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전시]'전시의 전시' 기획전·2023 금호영아티스트展 外
▲주제 기획전 '전시의 전시' = 국립현대미술관은 미술관의 전시를 소개하는 주제 기획전 '전시의 전시'를 7월 3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이하 청주관)에서 개최한다.
청주관은 지속해서 미술품수장센터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전시를 개최해왔다. 올해는 특히 청주관 개관 5주년, 서울관 개관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간 국립현대미술관은 연간 약 20건의 전시를 개최하며 수많은 담론을 생성하고 전시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지난 전시 중 ‘기념’을 위해 개최되었던 4개 전시를 다시 전시하며 전시를 통해 무엇인가를 기념한다는 것의 의미를 살펴본다. 또한 이번 전시는 미술관의 다양한 활동 중 ‘전시’자체에 주목하고 이미 종료된 전시를 소장품을 전시하듯 다시 전시함으로써 소장품 수집과는 다른 전시의 수집과 활용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전시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전시의 전시: 기술’에서는 전시를 완성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여러 가지 요소들을 살펴본다. 완성된 전시에서는 알 수 없었던 전시의 과정과 고려해야 할 기술적 요소들을 전시함으로써 하나의 전시를 완성하기 위한 과정과 결과를 공유한다. 두 번째 ‘전시의 전시: 기념’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지난 전시 중 ‘기념’을 주제로 한 4개 전시를 다시 살펴본다.
과거 미술관에서는 개관 기념, 광복, 작가의 탄생과 죽음, 국가 간의 수교 등 다양한 목적의 기념 전시가 개최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된 여러 기념 전시 중에서 광복 60주년 기념 '한국미술 100년(1부)'(2005)전, 미술관 개관 40주년 기념 '신호탄'(2009)전, 덕수궁관 개관 20주년 기념 '내가 사랑한 미술관: 근대의 걸작'(2018)전, 청주관 개관 기념 '별 헤는 날: 나와 당신의 이야기'(2018)전 등 4개 전시를 선정하여 재구성했다.
마지막 ‘전시 이후’에서는 전시 이후에 남겨진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다양한 분야의 전시 참여자들을 소개하고 이야기를 들어봄으로써 전시에 대한 다른 각도의 시선을 생각해본다. 이처럼 전시를 전시한다는 것은 이미 보였던 전시를 다시 펼쳐 보이거나 혹은 전시의 과정과 부산물 등 전시 자체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를 꺼내 보인다는 의미이다. 이번 기획전을 통해 전시의 의미와 목적, 역할 등 전시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생각함과 동시에 전시에 참여한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봄으로써 전시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는 새로운 기회를 마련할 것이다. 전시는 7월 30일까지 충북 청주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
▲김샨탈, 우주언, 이주영 '오해·오역·오독의 시 Misunderstood·Mistranslated·Misread Poem' = 이주영, 우주언, 김샨탈의 전시 '오해·오역·오독의시'는 2023 Shinhan Young Artist Festa 그룹 공모전에 선정된 작가들의 기획전이다. 작가들은 어떤 기호로도 표시되지 않은 기억의 잔여, 때론 추임새로 나타나며 발화하기 전의 공백, 더듬거리며 말하기를 시작한다. 세 작가는 언어의 기능적 한계를 짚어내며 드로잉, 설치, 영상, 웹 사이트와 사운드 등 혼합 매체로 언어의 시각화를 그려내고 있다. 번역 불가능성에 따른 언어적 실패는 왜곡, 생략, 소멸을 유도하며 기억의 망각은 근원에 가까운 목소리를 불러온다.
이주영은 사회 구성원 간의 소통에서 발생하는 언어의 권력과 위계, 그에 따른 위상에 대해 주목합니다. 화자의 몸 너머 혀끝 으로발화하는 순간, 언어의 본질적인 투명함이 사라지는 짙은 인상을 풍긴다. 언어의 내재적 힘을 표현하는 ‘검은 물 Blackwater’은 절대적이지만 불완전한 진실을 투영하며 언어의 근원을 묘사하는 작가의 방법론을 선보인다.
우주언은 신성시한 것과 추방된 것의 기원을 연구하며 통제, 감시, 억압의 작동 구조에서 배제된 비체의 자리를 확보하는 가상의 공동체 '리틀 시스터즈 언어창조회LSLCC'(2020-2023)를 설립한다. LSLCC는 가부장적인 관습과 제도에 따른 언어의 의미와 관념을 비틀기를 시도하며 의미가 붕괴된 장소를 제작한다. 작가는 이미지와 텍스트, 텍스트와 텍스트를 번역하는 작업을 수행하면서 완역의 가능성을 도모하지만, 번역의 실패가 필연적임을 직감한다. 행간을 이미지로 변환하는 배틀기, 수놓기, 바느질의 수행적 행위는 전문 번역가로서 완역의 가능성과 번역의 균열을 조장한다. 오독은 완역의 불가능성에 따라 발생한 서사의 가능성을 내포하며 다양한 층위의 청자가 배제되는 상황을 간과하지 않는 의지다.
전시는 묵음의 자리이자 서사가 가린 침묵의 자리를 찾으며 이주영, 우주언, 김샨탈은 언어의 진정한 장소를 모색한다. 너무나 많은 말이 오가는 시대가 전달하는 불확실하고 수다스러운 언어로부터 침묵과 망각의 자리를 선사한다. 전시는 5월 9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신한갤러리.
▲2023 금호영아티스트 1부 = 금호미술관은 23일까지 '2023 금호영아티스트전시 1부' 를 개최한다. 전시는 2022년 제 20회 금호영아티스트 공모 프로그램에 선정된 6명의 작가 중 김원진, 조재, 정영호 작가의 개인전으로 구성됐다 ,
김원진은 과거의 감정을 환기하는 사물의 조각을 참조해 그린 그림을 얇고 가늘게 오려 붙여 기억의 불완전성에 대해 고찰한다. 작가는 기록물을 소재로 한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통해 시간의 운동 속에서 상실되고 재구성되는 기억의 불완전한 속성을 물질화한다. 작가는 폐기된 책, 편지, 일기 등 지나간 시간의 이야기를 담은 기록물을 기억의 집합으로 보고 이를 변형한 작업으로써 원상태로 소환될 수 없는 기억의 상태를 구현한다.
정영호는 회화 설치 작업 컬러 사진 속 스크린 화면과 흑백 사진의 비균질성을 대조하여 세상을 감각하는 서로 다른 방식의 균형과 관계를 보여준다. 작가는 기술의 발전이 인식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해 사진을 수단으로 동시대 환경의 이해를 시도해왔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생각과 정보가 점점 간편하게 유통되는 현재의 소통 환경 속에서 표면 아래 존재하는 비가시적이고 이질적인 영역을 드러내는 방법을 모색한다. 예를 들어 온라인 공론장에서 교류되는 의견과 같은 무형의 데이터를 프린트로 조형한 후 촬영한 3D 작업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성질을 물리적으로 제시한다.
조재는 포스트 인터넷 시대 도시 곳곳에서 발견되는 디지털 이미지를 각종 산업 재료로 물질화해 인터넷 세계와 현실 세계의 상호작용을 시각화한 조각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네트워크화된 공간이 현실 공간을 침투하는 이른바 포스트 인터넷 시대에 도시 곳곳을 잠식하는 디지털 이미지에 주목하고 자기 참조적이고 반사적인 디지털 미감을 시각화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의 모방적관계를 제시하고 동시대의 지배적 감각이 무엇인지 질문한다. 전시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금호미술관.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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