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본능’ 도로공사, 또 역전승… 5차전 ‘역전우승’도 노린다

권중혁 2023. 4. 5.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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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캣벨(왼쪽)과 문정원이 4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4차전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는 5점차 리드도 안심할 수 없다. 도로공사가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역전 본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1~2차전에서 힘없이 패한 도로공사는 3~4차전에서 모두 역전승으로 챔프전을 최종장으로 끌고 간 데 이어 ‘역전 우승’까지 노린다.

도로공사가 4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흥국생명을 3대 1(22-25 25-21 25-22 25-23)로 꺾었다. 여자부 챔프전은 4차전까지 양 팀이 2승 2패를 거두며 5차전을 향하게 됐다. 챔프전에서 2패 후 2승을 거둔 것은 처음이다.

이날도 도로공사의 키워드는 ‘역전’이었다. 앞선 3차전과 양상도 거의 똑같았다. 3차전에서 3대 1(22-25 25-21 25-22 25-20)로 역전승을 거둔 도로공사는 이날도 1세트를 먼저 내준 뒤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각 세트 스코어도 4세트를 제외하면 똑같을 만큼 판박이다. 흥국생명은 위기 때마다 김연경이 해결사로 나서 득점했지만, 시동 걸린 도로공사의 기세를 홀로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4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4차전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동료들과 소통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1세트부터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도로공사는 박정아와 캣벨이 각 6점, 배유나가 4점을 낸 반면, 흥국생명은 김연경 옐레나 쌍포가 7점씩 내며 맞붙었다. 20-20까지 팽팽한 기싸움이 치러지던 승부는 흥국생명으로 기울었다. 박정아의 공격 아웃으로 한 점 달아난 흥국생명은 김미연의 퀵오픈과 옐레나의 블로킹으로 3점 차로 달아났다. 박정아와 배유나가 득점하며 다시 한 점 차가 됐지만, 옐레나와 김미연이 득점하며 1세트를 흥국생명이 가져갔다.

도로공사가 반격했다. 2세트는 도로공사가 앞서가면 흥국생명이 뒤따라가는 모양새가 이어졌다. 14-14 상황, 도로공사 박정아의 퀵오픈 성공 이후 캣벨이 4점을 홀로 책임지며 격차를 벌렸다. 그 사이 흥국생명은 엘레나가 1점밖에 내지 못하며 19-15가 됐다. 흥국생명이 다시 추격에 나섰지만, 도로공사는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세트를 따내며 세트스코어 1-1 균형을 맞췄다.

한국도로공사 세터 이윤정이 4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4차전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도로공사의 역전 매직은 3세트부터 본격 발휘됐다. 흥국생명이 3세트 초반 8-4로 앞섰지만, 첫 번째 테크니컬 작전타임 이후 재정비한 도로공사가 맹추격했다. 캣벨의 퀵오픈, 정대영의 블로킹, 캣벨의 오픈공격으로 한 점차로 바짝 추격했다. 위기 상황에서 흥국생명 에이스 김연경이 한 점을 다시 벌렸지만, 긴 랠리 끝에 문정원의 득점으로 다시 한 점 차가 됐고 박정아의 오픈 공격과 상대 공격 아웃으로 10-9 역전했다.

엎치락뒤치락 22-22 상황에 다다르자 도로공사의 후반 집중력이 빛났다. 이주아의 서브를 임명옥이 리시브해 세터 이윤정에게 넘겼고, 이윤정의 세트를 캣벨이 상대 코트에 꽂았다. 흥국생명 옐레나와 김연경의 공격이 모두 코트 밖으로 벗어나며 세트 역전에 성공했다.

4세트에는 역전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7-10으로 끌려가던 도로공사는 한 점씩 따라붙으려 했지만, 이번에는 흥국생명도 쉽게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오히려 세트 중후반에는 16-21까지 벌어지면서 사실상 세트를 내주는 듯했다.

한국도로공사가 4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흥국생명을 3대 1(22-25 25-21 25-22 25-23)로 꺾은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하지만 도로공사의 저력은 무서웠다. ‘클러치박’ 박정아와 ‘배구천재’ 배유나가 각 퀵오픈과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좁혔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시간차 공격으로 반격했지만, 캣벨의 백어택과 박정아의 오픈 공격으로 2점차까지 따라붙었다. 흥국생명은 작전타임으로 분위기를 끊었지만, 배유나가 2연속 득점을 하며 마침내 22-22 동점이 됐다. 동점이 되기까지 도로공사의 끈질긴 수비가 빛을 발했다.

흥국생명의 ‘끝판왕’ 김연경이 리시브를 완벽히 해낸 공을 이원정이 세트하고 김연경이 다시 리를 받아 퀵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달아났지만, 박정아가 동점을 만들었고 캣벨이 연속 득점을 내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승리 후 캣벨과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을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포효했다.

한국도로공사 캣벨(왼쪽)과 김종민 감독이 4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흥국생명을 3대 1(22-25 25-21 25-22 25-23)로 꺾은 뒤 기쁨의 포옹을 나누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이날 30득점으로 경기 최다 득점은 올린 캣벨은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해 오늘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남은 한 경기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들을 향해서도 “하이패스 팬들은 늘 놀랍다”며 “더 열심히 뛸 테니, 열심히 응원해달라”고 부탁했다.

두 팀은 오는 6일 흥국생명의 홈구장인 인천 삼산체육관으로 돌아가 우승이 걸린 5차전을 치른다. 역대 여자부에서 1~2차전에서 패한 팀이 우승한 적이 없는 가운데, 도로공사가 역전 우승에 성공한다면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반면 흥국생명은 안방으로 돌아가 홈팬들 앞에서 축포를 터뜨린다는 각오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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