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노동자들, ‘직장 내 갑질 퇴출’ 강력 대응

전북직장갑질아웃대책위,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에 ‘갑질 사업장 특별근로감독’ 촉구
예수병원 갑질 피해자 “피해자는 고통에 신음, 가해자는 보호받는 현실에 절망” 울분

전북지역 노동자연대가 직장 내 갑질 근절을 위한 단체행동에 나섰다. 

전북중소금융기관 직장갑질아웃 대책위원회 모임은 4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에서는 작년 동남원 새마을금고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도 불구하고, 최근 장수농협과 전주시 보건소, 예수병원, 한일장신대학교, 전북도청, 정읍 황토현 농협, 무진장 축협, 군산농협 등에서 직장 내 괴롭힘, 직장 내 성희롱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며, 갑질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과 가해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전북에서 일하는 노동자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겪고 있는 현실은 직장 갑질 재난과 같은 상황”이라며 “사업장 내폐쇄적인 분위기와 과도하게 남용된 인사권한, 가해자에게 유리한 내부 규정 등은 사건을 축소·은폐하고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례로, 최근 전북도청 노조 설문조사 결과도 도청 공무원 165명 중 약 63%가 갑질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기획감독 결과도 호남권 새마을금고, 지역농협 등 사업장 60곳 모두 노동관계법 위반으로 297건이 적발됐다. 또한 새마을금고, 신협 노동자 739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22.9%가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을 당하거나 동료의 피해 경험을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이날 예수병원에서 이뤄진 직장 내 갑질 피해자로 증언에 나선 A씨는 “지난 2008년 예수병원에 입사한 후 14년 동안 아무런 문제없이 직장 생활을 해왔는데 작년 7월 현 병원장의 최측근인 비전공자 홍보실장이 부임해서 온 직후부터 심각한 언어폭력과 괴롭힘,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가 12월 살기 위해 결국 퇴사를 해야만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또 “퇴사 전 작년 11월 병원 내 폭력위원회에 해당 내용을 신고했고, 병원 측은 외부 노무사까지 고용해 몇 달에 걸친 긴 조사 끝에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고 후 석 달 만에야 가해자에 대한 상벌위원회에서 직위해제 및 급수 강등, 타부서 이동이라는 결정을 내렸는데도, 현 병원장은 ‘가해자가 거짓으로 한 보복 신고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며 가해자 처벌에 대한 결정을 미뤘고, 보복 신고 내용이 거짓으로 밝혀졌는데도 병원장은 가해자에 대한 상벌위원회의 본래 결과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예수병원에서 공공연히 이뤄진 직장 내 갑질 피해로 직장을 퇴사한 A씨는 최근 병원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전 홍보실장에 대한 징계가 아니라, 없던 보직까지 만들어 과장직을 유지시켜줬다는 인사발령 내용을 듣고 더 큰 절망으로 내몰렸다. 

A씨는  “가해자의 악랄한 행위 때문에 억울하게 퇴사한 것도 고통스러운데 신고 이후로 지금까지 가해자와 병원장은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저를 모함하고, 명예를 더럽히고 있다”면서 “십 오년 가까이 다닌 직장에서 피해자는 억울하게 퇴사하고, 가해자는 특혜를 받는 비상식적인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대책위모임은 “고용노동부도 직장 갑질로 고통받는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현실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피해자 구제와 회복을 위한 준엄한 판단과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고 요구했다. 

이어 “더 이상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통 받는 일이 없도록 직장갑질아웃대책위모임은 전북지역 노동자들 곁에서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