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협회장 "금리, 집값 등 높아 향후 5년간 주택시장 침체"
“주택 시장은 향후 4~5년간 침체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 집값이 높고 예정된 주택 공급량도 많기 때문이다.”
김상수(71) 대한건설협회 회장의 말이다. 대한건설협회는 1만9000여개의 종합건설사를 대표하는 단체다.
1980년부터 건설업(한림건설)을 하고 있는 김 회장은 “2014년부터 2021년까지의 집값 상승 사이클은 코로나19와 인플레이션 등 외부 요인으로 과도하게 길었다”고 했다. 상승기간이 길었던 만큼 주택시장 조정 기간과 폭도 깊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회장은 “현장에서 느끼는 건설업의 위기감은 심각하다”며 “얼마 전 법인회생을 신청한 시공능력평가 133위의 종합건설사 에이치엔아이엔씨가 대표적인 예”라고 했다. 그는 “향후 이런 기업이 얼마나 될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부도를 낸 종합건설업체는 5곳으로 2021년(2곳)보다 늘었다. 최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 건설사의 36%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는 위기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어두운 전망 속에 건설업계는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김 회장은 “결국은 군살 빼기와 높은 이자를 물며 버티는 수밖에 없는데, 경기 침체 속에 자산 매각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수의 건설사가 비상경영체제를 운영 중인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의 SOC 예산도 지난해 28조원에서 올해 25조원으로 10% 이상 줄었으며, 이마저도 기한 내에 집행될지 미지수다.
이런 상황은 ‘K-건설’이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때마침 중동을 중심으로 해외 건설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김 회장은 “코로나19 기간 오일머니를 쌓은 중동이 다시 건설 공사를 늘리고 있다”며 “큰 지진을 겪은 튀르키예,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재건 시장등도 어느 순간에 갑자기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단, 그는 중동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끼리 제살깎기 경쟁을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건설 시장 규모는 13조9000억 달러(약 1경8000조원)로 지난해보다 2.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갈수록 줄어드는 MZ세대(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 건설기술인 부족 현상에 대해서도 업계와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회장은 “건설업이 갈수록 3D 업종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래서는 미래가 없다”며 “GDP의 15%를 차지하는 건설업을 위해 젊은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이들이 세계 시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기성세대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향후 건설산업은 AI, 로봇, VR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융복합 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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