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액·적자는 개선 신호, 반도체·중국 급락 여전…2분기는?

정종훈 2023. 4. 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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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부산 남구 부산항 감만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수출이 6개월째 역성장을 이어가면서 무역수지 적자도 46억 달러 늘었다. 반도체·중국 발(發) 수출 감소세가 여전하지만, 수출액과 무역적자는 연초 대비 개선되는 양상이다. 엇갈리는 신호에 2분기 수출이 '마이너스'(-)와 헤어질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관세청에 따르면 3월 수출액은 551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6% 감소했다. 수입액은 같은 기간 6.4% 감소한 597억5000만 달러였다. 수입보다 수출이 더 줄면서 한 달간 무역적자는 46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2000만 달러)부터 13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이다. 올해 누적 적자 규모는 224억 달러로 커졌다.

수출은 지난해 10월(-5.8%) 이후 6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산업부는 글로벌 경기 둔화, 반도체 업황 악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15대 주요 품목 가운데 자동차(64.2%), 이차전지(1%)를 뺀 나머지 13개 수출은 모두 1년 전보다 감소했다.

특히 1위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전년 동기 대비 34.5% 감소하면서 8개월째 역성장을 이어갔다.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수요 약세·재고 증가로 하락했고, 시스템 반도체 수출도 줄었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월 기준 역대 최대인 62억2000만 달러로 체면치레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지역별로는 중국과 아세안, 일본, 유럽연합(EU) 등에서 수출이 줄었다. 대(對) 중국 수출은 1년 전보다 33.4% 줄었다. 10개월 연속 역성장인데, 이 기간 중 지난달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대중 무역적자도 27억7000만 달러로 6개월째 마이너스 신세를 면치 못했다.

1분기 내내 무역 전선에 먹구름이 가득했지만, 그나마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났다. 지난달 수출액은 지난해 9월(571억8000만 달러) 이후 반년 만에 550억 달러 선을 다시 넘어섰다. 특히 올해 1월(463억8000만 달러), 2월(501억1000만 달러) 등 연초와 비교하면 회복세가 두드러진다.

월간 무역적자도 지난해 9월(-38억4000만 달러) 이후 가장 적은 편이다. 역대 최대치를 찍은 올 1월(-125억1000만 달러)보다 대폭 줄었다. 중국·일본·중동 등에서 손해를 보는 구조는 여전하지만, 미국·아세안·인도 등의 흑자로 일정 부분 메우고 있다. 특히 3대 에너지원 수입이 원유(-6.1%)·가스(-25%) 중심으로 주춤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다. 겨울을 지나면서 에너지 수입 '고공행진'에 따른 적자가 개선되는 효과를 보인 것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렇다 보니 2분기 중 가시적인 수출·무역수지 회복을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반도체 업황 개선 등의 기대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중국 내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해 12월 47에서 지난달 51.9로 올랐다. 주요 투자은행(IB)은 3월 들어 미국·중국·유럽 등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의 소비·투자 지표가 조금 좋아진 만큼 몇달 시차를 거쳐 대중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 유럽·북미 등의 경기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편"이라면서 "전체 수출액도 하반기 본격 반등세를 나타내면서 지난해와 거의 비슷할 듯하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90.9(기준치 100)로 1분기보다 수출 경기가 악화할 거란 데 무게가 실렸다. 무역협회는 최근 들어 반도체·컴퓨터·디스플레이 등의 연내 수출 부진이 계속될 거란 전망을 내놨다. 미·중 반도체 갈등도 단기적으로는 수출 악화에 영향을 미칠 거란 지적이 나온다.

장상식 무협 동향분석실장은 "에너지 수입 감소 등으로 최악의 국면은 지나고 있다. 2분기에 좋아져도 수출 감소와 무역적자라는 추세 자체가 곧바로 바뀌긴 어렵다"면서 "특히 반도체가 중국 등 수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올해 단가·물량 모두 떨어져서 하반기 이후에야 반전을 노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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