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 창립 61주년...국가경제적 위기 마다 ‘특급 소방수’ 활약
1962년 4월 6일 창립해 올해로 창립 61년을 맞은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는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카드 대란 등 국가 경제를 위협했던 중대한 위기 상황 속에서 여러 기금과 배드뱅크를 성공적으로 운영, 위기를 진압하는 ‘특급 소방수’로 활약하며 국가 경제를 든든히 뒷받침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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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외환위기 탈출 히든카드
캠코는 사업을 번성하게 한다는 뜻을 지닌 ‘성업공사’로 출발했다. 국내 최초의 부실채권정리기관인 캠코는 IMF 외환위기 발생 당시 그간의 부실채권 정리 성과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위기를 극복할 전담기구로 주목받게 된다.
정부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캠코에 부실채권정리기금을 설치했다. 캠코는 부실채권정리기금 재원을 바탕으로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총 39조 2221억 원을 투입, 180여 개 금융회사의 총 111조 6497억 원 규모의 금융회사 부실채권을 인수하여 금융시장의 조기 안정과 금융시스템의 원활한 유지를 성공적으로 지원했다.
캠코는 채무조정, 국제입찰,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및 CRC(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등 합작투자회사 설립, M&A(기업 인수합병) 등 다양한 선진 정리방식을 도입함으로써 46조 9568억 원을 회수하는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는 투입자금 대비 7조 7347억 원을 초과 회수하는 유례없는 성과였다.
카드대란 해결의 한줄기 빛
캠코는 2000년대 초반 상환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이 성행하면서 발생한 카드대란 극복을 위해 신용카드사 부실채권 약 6조 4602억원을 인수했다. 유동성 위기의 신용카드사에 숨통을 트여주는 한편 금융채무 불이행자에게는 신용회복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금융채무 불이행자 증가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자 그 대책으로 정부는 배드뱅크인 ‘한마음금융’ 설립을 추진했다. 캠코가 운영을 맡은 한마음금융은 금융회사의 기존대출을 대환하여 새롭게 대출을 시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전국 약 620여개의 금융회사가 참여했으며, 약 6개월 한시적인 운영기간 동안 18만 4000건의 대출을 성공적으로 지원했다.
나아가 한마음금융을 통한 지원이 어려운 사각지대의 이들을 돕기 위해 공동추심 프로그램 배드뱅크인 ‘희망모아’가 연이어 설립됐다. 희망모아는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채무자의 다중채무를 한 곳으로 집중하여 회수하는 공동추심 프로그램으로, 약 64만여 명의 채무자가 채무조정을 통해 신용회복을 도모할 수 있고 개별 추심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의 승부수
캠코의 역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더욱 강화됐다.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 상황 악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캠코에 구조조정기금을 설치한 것이 계기가 됐다. 부실이 이미 발생한 부문에 대한 사후적 구조조정에서 부실을 사전에 예방하는 역할까지 그 기능이 확대된 것이다.
캠코는 구조조정기금을 통해 기업 부문의 위기 극복을 견인했다. PF대출 부실 확산을 방지하고 저축은행 건전성을 제고를 위해 금융회사가 보유한 PF대출채권 등에 대한 정상화를 추진한 것이다.
가계 부문의 글로벌 위기 극복도 역시 캠코의 몫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으로 금융 소외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IMF 외환위기 이후 발생한 금융소외자의 신용회복과 자활을 돕기 위해 상시적이고 종합적인 신용회복·서민금융지원 프로그램인 신용회복기금을 출범했고, 캠코가 신용회복기금의 운영을 맡게 됐다.
캠코는 신용회복기금을 활용해 금융회사 연체채권 매입 및 채무조정, 대환대출인 바꿔드림론, 소액대출, 행복잡(Job)이 취업지원 프로그램 등을 지원해 위기 극복과 재기를 적극 지원했다.
저신용ㆍ저소득 계층의 대부업체 등 고금리 대출을 제도권 금융회사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하여 서민들의 이자 부담 경감을 지원했으며, 채무 성실상환자 등을 대상으로 긴급생활자금을 지원하는 등 기존 채무조정 제도를 한 단계 발전시켜 나갔다.
금융채무 불이행자의 실질적 재기와 자립에 필요한 일자리 제공을 위한 신용교육, 취업알선 프로그램도 함께 실시하는 등 정상적인 경제주체로 복귀를 도왔다.
캠코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구조조정기금은 운용기간 동안 6조 1693억 원의 자금을 조성해 6조 5983억 원을 회수함으로써 107%의 회수율을 기록했다.
2013년 3월에는 신용회복기금의 기능을 확대한 국민행복기금이 설립됐다. 협약 금융기관이 221개에서 약 4000개로 대폭 증가했고, 채무 감면율도 30%에서 30~50%로 확대, 차등 적용하는 등 채무 불이행자의 신용회복 지원과 채무부담 완화 기능을 강화해 나갔다.
코로나19 위기극복 전력 투구
캠코의 코로나19 위기 극복 지원 역할은 2022년 10월 4일 공식 출범한 ‘새출발기금’ 운영을 맡으며 배가됐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조속한 재기와 새출발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캠코는 새출발기금을 통해 3개월 이상 장기연체 등으로 이미 부실이 발생한 ‘부실차주’ 또는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부실우려차주’를 대상으로 1년의 거치기간과 10년 장기 분할상환, 금리감면, 최대 80% 원금조정, 추심 중단 등을 제공한다.
부실이 우려되는 분들에게는 고금리, 짧은 만기 등 상환능력 대비 과도한 상환부담을 완화하고, 영업회복에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부여하며, 부실이 발생한 분들에 대해서는 상환능력에 맞게 채무조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권남주 캠코 사장은 “창립 61주년을 맞이한 캠코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우리나라 경제의 위기 극복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한다”며, “앞으로도 취약 부문에 대한 경제 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구축해, 우리 경제의 위기 대응력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백년 캠코의 모습을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명수 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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