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의 새로운 얼굴
Q : 월드 투어 ‘CHECKMATE’의 아시아 지역 투 어도 막바지예요. 첫 투어라 생경한 순간이 많았겠죠
A : 해외 쇼케이스 투어를 간 적은 있지만 이토록 다양한 도시의 공연장에서 팬들을 만 나는 건 또 다른 차원인 것 같아요. 큰 공연장에 ITZY의 응원봉으로만 가득 찬 광경은 처음이거든 요. 정말 예쁘고 놀라워서 지금도 뇌리에 선명해요.
Q : 투어를 시작한 지 약 7개월이 흘렀네요. 달라진 자신을 느끼나요
A : 처음에는 공연장 이곳저곳을 누비는 일이 어색했어요. 음악 방송이나 녹화는 무대 하나만 열심히 하면 되는데, 투어 공연은 한 공간에서 팬들과 구석구석 교감하는 일이니까요. 장시간 여러 곡을 소화하는 루틴도 첫날 해보고 큰코다쳐서(웃음) 체력 분배하는 요령도 생겼어요. 확실히 즐기게 된 것 같아요.
Q : 멤버들에게서 새삼 새롭게 발견한 점이 있다면
A : 알고 있었지만 더 뼈저리게 느낀 건 다들 ‘끼’가 넘친다 는 거예요. 그간 어떻게 숨기고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무대 위에서 정말 자유로워 보였어요.
Q : 무대 밖은 어땠어요? 틈틈이 도시 곳곳을 누빌 시간도 있었는지
A : 각 국 호텔의 룸서비스를 탐방할 수 있었습니다(웃음). 특히 방콕에서 해산물을 열심히 먹었어요! 비록 호텔 방 한구석의 추억이지만, 꽤 즐거웠어요. 처음 가 본 도시에서는 배가 고프지 않아도 “이건 먹어줘야 해”라며 부지런히 먹고 다녔죠. 그래서 이번 화보 촬영 준비에 조금 애를 먹었지만.
Q : 솔로 무대에서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Red’를 커버했어요. 빈틈없이 꽉 찬 ITZY의 무대와 달리 리아의 목소리 하나로 여백을 메우는 모습이 낯설면서도 편안해 보이더군요
A : 핀 조명 아래 잔잔하게 깔리는 MR 위에서 긴장감 있게 울려 퍼지는 제 목소리를 상상했는데, 무대에 그대로 구현됐어요. 혼자 서면 비어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멤버들이 괜찮았대요(웃음)! 다른 요소는 신경 쓰지 않고 오롯이 감정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어요. 꽤 행복한 일이더라고요. 관객과의 교감이 피부로 와닿고요.
Q : 멤버 중 유일하게 두 곡의 OST를 소화했고, 유튜브 콘텐츠 ‘리무진서비스’의 이무진은 리아가 ‘Price Tag’를 부르는 영상에서 채널의 영감을 얻었다고도 했죠. 보컬 리스트로서 여백이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A : 저는 음악으로 위로받는 사람이에요. 사람들이 이별 하면 슬픈 노래를 열심히 찾아 듣고, ‘썸’ 탈 땐 사랑 노래를, 봄이 오면 봄 노래가 인기인 것처럼 음악은 순간의 감정을 공유하는 힘이 커요. 저도 누군가에 게 ‘리아’를 넘어 ‘노래’로 의미 있게 다가가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Q : 혼자 화보를 찍은 건 오늘이 처음인데
A : 대기실에 혼자 있으니 빈 공간이 크게 다가왔어요. 저 는 신나면 말이 많아지고 텐션도 급격히 올라가는 편 인데, 그걸 틔워주던 멤버들이 없으니 좀 작아진 것 같은 기분이랄까(웃음). 막상 촬영하면서는 순조로웠어요. 평소 해보지 못한 포즈나 표정을 시도해 보고, 저를 새롭게 표현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죠.
Q : 무대 조명이 아닌 자연광을 만끽하는 말갛고 느슨한 모습이 꽤 잘 어울리더군요. 리아가 가장 느슨해지는 순간은
A : 일상에서 친하고 편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그때 저 다운 모습이 나오는 것 같아요.
Q : 어떤 말로 요즘 리아다움을 설명하고 싶나요
A : 최근에 결론 내린 건 제가 꽤 본 능에 충실한 사람이라는 거예요.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행복하면 마냥 행복한 사람. 그런 제 모습이 좋아요. 나이가 들면서 누구나 성장하고 성격도 바뀌지만, 그럼에도 고수하려는 건 감정을 솔직하게 느끼고 매 순간 기분을 최대치로 만끽하는 거예요. 일하다 보면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울지 못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최대한 솔직해지도록 노력해 보는 거예요.
Q : 그 모습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A : 저는 행복한 순간의 제가 좋아요. 오늘 날씨가 따뜻했고, 출근해서 촬영 공간에 들어서는데 꽤 행복하더라고요. 창밖 풍경을 보고 자연광을 느끼며 촬영하다 보 니 꼭 쉬는 날 머리 감고 개운한 상태로 집 앞 카페에 막 나온 것 같은 기분!
Q : 오늘 기분을 자주 듣는 노래로 표현해 볼까요
A : 마할리아의 ‘Bag of you’. 정말 좋아하 는 곡인데요. ‘너 한 봉지만 살 수 있을까?’라는 비유가 재치 있고 이지 리스닝하기에도 좋아요. 오늘 같은 날 차 타고 출근하거나 퇴근할 때 자주 듣는 노래죠.
Q : ITZY 노래는 리스너로서 즐겨 듣는 편인지 타이틀 곡은
A : 자주 들어서 이미 객관화할 수 없는 지경이라 잘 듣지 않고요(웃음). 가끔 수록곡을 쭉 들어봐요. 우리 곡이지만 낯설고 새롭게 들릴 때가 있거든요. 저는 ‘LOVE Is’와 ‘Be In Love’처럼 보컬 위주의 곡을 좋아 하는 것 같아요.
Q : 원래 팝 장르를 좋아했나요? 유학 시절의 영향인가요
A : 캐나다에 있을 땐 라디오나 학교에서 친구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집에 와서 유튜브에 검색하며 알게 된 곡이 대부분이에요. 그땐 브루노 마스가 ‘핫’했어요. 엄청 듣고 불렀던 것 같은데(웃음). 〈하이스쿨 뮤지컬〉 넘버도 좋아해요.
Q : 작사에도 관심이 있다고요. 첫 작업을 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담아 보고 싶나요
A : 작사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자주 했는데, 글쎄요. 저는 꽤 ‘투머치 토커’라 거의 소설 한 편은 쓸 것 같은데요. 구구절절 슬픈 이야기일 것 같은 예감이….
Q : 자체 콘텐츠에서 보이는 모습에 ‘급발진 리아’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를 알 것 같아요(웃음). 쉽게 감동받아 울다가도 바로 깔깔깔 웃음이 터지는 모습들이죠
A : 자칫 오해를 살 수 있는 별명이지만, 저는 좋아 해요(웃음). 억지로 만들어진 감정이 아니고, 팬들과 우리 사이에 어떤 필터도 끼여 있지 않은 것 같아서 요. 저라는 사람을 터놓고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도요.
Q :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교감이 리아를 완성하나요
A : 사람을 꽤 좋아하는 편인 것 같아요. 마음이 직접적 으로 느껴질 때 더더욱. 뭔가를 결정하거나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동력이나 이유가 되는 건 결국 사람이 더라고요.
Q : 반면 〈아이돌리그4〉에서 신년 운세를 볼 때 “재능이 많은 사람인데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위로에 눈물을 보였죠. 부담 감을 털어내는 방법은
A : 완벽한 해결책은 없다고 생각해요. 최대한 이겨내고 완만하게 흘려보내는 것이 최선 인 것 같아요. 항상 ‘지금까지도 다 이겨내왔으니까 이것도 결국 지나갈 거야’라고 말해 왔어요.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기보단 어느 순간부터 제게 믿는 구석 이 생겼어요. 어차피 포기하지 못할 걸 알고,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힘들어도 다시 이끌어나갈 걸 알고 있어서 지나친 고민은 하지 않으려 해요.
Q : 응원의 말을 자주 찾아보기도 한다고요. 최근 마음에 남겨둔 말이 있다면
A : 팬들이 편지에 남겨주는 소소한 일상, 특히 선행을 베풀거나 ‘팬 미담’ 같은 걸 읽으면 뿌듯해요. 팬들이 서로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하 면, 그건 ITZY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거든요.
Q : ITZY는 점점 강해지고 있어요. 성장의 기폭제가 된 앨범이나 곡은
A : 특정 곡이 있는 건 아니고 매번 앨범이 나올 때마다 강해지는 느낌이랄까요(웃음). ‘우리 이거 어떻게 하지?’ 하며 벅차 하다가도 어느 순간 다들 쉽게 하고 있더라고요. 새삼 인간은 대단한 존재란 걸 실감합니다.
Q : ITZY가 여전히 우리답다고 느껴질 때는
A : 무 대 위에서든 일상에서든 늘 건강하고 긍정에너지를 전파하는 능력! 다섯 명이 모였을 때 나오는 바이브 가 좋아요. 우리끼리 행복하다고 느끼는 포인트가 많 거든요. 오히려 평범한 순간에서 말이죠.
Q : ‘Cheshire’ 를 통해 “네 앞에 펼쳐진 이 순간을 즐기면 돼. 이대로”라 고 힘차게 말을 건넸습니다. 당신은 지금 충분히 즐기고 있나요
A : 열심히 살고 있다는 건 느껴져요. 힘들어도, 행복해도 뼛속까지 와닿는다는 건 진심을 다해 걷고 있다는 증거잖아요. 힘든 순간은 마음을 다잡고 성장 하는 계기가 돼요. 최선을 다한 걸음을 바탕으로 좀 더 여유롭게 달려나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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