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김학용이냐 'TK' 윤재옥이냐
7일 경선...판세 예측 쉽지 않아
1961년생 동갑내기 김학용(4선·경기 안성)·윤재옥(3선·대구 달서을) 국민의힘 의원이 4일 나란히 원내대표 출마선언을 했다. 두 사람은 모두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 뒷받침', '김기현 당대표와의 호흡'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수도권 원내대표론'을 윤 의원은 '대야 투쟁력'을 각각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후보 등록일을 하루 앞둔 이날 김 의원과 윤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번 선거는 윤 대통령 집권 후 치러졌던 국민의힘 다른 선거들과 달리 '친윤 vs 비윤' 구도가 없어 비교적 조용하게 흘러가고 있다. 두 의원 모두 당내 의원들과 두루두루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어 투표함이 열릴 때까지 판세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 원내 사령탑 필요" vs "총선 승리와 지역안배 상관 없어"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일찍부터 '지역 안배'가 변수로 손꼽혔다. 영남 PK(부산·울산·경북) 출신 김기현 당대표가 나왔으니 원내대표는 수도권 출신이 나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 승리 핵심은 수도권 의석(121석) 과반 확보이며, 이를 위해 수도권 출신 지도부가 경쟁력이 있다는 주장이다.
김학용 의원은 이날 오전 출마선언에서 "저는 김기현 대표와 오랜 기간 신뢰하며 호흡을 맞춰온 바 있다"며 "영남권 당대표와 수도권 원내 사령탑이라는 환상의 조합으로 김 대표가 약속한'당 지지율 55%, 윤석열 정부 지지율 60% 달성'을 확실히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121석이 걸린 수도권이 관건이지만, 현재 국민의힘은 고작 19석에 불과하며 솔직히 최근 분위기도 매우 좋지 않다"며 "저는 우리 당의 험지인 경기도에서 격전을 거쳐 4번 당선된 바 있다. 제가 원내대표를 맡는다면 그 경험을 살려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바람몰이의 선봉이 되겠다"고 했다.
윤재옥 의원은 이날 오후 출마선언에서 총선 승리는 지역 안배에 달린 것이 아니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수도권 원내대표가 수도권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지난 여러 선거에서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선 승리는 지역 안배가 아니라,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의 결과물"이라며 "지역을 대표하는 원내대표가 아니라, 이기는 법을 아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에서는 김기현 지도부 출범 이후 'TK(대구·경북) 홀대론'이 흘러나왔다. 현 지도부에 TK 현역 의원은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된 강대식 의원이 유일하다.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은 원외 인사라는 한계와 함께 최근 잇따른 설화로 당내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윤 의원은 'TK홀대론'에 대한 질문에 "지역과 상관없이 지금 어렵고 힘든 시기"라며 "총선을 앞두고 그 자리에 가장 적합한 사람들이 전면에 나와서 책임감 있게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거대 야당' 상대할 사람 "나야 나"
두 사람은 자신의 정치 경험을 이야기하며 '대야 협상력', '尹대통령·金대표와의 호흡'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저는 국회의원 비서관을 시작으로 지방의원 등 다양한 정치 경험을 쌓았다. 지방과 중앙을 두루 경험해왔으며, 늘 현장과 호흡해왔다"며 "현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정책과 낮은 자세로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고 했다.
이어 "저는 여소야대 시절도 여러 차례 겪었으며, 예결위·정개특위 간사와 상임위원장 등을 거치며 예산·선거법 등 민감한 협상을 성공적으로 처리한 바 있다"며 "검증된 협상 능력을 토대로 미래 세대를 위한 윤석열 정부의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 입법과 현재 계류 중인 220건의 국정과제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자신의 강점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는 '친화력'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는 "제가 평소 쌓아온 야당 의원들과의 친분과 신뢰를 토대로 야당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합의 도출을 위해 진정성 있게 임하겠다"고 했다.
윤 의원은 특히 자신의 대야 투쟁 경험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대 국회,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검의 실무 협상을 책임졌다"며 "김성태 전 원내대표의 단식투쟁으로 성사된 특검, 저 윤재옥이 꼼꼼한 협상과 조율로 뒷받침해서, 결국 드루킹 일당의 범죄를 밝혀낼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에게는,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호흡을 맞추는 것은 물론, 우리 당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하나하나 세심하게 챙겨 총선 승리의 길을 닦을 책무가 주어져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부각하면서는 "저 윤재옥, 지난 대통령 선거 상황실장을 맡아,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힘을 보탰다"며 "지난 18대 대선에서 승리할 때도, 선거종합상황실 정세분석단장을 맡아 전국의 선거 판세를 챙기고 대응 전략을 수립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 판세는 예측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원내대표 투표권은 당내 의원들에게만 있다. 변수가 많아 '예측이 가장 어려운 선거'로 불리기도 한다. 한편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보였던 4선 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은 이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당은 5일 후보 등록을 받고 7일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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