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의 새로운 얼굴

김지회 2023. 4. 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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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저는 꽤 본능에 충실한 사람이더라고요. 지금 눈앞에 놓인 순간들을 더 솔직하게 느끼고 싶어요.” ITZY 리아의 말간 눈에 담긴 대담한 용기.
「 BET ON ME 」
팬츠는 Victoria Beckham by Mue. 탱크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월드 투어 ‘CHECKMATE’의 아시아 지역 투 어도 막바지예요. 첫 투어라 생경한 순간이 많았겠죠

A : 해외 쇼케이스 투어를 간 적은 있지만 이토록 다양한 도시의 공연장에서 팬들을 만 나는 건 또 다른 차원인 것 같아요. 큰 공연장에 ITZY의 응원봉으로만 가득 찬 광경은 처음이거든 요. 정말 예쁘고 놀라워서 지금도 뇌리에 선명해요.

Q : 투어를 시작한 지 약 7개월이 흘렀네요. 달라진 자신을 느끼나요

A : 처음에는 공연장 이곳저곳을 누비는 일이 어색했어요. 음악 방송이나 녹화는 무대 하나만 열심히 하면 되는데, 투어 공연은 한 공간에서 팬들과 구석구석 교감하는 일이니까요. 장시간 여러 곡을 소화하는 루틴도 첫날 해보고 큰코다쳐서(웃음) 체력 분배하는 요령도 생겼어요. 확실히 즐기게 된 것 같아요.

Q : 멤버들에게서 새삼 새롭게 발견한 점이 있다면

A : 알고 있었지만 더 뼈저리게 느낀 건 다들 ‘끼’가 넘친다 는 거예요. 그간 어떻게 숨기고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무대 위에서 정말 자유로워 보였어요.

Q : 무대 밖은 어땠어요? 틈틈이 도시 곳곳을 누빌 시간도 있었는지

A : 각 국 호텔의 룸서비스를 탐방할 수 있었습니다(웃음). 특히 방콕에서 해산물을 열심히 먹었어요! 비록 호텔 방 한구석의 추억이지만, 꽤 즐거웠어요. 처음 가 본 도시에서는 배가 고프지 않아도 “이건 먹어줘야 해”라며 부지런히 먹고 다녔죠. 그래서 이번 화보 촬영 준비에 조금 애를 먹었지만.

Q : 솔로 무대에서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Red’를 커버했어요. 빈틈없이 꽉 찬 ITZY의 무대와 달리 리아의 목소리 하나로 여백을 메우는 모습이 낯설면서도 편안해 보이더군요

A : 핀 조명 아래 잔잔하게 깔리는 MR 위에서 긴장감 있게 울려 퍼지는 제 목소리를 상상했는데, 무대에 그대로 구현됐어요. 혼자 서면 비어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멤버들이 괜찮았대요(웃음)! 다른 요소는 신경 쓰지 않고 오롯이 감정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어요. 꽤 행복한 일이더라고요. 관객과의 교감이 피부로 와닿고요.

Q : 멤버 중 유일하게 두 곡의 OST를 소화했고, 유튜브 콘텐츠 ‘리무진서비스’의 이무진은 리아가 ‘Price Tag’를 부르는 영상에서 채널의 영감을 얻었다고도 했죠. 보컬 리스트로서 여백이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A : 저는 음악으로 위로받는 사람이에요. 사람들이 이별 하면 슬픈 노래를 열심히 찾아 듣고, ‘썸’ 탈 땐 사랑 노래를, 봄이 오면 봄 노래가 인기인 것처럼 음악은 순간의 감정을 공유하는 힘이 커요. 저도 누군가에 게 ‘리아’를 넘어 ‘노래’로 의미 있게 다가가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Q : 혼자 화보를 찍은 건 오늘이 처음인데

A : 대기실에 혼자 있으니 빈 공간이 크게 다가왔어요. 저 는 신나면 말이 많아지고 텐션도 급격히 올라가는 편 인데, 그걸 틔워주던 멤버들이 없으니 좀 작아진 것 같은 기분이랄까(웃음). 막상 촬영하면서는 순조로웠어요. 평소 해보지 못한 포즈나 표정을 시도해 보고, 저를 새롭게 표현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죠.

Q : 무대 조명이 아닌 자연광을 만끽하는 말갛고 느슨한 모습이 꽤 잘 어울리더군요. 리아가 가장 느슨해지는 순간은

A : 일상에서 친하고 편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그때 저 다운 모습이 나오는 것 같아요.

화이트 데님 재킷과 팬츠는 모두 Iro. 탱크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어떤 말로 요즘 리아다움을 설명하고 싶나요

A : 최근에 결론 내린 건 제가 꽤 본 능에 충실한 사람이라는 거예요.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행복하면 마냥 행복한 사람. 그런 제 모습이 좋아요. 나이가 들면서 누구나 성장하고 성격도 바뀌지만, 그럼에도 고수하려는 건 감정을 솔직하게 느끼고 매 순간 기분을 최대치로 만끽하는 거예요. 일하다 보면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울지 못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최대한 솔직해지도록 노력해 보는 거예요.

Q : 그 모습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A : 저는 행복한 순간의 제가 좋아요. 오늘 날씨가 따뜻했고, 출근해서 촬영 공간에 들어서는데 꽤 행복하더라고요. 창밖 풍경을 보고 자연광을 느끼며 촬영하다 보 니 꼭 쉬는 날 머리 감고 개운한 상태로 집 앞 카페에 막 나온 것 같은 기분!

Q : 오늘 기분을 자주 듣는 노래로 표현해 볼까요

A : 마할리아의 ‘Bag of you’. 정말 좋아하 는 곡인데요. ‘너 한 봉지만 살 수 있을까?’라는 비유가 재치 있고 이지 리스닝하기에도 좋아요. 오늘 같은 날 차 타고 출근하거나 퇴근할 때 자주 듣는 노래죠.

Q : ITZY 노래는 리스너로서 즐겨 듣는 편인지 타이틀 곡은

A : 자주 들어서 이미 객관화할 수 없는 지경이라 잘 듣지 않고요(웃음). 가끔 수록곡을 쭉 들어봐요. 우리 곡이지만 낯설고 새롭게 들릴 때가 있거든요. 저는 ‘LOVE Is’와 ‘Be In Love’처럼 보컬 위주의 곡을 좋아 하는 것 같아요.

Q : 원래 팝 장르를 좋아했나요? 유학 시절의 영향인가요

A : 캐나다에 있을 땐 라디오나 학교에서 친구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집에 와서 유튜브에 검색하며 알게 된 곡이 대부분이에요. 그땐 브루노 마스가 ‘핫’했어요. 엄청 듣고 불렀던 것 같은데(웃음). 〈하이스쿨 뮤지컬〉 넘버도 좋아해요.

Q : 작사에도 관심이 있다고요. 첫 작업을 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담아 보고 싶나요

A : 작사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자주 했는데, 글쎄요. 저는 꽤 ‘투머치 토커’라 거의 소설 한 편은 쓸 것 같은데요. 구구절절 슬픈 이야기일 것 같은 예감이….

니트 톱은 Jonathan Simkhai by Boontheshop. 팬츠는 Max Mara.

Q : 자체 콘텐츠에서 보이는 모습에 ‘급발진 리아’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를 알 것 같아요(웃음). 쉽게 감동받아 울다가도 바로 깔깔깔 웃음이 터지는 모습들이죠

A : 자칫 오해를 살 수 있는 별명이지만, 저는 좋아 해요(웃음). 억지로 만들어진 감정이 아니고, 팬들과 우리 사이에 어떤 필터도 끼여 있지 않은 것 같아서 요. 저라는 사람을 터놓고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도요.

Q :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교감이 리아를 완성하나요

A : 사람을 꽤 좋아하는 편인 것 같아요. 마음이 직접적 으로 느껴질 때 더더욱. 뭔가를 결정하거나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동력이나 이유가 되는 건 결국 사람이 더라고요.

Q : 반면 〈아이돌리그4〉에서 신년 운세를 볼 때 “재능이 많은 사람인데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위로에 눈물을 보였죠. 부담 감을 털어내는 방법은

A : 완벽한 해결책은 없다고 생각해요. 최대한 이겨내고 완만하게 흘려보내는 것이 최선 인 것 같아요. 항상 ‘지금까지도 다 이겨내왔으니까 이것도 결국 지나갈 거야’라고 말해 왔어요.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기보단 어느 순간부터 제게 믿는 구석 이 생겼어요. 어차피 포기하지 못할 걸 알고,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힘들어도 다시 이끌어나갈 걸 알고 있어서 지나친 고민은 하지 않으려 해요.

Q : 응원의 말을 자주 찾아보기도 한다고요. 최근 마음에 남겨둔 말이 있다면

A : 팬들이 편지에 남겨주는 소소한 일상, 특히 선행을 베풀거나 ‘팬 미담’ 같은 걸 읽으면 뿌듯해요. 팬들이 서로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하 면, 그건 ITZY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거든요.

Q : ITZY는 점점 강해지고 있어요. 성장의 기폭제가 된 앨범이나 곡은

A : 특정 곡이 있는 건 아니고 매번 앨범이 나올 때마다 강해지는 느낌이랄까요(웃음). ‘우리 이거 어떻게 하지?’ 하며 벅차 하다가도 어느 순간 다들 쉽게 하고 있더라고요. 새삼 인간은 대단한 존재란 걸 실감합니다.

Q : ITZY가 여전히 우리답다고 느껴질 때는

A : 무 대 위에서든 일상에서든 늘 건강하고 긍정에너지를 전파하는 능력! 다섯 명이 모였을 때 나오는 바이브 가 좋아요. 우리끼리 행복하다고 느끼는 포인트가 많 거든요. 오히려 평범한 순간에서 말이죠.

Q : ‘Cheshire’ 를 통해 “네 앞에 펼쳐진 이 순간을 즐기면 돼. 이대로”라 고 힘차게 말을 건넸습니다. 당신은 지금 충분히 즐기고 있나요

A : 열심히 살고 있다는 건 느껴져요. 힘들어도, 행복해도 뼛속까지 와닿는다는 건 진심을 다해 걷고 있다는 증거잖아요. 힘든 순간은 마음을 다잡고 성장 하는 계기가 돼요. 최선을 다한 걸음을 바탕으로 좀 더 여유롭게 달려나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니트 톱은 Jonathan Simkhai by Boontheshop. 팬츠는 Max Mara.
데님 재킷과 팬츠는 모두 Victoria Beckham by Mue.
셔츠와 탱크톱, 팬츠는 모두 Bottega Veneta.
블랙 슬리브리스 톱은 Fendi.
블랙 슬리브리스 톱은 Fendi.
블랙 슬리브리스 톱은 Fendi.
슬리브리스 톱과 팬츠는 모두 Fendi. 슈즈는 Celinebyhedislimane.
셔츠 드레스는 Valent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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