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때 묻은 살림살이 어떡해요”… 홍성 산불 피해주민들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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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으로 화염과 검은 연기를 뿜어내던 충남 홍성 산불은 발생 사흘째인 4일 오후 늦게 주불이 잡혔지만,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홍성 갈산중고 대피소에서 만난 60대 주민 A씨는 살고 있던 주택이 전소됐다.
홍성 산불 진화를 위해 산림당국은 낮엔 진화헬기와 각종 장비로, 밤에는 손으로 직접 불을 끄며 밤낮으로 사투를 벌였다.
홍성군은 산불 발생 전 인근에서 작업했던 사람들 여러 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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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이어지다 주불 진화
밤낮으로 화염과 검은 연기를 뿜어내던 충남 홍성 산불은 발생 사흘째인 4일 오후 늦게 주불이 잡혔지만,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홍성 갈산중고 대피소에서 만난 60대 주민 A씨는 살고 있던 주택이 전소됐다. 악몽은 이틀 전인 지난 2일 시작됐다. 서부면 야산에서 시작된 불이 삽시간에 번지면서 산불대응 3단계가 발령됐다. 마을 문턱까지 불길이 타고 내려오자 주민들은 급하게 대피했다. 가족과 함께 몸만 빠져나온 A씨는 집에서 아무것도 챙기지 못했다.
A씨 가족은 집과 하우스, 각종 농기계를 화마에 고스란히 잃었다. 집이 불에 탄 것보다 60년 넘게 대를 이어 사용하던 소중한 살림살이가 모두 잿더미가 된 상실감이 더욱 크다. 옷을 빨아 입기도 어렵지만 A씨 가족은 당분간 밖에서 생활해야 한다. 남편과 함께 대피소에 머무는 불편함을 생각할 겨를도 없다.
80을 훌쩍 넘은 박모 할머니도 대피한 후에야 얼마 전 새로 지은 별채가 다 타버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 키우던 강아지 한 마리도 잃었다. 대피소에 함께 있는 다른 할머니도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 했다”고 했다. 80년 넘도록 이 동네에서 살아온 할머니들에게도 이번 산불은 낯설 정도로 거대하고 두려웠다.
홍성군 소리마을·속동마을 인근에선 이날 새벽 1시쯤 인근에서 불길이 갑자기 치솟아 잠들었던 주민들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긴급 대피했다. 매캐한 냄새와 연기가 마을을 가득 채웠고, 시뻘건 불길이 눈앞에서 일렁였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비슷한 시간 인근 속동마을 주민들도 긴급 대피했다. 홍성 산불 진화를 위해 산림당국은 낮엔 진화헬기와 각종 장비로, 밤에는 손으로 직접 불을 끄며 밤낮으로 사투를 벌였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4시를 기해 진화율 10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주불은 잡은 뒤 잔불 정리에 들어갔다. 산불 피해면적은 1454㏊로 추정된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택 34채 등 건물 71동이 피해를 입었고, 재산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비가 6일 오전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돼 재발화 가능성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산림당국은 홍성 산불이 실화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홍성군은 산불 발생 전 인근에서 작업했던 사람들 여러 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이들은 대부분 산불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조사를 통해 실화 등 혐의가 확인될 경우 관련자들을 산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다는 방침이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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