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인 사건의 미스테리한 전말...동기는 돈? 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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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살인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이 속속 수사망에 걸려들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와 주변 인물들이 가상화폐 투자 등과 관련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범행 동기를 둘러싼 의문은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
경찰은 가상화폐 투자 등으로 피해자와 알고 지낸 이들 가운데 범행을 전반적으로 기획하고 사주한 배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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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박근아 기자]
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살인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이 속속 수사망에 걸려들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와 주변 인물들이 가상화폐 투자 등과 관련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범행 동기를 둘러싼 의문은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
경찰은 가상화폐 투자 등으로 피해자와 알고 지낸 이들 가운데 범행을 전반적으로 기획하고 사주한 배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추적 중이다.
범행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공범을 끌어모은 이모(35·구속)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피해자 A(48)씨를 직접 납치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연모(30·무직)씨와 황모(36·주류회사 직원)의 동기는 비교적 명확하다. A씨와 일면식도 없는 이들은 돈 때문에 범행에 가담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이씨는 A씨를 지목해 황씨에게 범행을 제안했고 이후 두 차례에 걸쳐 700만원을 건넸다. 황씨는 빚 3천600만원을 갚아주겠다며 연씨를 끌어들였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밤 서울 역삼동에서 A씨를 납치한 뒤 A씨 휴대전화로 가상화폐 이체를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암매장 장소인 대전 대청댐 쪽으로 차를 몰던 도중 이씨를 만나 A씨의 휴대전화를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 역시 A씨의 가상화폐를 노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3인조 가운데 유일하게 A씨와 아는 사이인 이씨가 오로지 그의 재산만을 노려 범행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씨와 A씨 사이의 곡절에, 배후로 의심되는 인물까지 등장하면서 원한 관계가 작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씨와 A씨의 인연은 적어도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씨는 당시 A씨가 홍보 일을 하던 P 코인에 투자해 8천만원 손실을 봤고 이후 A씨가 운영하는 업체에서 일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듬해 초 P 코인이 폭락하자 이씨를 비롯한 투자자들이 40대 황모 씨를 상대로 벌인 공갈 사건에 주목하고 있다. 황씨가 코인 시세를 조종했다고 의심한 투자자 18명은 황씨에게서 1억9천만원 상당의 코인을 빼앗았다. 당시 투자자 중에는 A씨도 포함돼 있었다.
이씨는 공동공갈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이 사건 이후 A씨보다 황씨와 더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납치·살인 이전 이씨가 황씨 측에서 수천 만원을 받은 정황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 돈을 '착수금'으로 의심한다.
이씨는 피해자 A씨에게서도 2천만원을 받아 쓴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P 코인으로 얽힌 이씨와 A씨·황씨 세 사람의 관계가 이번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이씨가 왜 공갈 사건 2년 뒤 A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는지, 반대로 황씨와는 어떻게 가까워졌는지 규명해야 이번 사건을 둘러싼 의문이 풀릴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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