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3%대까지 떨어졌다…하반기에도? 안심 못할 이유 셋
주요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약 1년 만에 3%대까지 내려왔다. 금융 위기 우려에 기준금리 인상이 곧 멈출 수 있다는 기대가 미리 시장 금리에 반영된 영향이다. 다만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는 변수가 남았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1년 만에 대출금리 ‘3%’
대출금리가 한 달 새 급락한 것은 대출 상품의 지표가 되는 주요 채권 금리가 떨어져서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의 기준인 은행채 5년물 금리(4.478%→3.953%)는 0.525%포인트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인 신규 취급액 코픽스(3.82→3.53%)와 신용대출의 기준인 은행채 1년물(3.932→3.593%)도 각각 떨어졌다. 지표금리가 떨어지면, 조달 비용이 줄기 때문에 대출금리도 낮아진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가산금리를 내린 것도 대출금리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주요 은행의 대출금리가 떨어지면서 정책 대출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의 매력도 줄었다. ‘특례보금자리론’의 이번 달 금리는 4.05~4.45%다. 우대금리까지 치면 최대 3.25%까지 낮아질 수는 있지만, 대부분 4%대 금리를 받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시중 은행 대출금리와 큰 차이가 없다.
통화정책 ‘피벗’ 기대감이 금리 낮춰
실제 2일 오후 3시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오는 5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동결 확률을 절반이 넘는 51.6%로 예측했다. 오는 12월에는 FOMC에서는 기준금리가 4.25~4.5%를 기록할 것이라는 확률이 34.5%로 가장 많았다. 이는 현재(4.75~5%)보다 기준금리가 0.5%포인트 낮아져야 한다.
금융 불안 대출 문턱 높일 수도
최근 금융 불안이 대출 문턱을 오히려 높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코코본드’ 불안에 국내 주요 시중 은행들이 차환(새 채권을 발행해 기존 채권을 갚는 것) 없는 조기상환(콜옵션 행사)에 나선 것도 문제다. ‘코코본드’는 회계상 자본으로 치는데, 일정 수준의 자본비율을 유지해야 하는 은행들은 상환한 ‘코코본드’ 만큼 추가 자본을 쌓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면,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도 대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은 경기침체로 인한 대출 부실화 가능성에 대비해 현재 0%인 경기대응완충자본을 오는 2~3분기 중에 추가 적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은행별 스트레스 테스트에 따라 자본 적립 의무도 부과할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을 통해 추가 충당금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은행의 대출 여력은 더 줄어든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최근 보고서에서 “현 상황에서 강도 높은 자본규제 강화는 자칫 은행의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신용 공급 기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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