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세대가 몇 번 지나가도 진화 계속할 것"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이영광 입력 2023. 4. 2. 17: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정재훈 가천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

[이영광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3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월 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데 이어 3월 20일부터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다. 또한 3월 29일에는 코로나19 위기 단계 조정 로드맵이 발표되었다. 일상을 회복하는 지금 방역 상황과 함께 앞으로 개선할 점을 짚어보기 위해 지난 3월 29일 정재훈 가천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일상 회복이 점점 이뤄지는 것 같은데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세요?

"지금 방역 정책 남아 있는 걸 생각하면 의료기관이나 노인 요양시설에서 마스크 쓰는 의무 그리고 확진자 7일 자가 격리하는 것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다 해제된 상황이거든요. 우리나라가 작년 3월 정도부터 일상 회복을 위한 여러 가지 시도를 했었는데 그런 시도가 거의 끝나가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엔데믹 아니면 일상으로의 완전한 복귀를 의미하기까지는 아직 몇 가지가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 뭐가 남아 있나요?

"일단 엔데믹은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피해와 그 피해 규모가 평상시와 조금 다르지 않아야 된다는 의미가 있어요. 지금도 하루에 확진자가 1만 명 정도 나오고 치명률 같은 것을 감안하면 1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들이 계속 이어진다는 게 예전과 동일하단 의미가 아닌 거겠죠."

- 지금 마스크 의무 해제가 됐잖아요. 마스크 착용 안 해도 괜찮나요?

"마스크 착용 법적 의무가 없어진 거지 의학적 권고는 유지가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법적 의무가 없어졌다는 게 바로 마스크 착용이 의미가 없다는 걸로 해석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여전히 고위험군이거나 호흡기 질환 가능성이 있거나 아니면 자신의 건강 상황에 따라 마스크 쓰는 것은 충분히 이익이 되는 시기인 거고요. 우리나라에서 마스크 착용 많이 했던 이유가 코로나19 말고 다른 원인도 있었잖아요. 그런 것들은 도움이 충분히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마스크 착용 의무의 필요성이 조금 더 낮은 집단들은 분명히 존재하고 저는 그런 집단들이 어린아이들이라든지 아니면 활발하게 교육 활동을 하는 현장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현장에서 아직까지도 마스크 착용률이 굉장히 높고 전체적인 위험 인식이 예전으로 돌아가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지금 남아있는 게 두 가지인데 두 가지는 언제 즈음 해제될까요?

"저는 그런 법적 의무에서 포괄적인 의학적 권고로의 전환은 작년 연말 정도나 그 이전부터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고 생각을 해왔는데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방역 정책의 흐름 자체가 굉장히 방역 완화에 있어서는 신중한 기조로 갔었고 조금씩 미세 조정하는 형태로 갔어요.

방역 정책의 전반적인 로드맵에 대한 발표 이번 주에 있었죠. 거기 보면 4월 말이나 5월 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저는 그 정도가 되면  남아 있는 법적 의무도 없어지는 형태가 충분히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해요. 

그런데 확진자 격리 의무 같은 경우에는 확진자 격리 의무가 생각보다 굉장히 복잡한 문제예요. 첫 번째 과연 우리나라가 감염병에 걸렸을 때 아프면 쉴 수 있는 문화가 되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 있고, 두 번째 법적 의무가 존재하기 때문에 다양한 생활 지원이나 아니면 유급 병가라든지 그런 제도들이 유지가 되는 건데 그걸 우리가 보완할 사회적 준비가 되어 있냐는 요소들도 얽혀 있는 거죠."

다른 나라에 비해 잘 지나간 편이라고 생각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 정재훈 제공
-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3년 2개월이 되었어요. 지난 시간 되돌아보면 어때요?

"저는 우리나라의 방역 정책이 작년 3월을 기점으로 감염을 완전히 억제하는 정책에서 확산을 용인하더라도 피해 줄이는 방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루어냈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잘 됐다고 생각해요. 국제적인 지표로 보면 우리나라는 그래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 상당히 전환이 잘 이루어지고 피해를 최소화한 나라였다고 생각하는데요. 실제 내부적으로 돌아보면 많은 논란도 있었고 많은 어려움도 있었어요.

특히 국민과 소통하는 부분이나 아니면 국민들에게 국가 단위의 정책 집행하는 과정에서의 많은 어려움도 있었거든요. 3년이 지났으니까 과거에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평가하고 그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미래에 대해 준비하는 상황이 된 거로 생각하고요. 지금의 유행 곡선이나 아니면 피해의 전체적인 크기를 봤을 때 그래도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잘 지나간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 아쉬운 부분 꼽으라면 뭘까요?

"첫 번째로 우리나라가 과거 정책에 있어서 개인의 자유나 권리보다는 공익적인 접근이 항상 우선되었어요. 그러면 공익적 접근 하는 과정에서 과연 국민들에게 충분한 절차적 정당성을 보여줬고 그 절차적 정당성에서 국민들의 피해에 대한 보상이 잘 이루어졌었는지와 과도한 개인의 권리에 대한 침해는 없었는지 돌이켜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로 그래도 우리가 여러 가지 방역 정책에 있어서 실기를 하거나 아니면 결정적인 실수를 한 부분이 크게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그런 정책의 결정 과정에서 대중과 소통하고 대중의 이해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그걸 얼마나 잘했는지는 다시 한번 돌아볼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들에 조금 더 집중해야겠죠."

- 정부 방역 정책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정부 방역 정책이라고 하는 게 우리는 우리나라 상황을 너무 내부에서 잘 들여다보고 있고 내부의 혼란 같은 것들까지 다 경험하므로 뭔가 우리나라 방역 정책이 부드럽지 않게 항상 뭔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데요. 거시적인 관점으로 보면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방법으로 정책적 전환을 잘 이끌어냈지만 너무 신중한 부분들도 있고 또 너무 신중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도 있었어요.

그래도 우리나라 보건의료 제도나 우리나라 사회가 가지고 있는 한계 안에서는 어느 정도 정책적인 대응을 해냈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문제들이 앞으로 얼마나 제도를 정비할 수 있을 것인지 그다음에 그 제도에 맞게 미리 얼마나 선제적인 투자를 해둘 것인지를 고민할 시기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고민을 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대응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세부적인 정책 판단의 순간순간에 있어서의 후향적인 평가는 필요한 거죠."

- 고쳐야 할 부분을 꼽으라면 뭘까요?

"일단 우리나라 의료 구조에 있어서 감염병 같은 대규모 사회적 재난을 대비하기에 병상이나 의료기관의 공급 구조나 인력 구조 같은 것들이 적절한 형태였는지 고민해 봐야 될 것 같고요. 그다음에 이런 사회적 재난에 있어서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가 잘 형성되어 있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코로나에 대해 열린 결말이 될 것 같다고 하셨더라고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일단 코로나19가 완전히 없어진 상황에서 일상 회복을 맞이한 게 아니라 인류와 공존하는 상황에서 일종의 일상 회복이 이루어졌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변이의 등장이라거나 아니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있어 굉장히 위험이 있는 요소가 하나 더 추가됐다는 관점으로 보면 깔끔한 결말이 아닌 거라고 생각하고요. 또 하나는 대부분 국가에서 승리 선언 같은 걸 2021년부터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안 됐어요. 그래서 그런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 코로나19가 완전 종결되진 않을까요?

"코로나19는 몇십 년이 지나도 검출이 될 거고 세대가 몇 번이 지나가도 인류와 계속 같이 있으면서 진화를 계속하리라는 건 명백한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미래를 위해서 준비하는 시기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전환 로드맵을 발표한 3월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 검사센터 앞에 한 시민이 앉아 있다. 일상회복을 위해 3단계로 나눠 방역과 의료 대응 수위를 조절할 예정이며 이르면 5월 위기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낮아지고 격리 기간도 7일에서 5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 연합뉴스
- 최근 보도를 보면 코로나19가 너구리에서 나왔다는 말도 있는 것 같은데.

"저는 그런 요소들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누구나 납득할 수 있을 만한 결론을 내리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일 거라고 생각하고요. 물론 모든 가능성이 있겠죠. 그런데 그 가능성도 이미 너무나 예전이고 또 초기에 조사 같은 것들은 다 기록이 없거나 조사를 하는 데 실패했었기 때문에, 어디에서 나왔고 어디에서 진행됐는지 밝혀지기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금 밝히는 게 무의미할 수도 있을까요?

"저는 무의미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요. 근데 그게 누구나 납득할 만한 결론이 나오는 게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을 하는 겁니다. 할 수 있으면 미래의 팬데믹에 대응하는 관점에서 도움은 되겠죠. 그런데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할 거냐에서 그게 가능할 만한 과학적 근거가 남아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앞으로도 또 다른 질병에 대한 팬데믹이 올 텐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이번 팬데믹에서 많은 국가들의 교훈이 뭐냐 하면 감염병도 결국 예방하는 게 큰 팬데믹이 터지고 나서 거기에 대한 대응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비용이 싸다는 점이거든요.

그렇다면 이번에 발전한 과학 기술도 있고 발전한 시스템들도 있으니까 그 시스템들을 평상시에 얼마나 녹여서 운영할 수 있을 것인지, 그다음에 새로운 감염병은 어떻게 발견하고 그런 감염병의 위협에 대해 어떠한 시스템을 만들어 놔야 되는가를 고민해야 되는 시기라고 생각하고요. 지난 3년 동안 정말 많은 기술적인 발전이 있었고 과학적인 성취들이 있었기 때문에 미리미리 투자하고 준비한다면 이것보다는 조금 더 잘 대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지금 팬데믹 주기가 짧아지고 있는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팬데믹 주기가 짧아진다는 관점보다 병원체가 드러나고 노출이 되는 주기가 짧아지고 국가 간 교류가 활발하기 때문에 한 국가에서 막지 못했을 때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속도가 매우 빨라진다는 게 사실인 것 같거든요. 그래서 과학 기술의 발전만큼 얼마나 현실 세계에 적용하고 우리가 그걸 미리 대비할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요?

"국가 간 협력도 중요하고요, 감염병에 대해 연구할 수 있는 사람도 필요한 거고요, 또 인프라도 필요한 거고요. 의료 대응이나 방역 대응 관점이 국내를 넘어서서 장기적으로 감염병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더 이해하고 있냐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될 거거든요. 그래서 그런 쪽은 계속해서 발전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그걸 할 수 없다는 게 이 감염병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하고요. 예상되는 시나리오 같은 것들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미지의 세계로 또 넘어가는 거죠. 그러니까 그때의 대응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준비해야 되는 일이고요. 인플루엔자가 될 수도 있고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가 될 수도 있고 호흡기 바이러스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계속해서 위협은 있을 거고 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역사가 인류의 역사이거든요. 그 인류의 역사가 앞으로도 반복이 될 거다 정도의 이야기는 할 수 있겠죠."

- 국민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국민들께서 감염병이나 팬데믹에 대해서 개인적인 경험과 이해도가 많이 높아져 있기 때문에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이 그때도 잘 적용이 되고요. 또 하나의 문제는 그러면 또 발전된 과학기술 바탕으로 새로운 백신 접종이나 아니면 감염병의 새로운 사회적 대응 조치들이 마련이 됐을 때 저는 굉장히 걱정되는 부분이거든요. 국민들이 잘 따라오실 수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국민들이 이 상황에 대해서 잘 이해하시고 과학적인 소통이 가능하게 하는 게 전문가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거의 일상으로 가까이 왔는데 일상이라고 하는 것이 생각보다 지키기 굉장히 어려운 거고 지키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투자가 되는 것들인데요. 지금은 미래를 위해서 준비하는 시기라고 생각하고요. 미래의 준비 기초는 과거에 했던 일들에 대한 반성인 거거든요. 그래서 그런 과학적인 평가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