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 킥보드에 무정부 상태" 파리市, 대여 서비스 퇴출 추진
프랑스 파리시(市)에서 전동 킥보드 대여 서비스가 금지될 전망이다.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2일(현지시간) 파리 20개 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동 킥보드 대여 서비스를 지속할지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시행했다. 개표 결과 반대표가 약 90%에 달했다.
투표율은 유권자 138만 명 가운데 7%에 그쳤으나, 파리시는 투표율과 상관없이 투표 결과를 따를 방침이다. 주민투표 결과 자체는 이를 강제할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앞서 투표 결과에 따라 대여용 전동 킥보드의 운명을 정하겠다고 파리 시장이 밝힌 바 있다. 단 이번 투표 결과는 개인 소유의 전동 킥보드 사용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에 따라 파리시는 오는 8월 31일 만료되는 라임·도트·티어 등 주요 전동 킥보드 업체 3곳과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업체는 파리시에서 전동 킥보드 약 1만5000대를 운영 중이다. 프랑스 전역의 200여 곳 도시와 마을에선 전동 킥보드 대여가 하루 10만건가량 이뤄지고 있다.
이로써 파리는 유럽 주요 도시 중 전동 킥보드 대여 서비스를 금지하는 유일한 도시가 된다. 파리는 지난 2018년에 전동 킥보드 대여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러나 전동 킥보드 사용자들이 인도 주행 금지 위반, 난폭·음주 운전, 무분별한 주차 등으로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키면서 이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해 파리에서 전동 킥보드 관련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459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2021년 6월 파리 센강변에선 한 대에 2명이 올라탄 전동 킥보드에 31세 이탈리아 여성이 치여 숨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투표 결과에 전동 킥보드 반대론자 측은 환호했다. 전동 킥보드 사고 피해자를 대변하는 자선단체 '아파코비'의 공동 설립자 아르노 킬바사는 "우리가 4년 넘게 싸워온 결과"라며 "모든 파리 시민들은 보도에서도, 길을 건널 때도 긴장된다고 한다. 이게 바로 반대표를 던진 이유"라고 밝혔다.
이번 주민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졌다는 파리 시민 수전 램버트(50)는 AFP통신에 "파리는 무정부 상태(anarchy)가 됐다"며 "더는 보행자를 위한 공간이 없다"고 말했다. 이달고 시장도 이날 투표장에서 "전동 킥보드 비즈니스 모델은 10분에 5유로(약 7100원)로 매우 비싸다"며 "(전동 킥보드는)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많은 사고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전동 킥보드 대여 업계 라임의 프랑스 지사 관계자는 AFP통신에 "미국 워싱턴, 영국 런던, 스페인 마드리드 등에선 전동 킥보드가 확장하는 추세인데, 파리의 정책은 시류에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전동 킥보드 자체를 금지할 게 아니라 규제 강화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 말 프랑스 정부는 전동 킥보드 운행 가능 최소 연령을 12세에서 14세로 상향하고, 한 대에 2명이 함께 탑승할 시 부과하는 벌금을 기존 35유로(약 5만 원)에서 135유로(약 19만 원)로 올리는 등 보다 강화된 규제를 발표한 바 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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