’ ‘바이든 탄핵’ 구호가 서로 섞이면서 법원 주변은 소란스러웠다.
반트럼프 측 시위대 일부는 드럼과 기타를 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노래를 하며 춤을 췄다. 트럼프 전 대통령 가면을 쓴 시위자가 죄수복을 입고 등장하자 같이 사진을 찍자는 요청도 쇄도했다. 한 여성 시위자는 트럼프 인형과 가짜 돈 가방을 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체포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반대쪽에선 성조기 위에 트럼프 전 대통령 얼굴을 그린 깃발이 흔들렸다. 일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문구를 적은 팻말을 들고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을 망치고 있다”고 소리쳤다.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검장을 ‘돼지’라고 욕하며 기소를 비판한 시위자도 있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일본인’ ‘트럼프를 지지하는 흑인’ 등 소수 인종 지지자도 나타났다. 롱아일랜드에서 온 매버릭 스토는 “정치적으로 무기화된 검찰권 남용에 항의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철제 바리케이드에 기대 상대측을 바라보며 언쟁하고, 욕설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트럼프 지지자 일부가 반트럼프 시위대 쪽으로 들어가자 경찰이 달려가 그들을 에워쌌다. 반트럼프 시위대는 트럼프 지지자 목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종을 치고 호루라기를 불었다.
법원 주변에는 수백 명의 취재진 외에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까지 등장해 현장 중계 경쟁을 벌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후 1시 8분쯤 트럼프 타워에서 나와 차를 타고 법원으로 이동했다. 이동 경로에는 제복을 입은 뉴욕경찰 수백 명이 배치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후 4시쯤 법원에 나와 곧장 뉴욕 라과디아 공항으로 이동해 플로리다로 떠났다. 트럼프 측은 이날 대배심 기소 결정 이후 이날까지 1000만 달러가량의 후원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뉴욕=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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