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겨냥 독서모임·60대엔 반찬 배달… 연령별 ‘맞춤 사역’ 눈길
‘44.3세.’
지난달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지역별·성별 주민등록 평균연령’의 대한민국 평균 나이다. 전국에서 가장 젊은 곳은 전체 평균 연령 30.7세인 충남 계룡시 신도안면이었고 최고령 지역은 66.7세의 경남 의령군 궁류면이었다. 두 지역의 나이차는 36세였다.
인구 약 940만명의 서울은 어떨까. 서울시가 지난 1월 공개한 ‘서울시 주민등록인구 통계’를 보면 2022년 4분기 평균 연령은 44세였다. 송파구 위례동은 35.7세, 강남구 수서동은 52.5세였다. 지역에 따라 연령차를 나타낸 이 데이터는 외로움 돌봄도 지역과 연령에 따라 ‘핀셋 복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미 맞춤형 외로움 사역에 나선 교회도 있다.
국민일보가 조사전문기관인 피앰아이와 함께 조사한 ‘외로움 척도 지수와 종교 상관관계’를 보면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법이 성별과 연령에 따라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눈길을 끄는 건 청년 남성이었다. 19~29세와 30~39세 남성이 외로움 대처 방법으로 첫 손에 꼽은 건 게임이나 인터넷을 활용한 오락 활동이었다. 나머지 연령대는 성별 상관없이 독서 영화감상 여행 등 취미활동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대외활동이나 여가시간 활용법도 달랐다. 종교 활동은 60세 이상 여성이 가장 활발했고 공연 관람을 선호하는 사람은 19~29세 여성이었다. 남성 중장년층인 40~49세와 50~59세가 여가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건 여행이었다.
일부 교회는 연령을 고려해 외로움 예방을 위한 모임을 열고 있다.
심리상담연구소 숲길을 운영하는 은혜사랑교회 정성록 목사는 2년 전부터 독서모임을 열고 있다. 지역 주민의 연령대를 고려했다. 교회가 있는 곳은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다. 동탄 1동부터 8동까지 평균연령이 35세다. 이중 동탄4동 평균연령은 33.6세로 전국에서 10번째로 젊고 교회와 인접한 동탄7, 8동 연령대도 비슷하다.
정 목사는 4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지역 맘카페에 모임을 알렸더니 찾아왔다”며 “기독교 색채는 드러내지 않고 책도 일반 도서를 사용하는데 전달하는 메시지엔 기독교를 담는다. 이 과정에서 불신자를 데려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종의 소모임인 독서모임은 외로움 방지 역할을 한다. 그러다보니 모임이 지속되기를 원한다”며 “교회가 잘하는 게 바로 소모임 아니냐”고 했다.
은혜사랑교회가 젊은 지역에 맞는 모임을 운영한다면 서울 마포구 대흥동 신생명나무교회(장헌일 목사)는 독거노인이 많은 지역에 맞춰 노인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학 학생들의 평균 연령은 80세다. 장헌일 목사는 “어르신들의 우울증과 치매 예방은 고독사 예방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안부를 묻고 고독사를 예방하는 배달사역은 지역별 차이를 두고 있다.
속초시는 지난달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이사장 호용한 목사)과 협약을 맺었다. 노인 복지를 위해 ‘해오미 바다향기 이불빨래방’ 사업을 진행하던 속초시는 대형 빨래가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는 걸 경험하고 홀몸노인 고독사 방지를 위한 우유배달 안부확인 서비스에 나서기로 했다. 빨래 수거 인원이 우유배달을 위해 더 자주 찾도록 했다.
호용한 목사는 “거동이 어려운 데다 냉장시설이 열악한 농어촌에선 멸균우유가 효과적”이라는 팁도 알려줬다. 멸균우유는 초고온에서 가열 처리해 냉장보관하지 않아도 60~90일간 보존할 수 있다.
전북 익산시 제성침례교회(김동현 목사)는 일주일에 한 번 홀로 사는 80세 이상 노인 가정에 반찬을 준다. 지난해부터 노인 등 지역주민을 위해 빨래방을 운영하는 인근 와초침례교회(임영식 목사)와 협업도 한다. 두 교회가 있는 웅포면 평균 연령은 61세다.
서울 등 대도시는 구축된 배달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는 편이다. 서울 서현교회(이상화 목사)는 야쿠르트 제조판매 업체인 hy의 프래시매니저와 협력한다. 프래시매니저는 매일 가정을 방문해 야쿠르트를 주며 독거노인의 외로움을 달래 주는 한편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교회에 연락한다. hy관계자는 “프래시매니저가 활동하는 전국에서 교회들이 야쿠르트 배달을 통한 돌봄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윤경 최기영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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