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추된 中 정찰풍선, 美 상공서 군사정보 수집 드러나

김지애 2023. 4. 5.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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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미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의 정찰풍선이 민감한 미군기지 지역에서 정보를 수집했고 이를 실시간으로 중국에 전송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NBC방송은 3일(현지시간) 복수의 전·현직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지난 2월 미국 전역을 비행한 중국의 정찰 풍선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차단 노력에도 여러 미군기지에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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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 정보 실시간 전송기능도”
NBC방송, 고위당국자 인용 보도
군사 기지 위 8자 모양 선회 비행
미군 정찰기가 근접 촬영한 중국 정찰풍선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월 미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의 정찰풍선이 민감한 미군기지 지역에서 정보를 수집했고 이를 실시간으로 중국에 전송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NBC방송은 3일(현지시간) 복수의 전·현직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지난 2월 미국 전역을 비행한 중국의 정찰 풍선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차단 노력에도 여러 미군기지에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NBC에 따르면 중국이 통제하는 풍선은 당시 미군기지 상공을 8자 형태를 그리며 선회하는 방식으로 여러 번 반복적으로 오갔다. 당시 풍선이 탈취한 정보는 사진 등 시각 이미지보다는 무기 시스템에서 포착하거나 기지 내 통신을 포함하는 전자신호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소식통은 미 정부가 미군 부대 내 잠재적인 정찰대상의 위치를 이동시키거나, 방송이나 신호 방출을 중단시켜 풍선의 전자신호 탐지를 교란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추가적인 정보 수집을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풍선에는 중국이 원격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자폭 메커니즘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작동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이 풍선을 폭발시키지 않기로 결정한 것인지, 자폭 메커니즘이 오작동했던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풍선이 어떤 정보에 접근했냐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며 “미국 영공 진입을 확인한 후 우리는 풍선의 정보 수집 능력에 제한을 가하는 조치를 취했다”고만 답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정찰 풍선이 수집한 정보는) 부가가치가 제한적”이라면서 “정찰 풍선이 실시간으로 중국에 정보를 전송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정찰 풍선은 지난 2월 격추되기 전까지 1주일가량 미국과 캐나다 상공을 비행했다. 1월 28일 알래스카 상공의 미국 영공에 처음 진입한 후 캐나다를 거쳐 몬태나주(州)로 이동했다. 풍선은 몬태나주에 위치한 미국이 핵 자산 일부를 저장하는 말름스트롬 공군기지 상공을 며칠간 비행했다. 미 정부는 2월 2일 풍선을 감시하고 있었음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그달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에서 풍선을 격추시켰다. 당시 미국 정부는 지상의 피해나 인명피해를 피하기 위해 풍선이 바다 위에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격추시켰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 풍선이 정찰용 풍선이라는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중국 당국은 이 풍선이 우연히 항로를 이탈한 기상 관측용 민간 비행선이며, 미국이 풍선을 격추시키는 과잉반응을 보였다고 비난했다. 다만 풍선이 속한 회사나 조직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미 당국은 정보 정찰용으로 보이는 안테나, 다중 능동 정보수집 센서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는 대형 태양광 전지판이 포착된 것 등을 근거로 정보수집용 정찰풍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미 당국은 이 풍선은 감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된 중국 풍선 함대의 일부이며, 최근 몇 년 동안 남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등 최소 5개 대륙에서 탐지됐다고 보고 있다.

한편 CNN은 미 정보 당국이 정찰 풍선이 수집한 정보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정찰 풍선의 잔해에 대한 분석이 계속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지 중국에 중요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한 것 같지는 않다”고 CNN에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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