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에 도전하는 최고 세터 한선수

안희수 2023. 4. 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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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세터로 인정받고 있는 한선수. 사진=KOVO

"목표는 V리그 최초 통합 4연패입니다." 

한선수(38)는 소속팀 대한항공을 정상으로 이끌고 2022~23시즌 남자 프로배구 최고의 별이 됐다. 이제 그는 더 멀리,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한선수는 지난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 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3차전에서 주전 세터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며 대한항공의 세트 스코어 3-2 승리를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1·2세트를 내줬지만, 내리 3~5세트를 따내며 대역전극을 썼다. 

대한항공은 챔프전 전적 3승 무패로 왕좌에 올랐다. 정규시즌 1위에 이어 통합 우승. 2020~21시즌부터 3연속 통합 우승이기도 하다.
2011~12시즌부터 이 기록을 해낸 삼성화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8월 열린 KOVO컵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컵대회·정규리그·챔프전을 모두 석권하는 트레블도 팀 창단 최초로 해냈다. 이 기록도 2009~10시즌 삼성화재에 이어 두 번째다. 

적절한 공 배급과 완급 조절로 대한항공을 이끈 한선수는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31표 중 23표를 받아 팀 동료 링컨 윌리엄스(7표)를 제쳤다. 2017~18시즌에 이어 개인 두 번째 챔프전 MVP 수상이다. 

대한항공 주축 공격수 정지석은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강서브를 우리 리시브를 흔들었고, (한)선수 형이 부정확한 리시브에도 상대 블로커를 한 명이라도 줄이기 위해 러닝 토스를 자주 했다. 여러모로 고생이 많았다"고 했다. 

세터는 상대 감독과 세터의 전술을 읽고, 수시로 알맞은 대응책을 찾아 경기를 지휘해야 한다. 전술 변화를 많이 주는 최태웅 감독이 이끄는 팀(현대캐피탈)을 상대했기에 한선수의 어깨는 더 무거웠다. 이런 상황 속에서 챔프전 우승을 이끌었다. 역대 18번 열린 챔프전에서 세터가 MVP를 받은 건 세 번뿐이다. 선수 시절 최태웅 감독(2008~09)이 처음으로 수상했고, 이후 두 번은 한선수의 몫이었다. 

한선수는 우승 트로피를 안으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1년, 1년이 다르게 와 닿는다. 나이를 먹긴 먹은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어느덧 우리 나이로 서른아홉 살. 그도 선수 생활 마지막 모습을 그리고 있다. 한선수는 "원래 마흔두 살까지 선수로  뛰는 게 목표였다. 매년 운동하는 게 힘들지만, 버틸 자신 있다. 마지막까지 전성기 실력으로 뛰어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종 목표는 대한항공의 최초 기록 달성이다. 한선수는 "개인 상은 이제 바라지 않는다. 코트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우승보다 더 좋은 게 없다"며 "통합 3연패는 (삼성화재가) 그 전에 있었다. 아직 어떤 팀도 해내지 못한 통합 4연패를 꼭 해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한항공에서는 정지석·곽승석 등 현재 주전뿐 아니라 임동혁·김민재·정한용 등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선수는 팀 리더로서 부담감을 토로하면서도 "젊은 선수들도 나를 조금씩 이해하고 믿어주면서 현재의 팀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했다. 그가 통합 4연패를 자신하는 이유다. 

그야말로 한선수의 시대, 대한항공 왕조가 개막했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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