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나의 신앙]원우현(20)다정한 주님의 음성이 들렸다 “너는 믿음으로 받아 드려라”

유영대 2023. 4. 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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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법 개척자’ 원우현 온누리교회 사역장로
몽골에 국제언론연구원과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설립 이야기
2016년 6월 몽골 초원에서 아내 이방숙 권사(가운데)와 함께 했다. 왼쪽 필자.


2016년 2월 추운 겨울, 서울 종로구 소격동 2층 식당에서 양유식 장로와 K총장을 대면했다.

K총장은 처음 뵙는 분이었다. 미팅 장소 소격동은 삼청동에 살 때 익숙한 이웃 동네였다.

양 장로가 옆에 앉은 K총장을 소개했다.

온누리교회 몽골 예배사역 간사를 하다 몽골 선교사로 파견됐고, 지금은 몽골국제대학(MIU) 총장을 맡고 있다고 했다.

나는 당시 온누리교회에서 외국인근로자를 중심으로 13개 종족 예배를 지원하던 M센터 담당 장로였다.

2016년 6월 몽골국제대학(MIU) 캠퍼스에서 이 대학 교수들과 함께 했다. 앞줄 오른쪽부터 아내 이방숙 연세대 명예 교수, 원우현 MIU 부총장인 필자, 권오문 MIU 총장,


2017년 11월 몽골국제대학(MIU) 학과 경연 축제에 참가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부 첫 입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현재 온누리교회와 몽골국제대학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하지만 당시에는 온누리교회가 몽골국제대학의 상법상 주인인 이사장 교회였다.

K총장은 이 대학 행정총괄 책임자이고, 이사장인 온누리교회와 긴밀한 협조를 해야 했다.

말을 듣다 보니 K 총장은 몽골에 상주하면서 그 사회에 익숙했다.

게다가 총장 직함으로 20여 년 이상 독립적으로 난제를 해결하면서 주인 역활을 하고 있었다.

바로 그 K 총장이 입을 열었다.

“몽골국제대학에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전공 학부(Media and Communication department)신설 허가를 몽골 교육부에서 받았습니다. 동시에 중앙아시아와 서방을 연계하는 국제언론미디어국제연구원(International Institute for Media and Communication)의 창설도 추진해도 좋겠습니다.(여기서 MC department나 IIMC는 내가 작명했다.)”

그는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지금까지 몽골엔 사회주의 이론 배경의 신문방송학과가 여럿 있고 학문적인 전통도 있습니다. ​그러나 서방과 개방 후 미국의 언론을 주로 대처해야 하는데 몽골내에는 저널리즘 교육과 이론을 담당할 학과는 전무한 상태입니다. 몽골 정부는 서방 언론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영어로 강의하는 외국인 선교재단인 MIU에 MC학과를 특별히 허가해 주었습니다.

몽골 국제대학(Mongolia International University)의 전 교육 과정은 영어로 하고, 이번 학과와 국제언론 연구원을 인가를 받는 모든 절차도 영어로 준비해야 합니다. 신설되는 MC 학부 4년 교과과정도 최첨단 미국 저널리즘(Journalism) 교과과정 자료를 업데이트(update)하는 게 필수 조건입니다.“

필자 이야기를 좀 하자면, 1998년 11월 장로 장립 이전에 교회 기관지 ‘온누리신문’ 편집국장과 잡지 ‘빛과 소금’ 대담자로 활동한 적이 있다.

실제 봉사한 것 보다 매스컴에 사진과 기사로 큼직한(?) 홍보 효과를 누렸다.

일반 세상과 구별돼야 할 교회에서 과분하게 드러나는게 계면쩍었다. 무엇보다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웠다.

그래서 온누리교회에서도 가장 어렵고 변방이 있는지 살펴봤다.

마침내 외국인근로자를 전도하는 사역을 하고 있는 M센터를 찾았다.

바로 이방 땅이요, 대형 교회의 구조에선 황무지인 걸 알게 됐다.

그러나 주님이 보시기엔 M센터야말로 선교의 황금 어장이었다.

​무슬림, 힌두교 등 이교도들이 제발로 찾아오는 보배로운 선교 현장이 아닌가(지금은 다 아는 얘기가 됐지만…).

외국인근로자들은 일을 마치면 대부분 본국으로 돌아간다.

교회 모임이나 주요 의사 결정을 위한 투표에는 대부분 참여하지 않는다.

성도의 교제를 오래 나누기에는 한계가 있다.

M센터 장로로서 외국인근로자와 함께 호흡하고 예배하고 전도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그 나라 현장을 답사하고 단기 선교 여행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나는 어리석게도 선교지 방문을 위한 항공료 등 비용을 아껴 현지 선교사를 물질로 후원하고 중보 기도로 보이지 않게 돕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믿었다.

그래도 한편에는 선교를 위해 해외 나간 일이 별로 없는 게 맞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70세 장로 은퇴 후 5년이 지난 75세 나이에, 그것도 한 번도 가 본 일이 없는 몽골에 장기 선교로 청빙을 받으며 당혹스러웠다.

표정까지 변했다.

"총장님, 나 말고도 영어 잘하는 언론학 전문가가 서울에 많습니다. 저는 나이도 많고 몽골을 선교 대상국으로 간절히 기도해 본 적도 없었습니다. 75세에 외국생활을 하며 자립할 능력도 감퇴되는 것 같구요…."

그러자 젊은 K총장은 다부지게 구체적으로 다그쳤다.

"학과장 자리는 별로 높은 자리는 아니지만 조건이 좀 복잡합니다. 첫째 언론학을 영어로 강의한 경험, 둘째 언론학 분야의 상당한 저술과 업적, 셋째 MC 분야의 원장, 학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행정 경험이 풍부해야 합니다. 넷째로 더 중요한 점은 교회의 장로로서 소명과 영적 소통이 필요합니다. 우리 대학은 구한말 연희전문학교 초창기처럼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고등교육과 선교적 사명을 실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전문가는 원우현 박사님, 장로님이라고 사료돼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고민에 빠졌다. 주님께 기도했다. 그러자 주님이 다정한 음성이 들렸다.

​“너는 내 것이다. 내가 사자를 보내서 청하는 것을 너는 믿음으로 받아 드려라.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서 신실하게 최선을 다하라.”

"너의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시 37:5)

정리=유영대 종교기획위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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