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새 12억→18억…수도권 집값 반짝 반등? 대세 상승?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의 전세 계약이 6월에 만료되는 김모씨는 계약을 연장하는 대신 다른 아파트를 매수할 생각이다.
김씨가 사려고 하는 경기도 과천시의 한 아파트(전용 59㎡)의 경우 지난 1월까지만 해도 9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졌지만, 지난 2월에는 12억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김씨는 “머뭇거리면 가격이 더 뛸 것 같아 계약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책이 나온 올해 초부터 수도권 아파트 급매물이 거래되기 시작했고, 실거래가도 바닥을 찍고 오르는 양상이다.
2일 중앙일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10월 이후 수도권 아파트 거래 4만3734건을 분석한 결과, 단지와 전용면적이 동일한 경우 지난해 4분기(10~12월) 최저가보다 올해 1분기(1~3월)에 2억원 이상 오른 주택형이 112곳으로 조사됐다. 같은 면적이라도 동·층·향·구조에 따라 가격 편차가 나타나지만, 2억원 이상인 사례는 드물다.
서울의 주요 재건축 단지 중 하나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 전용 83㎡는 지난해 12월 17일 19억원(3층)에서 지난 2월 1일 25억원(13층)으로,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4단지 전용 108㎡는 지난해 12월 21일 12억3000만원(14층)에서 지난달 30일 18억3000만원(13층)으로 상승했다. 개포주공6단지 전용 83㎡의 역대 최고가는 28억5000만원(2021년 7월), 목동신시가지14단지 전용 108㎡는 21억5500만원(2021년 9월)으로 지난해 말 낙폭이 9억원에 가까웠다.
올해 거래가 10건 이상인 주택형으로 범위를 좁히면 과천시 부림동 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전용 84㎡의 반등 폭이 가장 크다. 2021년 12월 21억5000만원(21층)에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이 유형은 지난해 11월 21일 11억7000만원(5층)으로 9억8000만원이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 2월 13일에는 16억원(10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4932가구 규모의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용 59㎡의 경우 올해만 25건이 거래됐는데, 지난달 6일 지난해 최저가(9억3000만원·4층)에서 3억6000만원 오른 12억9000만원(10층)에 손바뀜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거래된 주택형 중 직전 거래가격보다 5% 이상 상승한 비중은 12월 10.0%에 불과했지만, 올해 3월(19일까지)에는 19.8%까지 올랐다.
한동안 주춤했던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이 다시 늘고 있는 추세도 보인다. 특히 최근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3채 중 1채는 2030대가 사들였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월 20~30대 젊은 층의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1만14건으로 전체 거래량(3만1337건)의 32%에 달했다. 2021년 1월(33%) 이후 2년1개월 만의 최고치다.
맞벌이하는 직장인 장모(36)씨는 최근 서울 강북구의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6억5000만원에 샀다. 그동안 모은 2억5000만원에 부모에게서 1억원을 빌렸고, 모자란 돈(취득세 포함 약 3억6000만원)은 연 4.25%의 특례보금자리론으로 마련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고금리 때문에 매수세가 붙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원·황의영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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