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패장] 성장한 선수들에 울먹인 최태웅 감독 "우리 선수들, 엄지척"

안희수 2023. 4. 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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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사진=KOVO


'패장' 최태웅(47) 현대캐피탈 감독이 소속 선수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현대캐피탈은 3일 천안 유관순 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챔피언 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3(25-23, 25-13, 22-25, 17-25, 11-15)으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무승 2패로 밀려 있던 상황에서 1·2세트를 잡고 반격을 예고했지만, 3세트 초반 정지석에게 연속 서브 에이스를 허용한 뒤 급격히 경기력이 흔들렸다. 4세트는 연속 7실점 하며 승기를 내줬다. 5세트 초반에도 쉬고 나왔던 주포 허수봉이 연속으로 블로킹을 허용하며 기세를 내줬다. 결국 3차전에서도 패하며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현대캐피탈은 2020~21시즌부터 리빌딩에 돌입했다. 주축 선수였던 미들 블로커 신영석을 한국전력에 내주며 유망주를 영입했다. 팀 리더였던 문성민의 출전 시간도 줄여야 했다. 배구 명가는 그렇게 리빌딩과 성적을 맞바꿨다. 2020~21, 2021~22시즌 연속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그사이 허수봉이 에이스로 성장했고, 다른 선수들도 경험을 쌓았다. 올 시즌 대한항공의 독주를 위협하며 2위까지 올랐고, 주포 전광인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 속에서 포스트시즌(PS)도 잘 치러냈다. 비록 마지막에 웃진 못했지만, 실패한 시즌으로 보긴 어렵다. 

최태웅 감독은 챔프전 3차전이 끝난 뒤 "대한항공의 우승을 축하한다"고 가장 먼저 말했다. 이어 "젊은 선수들이 내 생각보다 부담감을 덜 갖고 PS를 치렀다. 경기력은 더 좋았다. 이게 우리 팀 세대교체의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총평했다. 

최 감독은 자신을 자책했다. 왕조 시절 멤버와 비교해 경험이 적은 선수들도 봄 배구를 치러야 했고,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선수들은 오히려 즐기면서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 최 감독은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 그런 기운이 선수들에게 전해졌을 텐데, 참아 주고 더 재밌게 PS 경기를 치르는 모습을 보니 좋았다"고 했다. 이 말을 하며 최 감독은 울먹였다. 

하위권에 있던 시간 동안 마음고생도 컸다. 최태웅 감독은 "리빌딩은 다시 못할 일"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왕조 시절 선배들과 비교되며 마음고생 한 선수들이 마음에 쓰였다. 하지만 결국 정상을 노리는 팀으로 다시 올라섰고, 이 결과에 보람을 느꼈다. 최 감독은 "지난 시간이 헛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감독은 마지막으로 잘 싸운 현대캐피탈 선수들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워주고 싶다"라고 했다. 

천안=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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