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제주 4·3 표현 논란에 "공개 활동 중단"…김기현 "당 기강 세울 것"

김재원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 언급
김기현 "불필요한 분란 야기…더 이상 허용 안 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제주4·3'을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되자, 4일 공개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날 김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아침 KBS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아래 조선일보의 기사를 참고하게 됐다"며 제주 4·3을 언급했던 해당 기사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국무총리실 사무관으로 재직했던 저의 경험으로 국경일과 경축일, 기념일의 차이를 설명하기 좋은 자료라고 생각해서 조선일보 기사의 아랫부분을 그대로 인용했다"며 "이에 대해 또다시 논란이 빚어지므로 더 이상 이를 피하기 위해 당분간 공개 활동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적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윤석열 대통령이 4·3 추념식에 불참한 것에 대해 "대통령이 보통 3·1절과 광복절 정도 참석하는데, 4·3 기념일은 이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는 추모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같은 당의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추모에도 격이 있나"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그럼 프로야구 시구 행사는 격이 높아서 가신 것이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답하실 거냐. 서해수호의 날은 격이 높아서 가신 것이냐고 물어보면 또 뭐라 하실 거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못 가신만큼 4·3 유족과 제주도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더 살피실 것'이라고 답변할 수는 없었나"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제주 4·3은 국경일보다 격이 낮은 추모일이라서 대통령이 참석 안 해도 된다? 그러면 서해수호의 날은 추모일 아니었나? 서문시장 100주년 행사도 국경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홍 시장은 "쉴드를 쳐도 사리에 맞게 쳐라. 제발 좀 언론 방송 출연 정지라도 시켜라"라며 "입만 열면 실언하는 사람을 특혜를 주어 징계는 안 하더라도 최고위 출석정지, 언론, 방송 출연 정지라도 시켜라"라고 맹비난했다.

당내에서조차 질타가 쏟아지자 이날 오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김재원 최고위원이 국경일과 기념일의 차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일부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논란을 일으킨 점을 지적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로서 김재원 최고의 발언에 매우 큰 유감의 뜻을 전했다. 오직 민생을 살피고 돌봐야 할 집권 여당의 일원이 불필요한 분란을 야기하며 국민과 당원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태는 더 이상 허용될 수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저는 당 대표로서 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언행에 대하여는 응분의 책임을 묻고 당의 기강을 바로 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