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발언, 실수 아닐 것… 본래 자기 주장 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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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대표팀보다 소속팀에 집중할 생각이다."
우리 축구대표팀 간판 수비수 김민재(나폴리)가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와의 친선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남긴 이 말을 보고 '스승' 이학종 감독은 "어? 이놈 봐라."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했다.
김민재는 군말 없이 이 감독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김민재를 부른 이 감독은 "잠시 떴다가 사라지는 선수들은 많다. 너 역시 마찬가지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전북도 너 말고 다른 선수를 영입해서 쓰면 그만이다"라고 따끔하게 한 마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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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대표팀보다 소속팀에 집중할 생각이다."
우리 축구대표팀 간판 수비수 김민재(나폴리)가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와의 친선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남긴 이 말을 보고 '스승' 이학종 감독은 "어? 이놈 봐라."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했다.
최근 본지와 수원에서 만난 이 감독은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김)민재 발언이 실수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실언이 아니라 의도를 담아 밝힌 진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민재가 본래 자기주장이 강한 편이다. 가족들도 고집을 말리기 힘들 정도"라며 "대표팀에 대해서든, 대한축구협회에 대해서든 무언가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민재는 이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자신의 사회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사과글까지 올렸다.
이 감독은 수원공고를 맡은 시절 거제 연초중에 있던 김민재를 발굴해서 고교 3년을 함께 보냈다. 그래서 그의 성향 등을 잘 알고 있다. 이 감독은 울산광역시 울주군에서 김민재를 처음 만났다. 고교 왕중왕전 대회가 있던 10월이었다. 이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박지성과 수원공고가 한창 뜰 때 수원공고로 진학하고 싶어하는 아이가 있다는 이야기를 지인에게 듣고 울주군에 가는 김에 만나자고 약속을 하고 만났다"고 회상했다.
부모님과 함께 나온 16살 김민재의 신장과 체격이 이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학창 시절 유도를 한 아버지, 육상을 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당시 김민재는 호리호리하고 키가 제법 컸다. 이 감독은 "부모님 키가 다 크셔서 민재도 나중에 계속 키가 클 것으로 확신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민재를 데리고 가기로 바로 결심했다"고 했다.
이 감독은 김민재를 데려와서 포지션 변경을 권유했다.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체격조건은 갖췄으니 기술만 입히면 좋은 수비수가 될 것 같았다. 공격수는 어중간한 실력으로는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도 설득했다. 반면 수비수는 능력만 갖추면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김민재는 군말 없이 이 감독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 감독은 김민재를 데려다 상대 공격수를 주시하면서 뒤로 물러나는 수비법 등을 독하게 가르쳤다. 김민재도 이 감독의 가르침을 잘 따랐다고 한다. 키도 1학년 때 178, 2학년때 182, 3학년때 184로 쑥쑥 컸다. 양어깨를 바짝 들고 무게중심을 높게 잡은 상태로 달리는 자세도 이 감독의 지도 아래 교정했다. 이 감독은 김민재의 이 자세가 잦은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봤다. 이 감독은 "지금도 민재의 경기를 보면 그 버릇이 남아 있지만, 고교 때에 비하면 많이 좋아진 것"이라고 했다.
김민재가 프로 진출 1년차에 방황할 때 마음을 다시 잡아준 이도 이 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최강희 감독으로부터 SOS 전화를 받고 민재를 수원으로 부른 적이 있었다"며 "훈련을 등한시하고 바깥으로 도니까 최 감독이 많이 걱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민재를 부른 이 감독은 "잠시 떴다가 사라지는 선수들은 많다. 너 역시 마찬가지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전북도 너 말고 다른 선수를 영입해서 쓰면 그만이다"라고 따끔하게 한 마디 했다. 이후 마음을 고쳐먹은 김민재는 축구에 전념을 다 했고 전북의 간판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김민재는 우리 축구에선 없어선 안 될 자산으로 성장했다. 유럽에서 맹활약하는 제자의 소식이 스승은 기쁘다. 다만 한 가지가 아쉽다고 했다. 이 감독은 "요즘 연락 한 통이 없다. 국가대표팀 소집으로 귀국했으면 문자 한 통이라도 남겨줬으면 할 때가 있는데 한 번도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자 얼굴 한번 보고 싶은 스승의 애정 섞인 푸념이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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