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인사 날린 트럼프…법원 출두전 "너무 초현실적" 심경 토로

김필규 2023. 4. 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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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잁(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기소인부 절차를 밟고 있는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앞에 지지자들이 모여 그를 응원하고 있다. 김필규 특파원

성추문 입막음을 위해 돈을 건네고 회사 회계장부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법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 절차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34건의 혐의를 전면 부정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 법원이 공개한 공소장에선 전직 포르노 배우인 스토미 대니얼스와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 등 총 3명의 폭로를 막기 위해 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기업 문서를 조작한 혐의가 포함됐다.

기소인부 절차를 마친 뒤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검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건을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자신에게 부정적인 정보를 매수한 사기"라고 규정했다. 또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에게 거짓으로 대가를 지불했다"며 이는 뉴욕주에서 중범죄 행위라고 설명했다. "특히 세계 금융 중심지인 맨해튼에선 더 심각한 일"이라며 전직 대통령에 대한 기소 배경을 설명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맨해튼 형사법원 출두가 예정된 4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 타워 앞에는 취재진과 지지자, 시민들이 몰려 일대가 혼잡을 이루었다. 김필규 특파원


기소인부 절차를 진행한 후안머천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폭력이나 시민 불안을 선동할 가능성이 있는 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했다. 향후 재판 일정과 관련해선 오는 12월 4일 법원에서 다시 검찰과 트럼프 변호팀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의 실제 재판은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정에서 검찰은 재판 개시 시점을 내년 1월로 잡아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반면 트럼프 변호팀은 내년 봄 이후가 더 적당하다고 주장했다.

법원 출두를 위해 전날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을 출발해 맨해튼 트럼프 타워의 펜트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보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쯤 모습을 드러냈다.

전직 미국 대통령의 법원 출두라는 초유의 장면을 보기 위해 트럼프 타워 앞에는 많은 시민이 몰렸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을 향해 주먹을 들어 인사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동 과정부터 법원에서 풀 기자들을 지나칠 때까지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법원 도착에 앞서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너무나도 초현실적"이라고 심정을 털어놨다. "그들은 나를 체포할 것"이라며 "이런 일이 미국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도 했다.

불의의 사태를 막기 위해 사방으로 바리케이드가 쳐진 법원 앞 공터에는 이날 아침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모여 그를 응원했다.

'2024 대통령 트럼프, 다시 미국을 구하자'는 깃발을 들고 이곳을 찾은 머린 오타리는 "끔찍한 마녀사냥"이라며 "그들이 트럼프를 무너뜨리려 하지만 결백하기 때문에 결국 실패할 것이고 그가 이 나라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4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응원하기 위해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앞까지 찾아 온 머린 오타리는 '2024년 대통령 트럼프, 미국을 다시 구하자'는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몸에 걸쳤다. 김필규 특파원

2시간여가 지나 기소인부 절차를 마친 트럼프 전 대통령 일행은 법원을 나와 차량으로 곧장 뉴욕 라과디아 공항으로 이동했다.

그는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자택으로 돌아간 뒤 오후 8시 30분 연설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뉴욕=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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