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장관이 플레이보이 표지 모델로…佛정치권도 당혹

구나리 2023. 4. 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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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하는 연금 개혁 반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마를렌 시아파(40) 사회적 경제 담당 국무장관이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표지모델로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플레이보이 프랑스판은 오는 8일 자 4월호에 12쪽 분량의 마를렌 시아파 국무장관의 인터뷰와 함께 흰색 드레스를 입은 그의 사진을 표지에 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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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를렌 시아파 사회적경제담당 국무장관
동료 정치인 "경망스럽다" 비판도 거세

프랑스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하는 연금 개혁 반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마를렌 시아파(40) 사회적 경제 담당 국무장관이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표지모델로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출처=마를렌 시아파 SNS]

2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플레이보이 프랑스판은 오는 8일 자 4월호에 12쪽 분량의 마를렌 시아파 국무장관의 인터뷰와 함께 흰색 드레스를 입은 그의 사진을 표지에 실을 예정이다.

시아파 장관은 페미니즘과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 여성의 권리, 정치와 지구 온난화, 문학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 위해 플레이보이와의 인터뷰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를렌 시아파 재정경재부 사회연대경제 담당 국무장관[사진출처=AP·연합뉴스]

이 사실을 처음 보도한 현지 신문 '파리지앵'은 시아파 장관이 모두 옷을 입은 상태로 등장하지만, 프랑스 국기를 몸에 두르는 등 자극적인 포즈를 취한 사진도 있다고 전했다.

유출된 일부 사진에서 시아파 장관은 한쪽 어깨를 드러낸 긴 흰색 롱드레스나 나비넥타이를 두른 풍성한 흰 드레스를 입었다. 사진 중에는 '속박에서 벗어난 장관'이라는 설명이 달렸다고 전했다.

동료 정치인들 사이에도 '갑론을박'

'플레이보이' 상징 토끼 로고. [사진출처=연합뉴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집권당(르네상스 당) 안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엘리자베스 보른 총리는 1일 시아파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최근 석 달 동안 연금 개혁 반대 시위로 온 나라가 들끓는 상황에 비춰 "부적절하게 처신했다"라고 꾸짖은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당 동료인 루도비치 멘데스 의원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만우절 거짓말인 줄 알았다"며 "페미니스트로서의 투쟁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싸움을 왜 플레이보이지에서 봐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야당에서는 거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연금 개혁 문제로부터 이목을 분산시키려는 정부의 계략이라는 것이다. 야당은 최근 마크롱 대통령이 어린이 잡지 피프(Pif)와 한 인터뷰 역시 함께 지적하고 있다.

장뤼크 멜랑숑 LFI(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대표는 "프랑스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라고 트위터에 의견을 냈다.

페미니스트인 상드린 녹색당 의원은 "경망스럽다"고 비난했다. "지금 사회적 위기 속에서 질서를 유지하려 애쓰고 있고,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사람들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피프나 플레이보이 인터뷰로 연막을 치려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아파 장관을 두고 "인격적인 여성"이라고 부르며 그를 옹호했다. 다르마냉 장관은 "시아파는 저와 다르지만, 저와 같은 스타일을 가진 용기 있는 여성 정치인이라고 말하고 싶었다"라고 말하며 시아파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시아파 장관 "프랑스에서 여성은 자유롭다"

시아파 장관은 자신을 향한 비난이 위선적이라고 받아쳤다.

시아파 장관은 트위터에 "여성들이 자기 몸을 지킬 권리를 옹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프랑스에서 여성은 자유롭다"며 "배신자들과 위선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라고 올렸다.

한편 시아파 장관은 성(性) 관련 저서를 쓰면서 활발하게 페미니즘 운동을 하다가 2017년 마크롱 대통령에 의해 성평등부 장관으로 발탁돼 입각했다. 그는 길거리에서 '캣콜링(길거리를 지나는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며 성희롱을 하는 행위)'을 하는 남성에게 즉각 벌금을 거둘 수 있는 법령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시아파 장관은 입각 후 몇차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시아파 장관은 2021년에 자신을 사피오섹슈얼(sapiosexual, 상대의 지성에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밝혔고, 자신이 쓴 책 속 여성 주인공의 입을 통해 77세의 알랭 쥐페 전 총리를 가리켜 "프랑스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라고 언급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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