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국과 한·중·일 정상회의 합의”…연내 개최 물꼬

이영희 2023. 4. 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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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한 하야시 일본 외무상(왼쪽)이 지난 2일 리창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과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의 2일 회담을 계기로 중·일 정상 간 상호 방문도 재개될 전망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2019년 이후 열리지 않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다시 개최하는 데 대해서도 중·일이 의견을 모았다. 올해는 한국이 3국 정상회의 순회 의장국으로 이르면 연내 회의 개최를 목표하고 있다.

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외상으로는 3년3개월 만에 중국을 방문한 하야시 외상은 친 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구축’이라는 큰 방향을 확인했다. 하야시 외상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일본 방문이 쉽사리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2일 접견한 리창(李强) 총리의 방일을 선택지로 고려하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리 총리가 일본을 방문한 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중국을 찾는 식으로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하지만 다자 간 회의 참석을 제외한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은 2018년 10월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중국 방문 이후 멈춰선 상태다.

중·일 외상은 이번 만남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조정에도 합의했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2008년 12월 첫 개최를 시작으로 총 8차례 열렸으나 2019년 12월 중국 청두 회의를 마지막으로 강제징용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과 코로나19 영향 속에 열리지 않고 있다. 일본으로서는 한·일 관계 개선을 계기로 중국과의 대화도 촉진하겠단 전략이고, 한·일 밀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중국도 3국 간 만남을 반기고 있다.

다만 하야시 외상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중국 배의 일본 영해 침입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전했으나 회담 중에도 영해 침입은 계속됐다. 3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선박 4척은 지난달 30일 오전 11시10분쯤 센카쿠 열도 영해에 들어와 그중 3척이 2일 오후 7시45분쯤까지 80시간36분 동안 체류했다. 이는 일본이 2012년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한 후 중국 배가 이 지역에 머문 최장 기록이다.

후쿠시마(福島) 제1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친 부장이 “해양 방출은 인류 건강, 안전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라며 “일본은 책임을 갖고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하야시 외상은 오염수의 해양 방류는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중국의 반대 움직임에 항의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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