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파란딱지 이어 '도지코인 시바견' 내건 트위터…수익구조 바꾸나

김남영 2023. 4. 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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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의 트위터 계정에서 ‘파란 딱지’가 사라지더니 트위터의 파랑새 로고 자리를 시바견이 차지했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일론 머스크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파랑새 로고가 옛날 사진이라고 말하는 시바견 그림을 올렸다. 트위터 캡처


무슨 일이야


3일(현지시간) 트위터 웹 화면 왼쪽 상단에서 파랑새 로고가 사라지고 도지코인의 상징인 시바견 아이콘이 나타났다. 도지코인은 2013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재미로 만든 암호화폐로, 2021년 초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통해 띄운 이후 가격이 폭등한 바 있다. 이날도 암화화폐 시장에선 비슷한 반응이 나타났다. 도지코인이 트위터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에 도지코인 거래가격이 한때 30% 이상 뛴 것. 다만 트위터 앱의 로고는 바뀌지 않았으며, 트위터의 로고 변경 발표도 공식적으로는 없었다.

트위터는 유료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부터 계정 사칭을 방지하기 위해 발급하던 계정 인증 배지 ‘블루 체크’를 유료로 전환했다. 개인 계정은 월 8달러(약 1만원), 골드 체크가 붙는 기업 및 기관 계정은 1000달러(약 131만원)를 내야 한다. 오는 15일부터는 유료 인증 계정만 추천 피드에서 보여 주고 설문조사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NYT는 지난달 30일 계정 트위터의 유료화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를 내고, NYT의 트위터 팔로워는 5500만이 넘지만 인증 배지 이용료를 낼 계획이 없다고 밝혀 머스크와 대립각을 세웠다. 지난 2일 NYT의 트위터 계정에서 인증 배지가 돌연 제거됐다. 머스크가 NYT를 “신문 구독료는 받아내려고 하면서 트위터는 공짜로 쓰려고 한다”며 “놀랄 만큼 위선적”이라고 비난한 이후였다.


이게 왜 중요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① 광고 대신 유료화: 트위터 유료화는 광고 수익에 의지하던 트위터의 수익구조를 새로운 주인이 된 머스크가 바꾸려는 시도로 보인다. 머스크가 인수하기 전 트위터의 주 수입원은 광고였다. 지난해 11월 뉴욕증시 상장이 폐지되기 전 트위터의 매출 구조를 보면 2021년 기준 매출의 약 88%가 광고에서 나왔다. 그러나 머스크의 인수 이후 광고 수익은 급감했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트위터의 상위 1000개 광고주 중 절반 이상이 올 1월 트위터 광고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정리 해고와 콘텐트 관리정책을 둘러싼 논란으로 머스크 CEO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글로벌 기업들이 트위터 광고를 중단한 것이다.

② 도지코인, 결제수단 되나: 도지코인의 상징인 시바견을 머스크 CEO가 다시 꺼내들면서 트위터의 암호화폐 사업 재개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는 한때 ‘도지의 아버지’(Dogefather)라고 불릴 정도로 도지코인 투자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상품을 도지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월 트위터에 결제 기능을 도입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 설계가 시작됐고, 결제수단에는 암호화폐도 추가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앞으로는


당장은 유료화 보이콧 해결이 과제다. NYT뿐만 아니라 워싱턴포스트, CNN 등 유력 매체는 물론 백악관도 직원들의 계정에 유료 인증 비용을 지불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유료화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IT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유료 서비스 ‘트위터 블루’의 이용자는 지난 1월 기준 29만명 정도로, 트위터 전체 사용자(2억3000만명)의 0.13%에 불과해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넷플릭스 구독료보다 비싼 SNS 구독료가 그리 가치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트위터가 선도하고 있는 유료화 정책의 향방에 따라 다른 SNS의 유료화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는 유료 본인 인증 서비스 ‘메타 베리파이드’를 호주·뉴질랜드에 이어 미국에서도 출시했다. 향후 전 세계로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트위터 사례로 볼 때 정보 공신력을 중요시하는 주요 기관들은 메타의 유료 서비스에도 호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도지 아이콘의 등장이 트위터의 미래보다는 머스크의 위기와 관련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머스크는 지난해 도지코인의 가격을 조작해 3만6000% 급등시켰다며 투자자들로부터 2580억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로이터는 머스크가 트위터의 로고를 바꾸기 이틀 전에 사건 담당 판사에게 소송을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더 알면 좋은 것


트위터는 지난달 31일 추천 알고리즘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알고리즘 공개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할 당시의 공약이기도 하지만, 알고리즘 조작·편향 논란을 무마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 지난 2월 미국 IT 매체 플랫포머는 트위터가 머스크의 트윗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알고리즘을 수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머스크 인수 이후 혐오·극단주의 내용의 트윗이 추천 피드에 잦게 떴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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