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운드’ 안재홍 “작지만 큰 돌풍, 생생하게 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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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해라, 농구는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
2012년 5월 강원도 원주치악체육관, 제37회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고교농구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부산중앙고 농구부 강양현(안재홍) 코치는 라커룸에 모인 6명의 선수들에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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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해라, 농구는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
2012년 5월 강원도 원주치악체육관, 제37회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고교농구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부산중앙고 농구부 강양현(안재홍) 코치는 라커룸에 모인 6명의 선수들에게 말한다. 교체 선수조차 없이 뛰어 온 8일이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최약체였지만 전통의 강호들을 제치고 서울 용산고와의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도전기를 담은 ‘리바운드’가 5일 개봉했다. 영화에서 강 코치를 연기한 배우 안재홍을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만났다.
안재홍은 “보통 영화화되는 인물들은 먼 과거의 인물이다. 나와 네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기회는 귀하기 때문에 정말 잘 해내고 싶었다”며 “드라마로 쓰기에도 너무 드라마같은 이야기다. 이들이 이뤄낸 작지만 큰 돌풍을 생생하게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언론·배급시사회 후 영화는 실제 인물들과 배우들의 완벽히 닮은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안재홍은 강 코치와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 그래야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몸무게를 10㎏ 늘리고 체형, 표정, 머리 모양을 비슷하게 만들었다. 경기 당시 입었던 옷, 착용한 액세서리 등도 놓치지 않았다. 안재홍은 “실제 강 코치와 자주 만나고 통화하며 당시의 상황을 묻고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에 집중했다“면서 “나도 부산 출신이긴 하지만 부산 사람들도 저마다 다양한 억양을 가지고 있다. 강 코치와 똑같은 억양으로 말하는 걸 연습했다”고 돌이켰다.
이어 “경험이 없는 어린 코치로서 상대팀의 베테랑 코치에게 기죽지 않으려고 일부러 구두를 신고 깃 있는 티셔츠에 정장 바지를 입고 대회에 나갔다는 얘길 듣고 나도 똑같이 그렇게 입었다. 예선 통과를 목표로 출전했기에 가진 옷이 두 벌밖에 없었다”며 웃었다.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과정도 드라마같았다. 안재홍은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보는데 장항준 감독이 나왔다. 장 감독과 연이 없을 때였다”며 “장 감독이 영화 내용을 이야기하며 공익근무요원이었던 코치가 팀을 이끌어간다고 했을 때 ‘저 역할이 나한테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3일 후 회사로부터 시나리오가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돌이켰다.
스포츠 영화는 ‘족구왕’(2014)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안재홍은 “선수 역할을 한 배우들은 오디션으로 뽑았고 선수 출신도 있었지만 짧은 시간 안에 실력이 느는 스포츠가 아니라 부담들이 있었다”면서 “‘족구왕’ 때 실력이 없는 상태에서 영화를 찍으며 훈련 받았다. 꿈에서도 족구를 하던 기억이 생생해 후배들과 경험을 나눴다”고 했다.
계속해서 코트에서 뛰는 선수들과 달리 안재홍은 공을 들고 있지 않으면서 경기의 속도와 흐름을 따라가야 하는 게 과제였다. 그는 “실제 경기에서 강 코치는 한 번도 벤치에 앉지 않았다. 한 명의 선수처럼 경기를 치뤄나가야하는데 그 온도를 못 맞추면 스포츠 영화가 줄 수 있는 열기를 줄 수 없을까봐 걱정이었다”며 “선수들에게 소리치고 코칭을 하며 유대감, 에너지를 주고 받았다. 영화를 촬영한다기보다 한 팀으로서 다함께 도전하고 이뤄나가는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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