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나선 일론 머스크, 2개의 승부수 [3분 미국주식]
‘트위터 2.0’ 발표…‘도지 소송’ 대응 시작
7일 ‘성금요일’ 휴장…3월 신규 고용 발표
세계 2위 재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속을 앓아온 SNS 플랫폼 트위터, 암호화폐 도지코인을 놓고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주말 ‘트위터 2.0’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도지코인 소송과 관련해 변호인단을 꾸리고 대응에 나섰다. 다만 머스크의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테슬라 경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테슬라의 1분기 차량 인도 대수는 월스트리트 전망치를 밑돌았다. 테슬라 주가는 3일(현지시간) 개장하는 미국 뉴욕증시에서 하방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뉴욕증시는 4월 첫 거래일인 이날부터 2분기를 시작한다. 부활절(4월 9일)을 이틀 앞둔 오는 7일 ‘성금요일(Good Friday)’ 휴장에 따라 이번 주 뉴욕증시는 4거래일간 진행된다.
지난달 미국 은행권 위기로 시장의 시야에서 멀어졌던 머스크는 ‘트위터 2.0’ 계획을 발표하고 모처럼 월스트리트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일 “머스크가 직원들에게 ‘트위터 2.0’ 계획을 설명하며 ‘2500억 달러(약 328조원) 이상 가치의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SNS 플랫폼 트위터는 머스크에게 유일한 대중 소통창구다. 그와 연결된 팔로어 수는 1억3320만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머스크는 이런 트위터를 개조하겠다며 지난해 10월 인수했고, 곧바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비상장사로 전환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2.0’ 계획은 SNS 플랫폼과 더불어 메시지 송수신, 전자결제, 은행 기능을 장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의 전환이다. 머스크는 이 앱을 ‘에브리싱 앱’(everything app‧모든 것의 앱)이라고 불러왔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전부터 모든 기능을 하나로 모으는 모바일 앱에 대한 구상을 밝혀왔다. 지난해 5월 미국 팟캐스트 채널 ‘올인’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크리에이터들에게 수익원을 안겨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암호화폐든 법정통화든 앱에서 결제할 수 있다면 유익할 것”이라며 중국 빅테크 기업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앱 위챗을 성공 사례로 들었다.
머스크는 이미 전자결제 시스템을 개발한 경험을 가졌다. 미국 간편결제 플랫폼 페이팔을 1999년 피터 틸과 공동 창업했다. 페이팔은 2002년 이베이에 인수된 뒤 2015년부터 독립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후 머스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창업했다.
트위터의 현재 기업가치는 200억 달러(약 26조원)로 추산된다. 머스크 말대로 2500억 달러 이상 가치의 기업으로 성장하면 미국 1~2위 은행인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버금가는 수준에 도달한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시점에서 3년 안에 다시 기업공개(IPO)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만 ‘트위터 2.0’ 계획이 테슬라 주가에 당장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계획을 실현할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초기인 지난해 10~12월 테슬라 경영에 소홀했고 주식까지 팔아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이로 인해 테슬라 주가는 지난 1월 6일 101.81달러로 52주 신저가에 도달할 때까지 급전직하했다.
테슬라의 차량 인도 대수는 1분기에도 증가했지만 전망치를 하회했다. 테슬라는 이날 “분기 차량 인도 대수가 42만2875대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의 31만48대보다 36%, 직전인 지난해 4분기의 40만5278대보다 4%씩 늘어났다. 4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취합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43만2000대를 밑돌았다.
머스크에게 월스트리트의 시선을 돌린 또 하나의 소식은 도지코인 관련 소송이다. 미국 경제채널 CNBC는 지난 1일 “머스크와 변호인단이 지난달 31일 미국 뉴욕주 맨해튼 연방법원에 서류를 제출해 도지코인 관련 다단계 사기 혐의에 대한 소송을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암호화폐 투자자 키스 존슨은 지난해 6월 맨해튼 연방법원에 머스크, 테슬라, 스페이스X를 상대로 총액 2580억 달러(약 338조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존슨은 도지코인 폭락으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의 집단소송에서 대표자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존슨은 당시 “머스크는 도지코인에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홍보했다. 세계 최고 재벌(당시 기준)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과 즐거움을 위해 도지코인 다단계 사기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이날 맨해튼 연방법원에 낸 기각 요청 서류에서 도지코인 투자자들의 소송을 “머스크의 해롭지 않고, 가끔은 어리석은 트윗에 대한 공상적인 허구의 결과”라며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누구를 어떻게 속이려 했는지, 어떤 위험을 숨겼는지를 설명하지 않았다. 오로지 그의 발언만으로 사기를 주장했다”고 반론을 폈다.
‘밈 코인(meme coin)’으로 평가됐던 도지코인은 머스크의 지지를 받은 2021년 4월부터 급등해 같은 해 5월 한때 0.5달러를 넘어섰다. 머스크는 자신을 ‘도지 파더(도지코인의 아버지)’라고 칭할 만큼 도지코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미국 NBC방송 주말 예능프로그램 SNL에서 도지코인을 “사기”라고 농담으로 말해 폭락을 불러왔다.
도지코인은 변호인단을 꾸린 머스크의 소송 대응으로 다시 상승 전환했다. 한국시간으로 오전 7시20분 현재 미국 암호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1주 전보다 5.55% 상승한 0.0786(약 103원)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도지코인 매매가는 103원이다.
미국 노동부는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실업률을 오는 7일 발표한다. 발표 시점은 한국시간으로 같은 날 밤 9시30분으로 예정돼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해부터 물가·고용지표를 참고해 긴축 기조를 결정해 왔다. 따라서 3월 고용지표는 미국의 차기 기준금리를 결정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5월 정례회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가 23만5000명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했다. 31만1000명이 늘어난 지난 2월과 비교해 신규 고용의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내다본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 전문가들은 3월 실업률을 3.6%로 예상했다.
하지만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실업률의 발표일인 7일 뉴욕증시는 ‘성금요일’을 맞아 휴장한다. 성금요일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 처형을 당한 수난일을 말한다. 3월 고용지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다음 주에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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