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대신 스테디셀러" 美 기업들 인플레 시대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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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상(신제품)이 자취를 감췄다."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해 미국 기업들의 신제품 출시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장난감 기업인 베이직 펀은 일반적으로 연간 4개의 신제품을 출시하나, 지난해에는 1개를 내놓는데 그쳤다.
신제품을 출시하기 보다는 기존 인기 제품의 색상과 원단을 다양화해 판매하는 쪽으로 집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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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 신상품 출시, 2020년보다 13% 감소
코로나 영향도…모험보다 안정적 경영 주력
"미국 신상(신제품)이 자취를 감췄다."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해 미국 기업들의 신제품 출시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얼어붙은 경기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기업들이 신제품 출시보다 스테디셀러 판매의 비중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조사업체 서카나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 잡화 신상품 출시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보다 13%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잡화 중에서도 미용, 신발, IT, 소형가전, 장난감 부문에서 신제품 출시가 크게 줄었다.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잡화 신상품 중 IT 비중은 2020년 23%에서 2022년 19.1%로 줄었다. 신발은 20.1%에서 19.5%, 미용은 17.3%에서 14.6%, 소형가전은 15.9%에서 11.5%로 감소했다.
미국 장난감 기업인 베이직 펀은 일반적으로 연간 4개의 신제품을 출시하나, 지난해에는 1개를 내놓는데 그쳤다. 올 가을에 출시가 예정됐던 수집용 피규어 '리틀 펫 숍' 신제품도 6개월 이상 늦춘 내년 봄 선보이기로 했다.
신제춤 출시를 꺼려하는 건 소비재 기업 뿐만이 아니다. 로버트 아이거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새로움을 선보이려고 만화책 캐릭터와 이야기를 TV 쇼나 마블 영화로 발전시키는 건 경계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후속편이 우리에겐 잘 맞는다"고 말했다.
기업의 신제품 기피 현상의 배경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꼽을 수 있다. 팬데믹 초기 공급망 불안으로 시장에 제품이 부족해지자 수요가 폭발했다. 이후 공급망이 안정되면서 기업들이 제품 생산을 늘렸지만 이는 초과 공급으로 이어졌다. 특히 PC, TV 등 전자제품 중심으로 재고가 크게 늘었다. 반면,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치솟고 경기둔화 우려는 커졌다. 이 같은 경기 추세는 소비자 구매 여력을 떨어뜨리면서 기업 매출 축소에 가장 큰 요인으로 떠올랐다. 제이 포어맨 베이직 펀 CEO는 "공급망 불안은 올해 중순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플레이션, 소비 지출 둔화가 여전히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도 '모험보다 스테디셀러'라는 안정적인 경영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시간과 비용을 들여 신제품 개발에 매달리기 보다는, 유행을 타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얻는 스테디셀러 판매에 집중하는 추세다.
의류업체인 아메리칸 패션 네트워크는 중대형 판매점에서 티셔츠, 탱크탑, 후드티와 같은 기본형 제품 진열 비중을 코로나19 전인 2019년 50% 초반에서 현재 60%까지 확대했다. 신제품을 출시하기 보다는 기존 인기 제품의 색상과 원단을 다양화해 판매하는 쪽으로 집중한 것이다. 의류업체인 갭의 밥 마틴 CEO는 "재고가 기업의 혁신 동력을 저해한다"며 "강점인 창의력 발휘를 중단하고 안전하게 플레이하면서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한 베팅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밝혔다.
WSJ는 "PC부터 치마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조·소매업체들이 지난 수년간 팬데믹 혼란으로 인기 있는 상품에 의존했고 혁신을 중단했고, 소비자 수요 변화와 경기침체 전망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며 "똑같은 스타일들만 판매되면서 미국인들의 쇼핑이 지루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대형 백화점 체인인 노드스톰은 올해 재고 판매가 지난해 보다 10% 이상 늘어난 만큼 앞으로 신상품 입고와 판매 여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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