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서 시민 5500명 “웰컴” 엑스포실사단 “팝스타 된듯”

4일 부산역에 도착한 국제박람회기구 2030 월드 엑스포 실사단이 환영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 광장에 몇 명이 모인 거죠?” “5500명입니다. 1만 명이 함께하고 싶었지만 안전을 위해 인원을 제한했어요.” “팝스타가 된 듯한 기분입니다. 이건 대한민국과 부산만 해줄 수 있는 일이겠죠.”

4일 오전 11시20분쯤 부산역 부산유라시아 플랫폼에서 국제박람회기구(BIE) 2030 월드 엑스포 실사단과 부산시 관계자들 사이에 오간 대화다. 드미트리 케르켄테즈 BIE 사무총장은 “크게 감동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2030 월드 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위한 BIE 실사단 부산 일정이 이날 시작됐다. 파트릭 슈페히트 BIE 행정예산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사단 8명은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오전 11시15분 부산역에 도착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환대하는 가운데 화동에게서 꽃다발을 전달받은 실사단이 걸어서 이동할 땐 취타대(임금·고위 관료 등의 행차를 수행하는 악대)가 동행했다.

을숙도 생태공원을 둘러보는 실사단. [뉴시스]

실사단이 역사 바깥에 있는 2층 높이 부산유라시아 플랫폼에 내려서자 부산역 광장에서는 온몸이 저릿해질 정도로 큰 환호성이 터졌다. 환영 인파 5000여 명은 이날 오전 일찍 광장에 모여 실사단 환영 인사를 준비했다. 환영 인파가 ‘WELCOME’ ‘BIE=Busan IS EXPO’ ‘Busan is ready’ 등 문구가 쓰인 현수막과 피켓을 든 채 ‘부산에 유치해’ 등 노래와 율동을 선보이자 실사단이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엑스포 유치 경쟁도시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실사 때 ‘시민 참여 열기’가 다소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산시는 자발적으로 환영을 원하는 시민의 신청을 받는 등 공을 들였다.

환영 인사를 받은 실사단은 버스를 타고 사하구 을숙도 생태공원으로 향했다. 실사단 첫 방문지로 낙점된 을숙도 생태공원은 낙동강 하구에 있다. 쓰레기 매립장이던 이곳은 환경 복원 작업을 거쳐 습지를 포함한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철새도래지로 꼽히는 을숙도는 2030 월드 엑스포가 추구하는 주요 가치인 ‘자연과 지속 가능한 삶’에 부합하는 곳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부산 첫 실사 프레젠테이션과 동물 자연 방사 등 생태 체험이 낙동강하구 에코센터에서 진행됐다. 에코센터 건물 유리창에도 ‘WORLD EXPO 2030 BUSAN, KOREA’ ‘Sustainable Living with Nature(자연과 지속 가능한 삶)’ 등 유치 기원 문구가 흰색으로 새겨졌다.

BIE 실사단이 머무르는 동안 부산 전역이 환영과 유치 기원 행사로 물든다. 엑스포 개최 예정지가 있는 동구는 시민이 직접 북항 일대를 탐방하는 퀴즈 투어와 부산역에서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환영행사를 연다.

실사단이 머무르는 해운대구는 해운대해수욕장과 구남로에 ‘2030 EXPO 부산 프러포즈 in 해운대’를 조성했다. 해운대해수욕장에 세운 16m 높이 해운대 타워에서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엑스포 홍보영상을 송출한다. 날마다 오후 9시부터 ‘엑스포 타워쇼’를 펼쳐 눈길을 끌 전망이다. 부산진구와 금정구도 부산시민공원과 온천천에서 엑스포 희망드림 빛축제, 엑스포 유치 기원 유등 축제를 연다.

5일 소프라노 조수미가 출연하는 K컬처 나이트에 이어 6일 오후 8시30분부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엑스포 유치 기원 불꽃쇼가 대미를 장식한다. 실사단은 7일 출국한다. 실사 결과는 오는 6월 BIE 회원국에 보고서 형태로 공개된다.

위성욱·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