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필립얀시· ‘암’김동호목사는 병마에도 왜 담대한가

신은정 입력 2023. 4. 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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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 중인 목회자, 유명 기독작가가 질병이라는 고난을 극복하는 자세
미국 유명 기독교 작가인 필립 얀시와 김동호 목사(오른쪽)의 모습. 각 블로그와 페이스북 캡처

‘세상에 고통이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특히 크고 작은 질병과 싸우는 환자와 그 가족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아무도 원하지 않은 선물’의 저자인 외과의사 폴 브랜드는 ‘고통은 선물’이라고 단언한다. 선천적으로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한센인을 돌본 브랜드는 ‘신체 경고 시스템’인 고통이 하나님이 주신 축복임을 경험을 통해 절실히 깨달았다. ‘아무도 원하지 않은 선물’의 공저자인 유명 기독교 작가인 필립 얀시는 파킨슨을 진단받은 사실을 최근 공개하며 고통의 의미와 가치를 몸소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암 투병 중인 국내외 유명 목회자는 질병 이후의 삶이 되레 인생의 전성기라고 입을 모았다.

파킨슨 고백한 필립 얀시…‘고통’서 저자가 마주한 고통
미국 기독교 언론 ‘크리스채너티 투데이(Christianity Today·CT)’의 편집인이기도 한 얀시는 2월 말 블로그에 자신이 파킨슨병을 진단받았음을 털어놨다. 그는 고통에 관련한 저서를 여러 권 쓴 자신조차 “마법처럼 (파킨슨이) 내 삶에서 제거되기를고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고통은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밝힌 책 내용처럼 자신이 충실한 하나님 청지기의 최신 버전이 되길 소망했다.

그가 질병을 알게 된 것은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키를 타다가 넘어지는 사고를 겪었고, 이후 걸음걸이와 글씨가 눈에 띄게 이상해졌다. 병원을 찾았지만, 주치의는 “파킨슨에 걸릴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일상이 어려울 정도로 몸이 이상해졌고, 신경과 전문의를 만난 뒤 파킨슨 진단을 받았다. 진단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테니스와 비슷한 피클볼을 하다가 코트에서 앞으로 꼬꾸라졌고, 응급실에 실려 갔다. 그는 당시를 올리며 “평범한 것들을 할 수 없음을 인정하게 됐다”고 했다.

파킨슨 진단 후 피클볼 코트에서 넘어져 다친 모습을 블로그에 공개한 필립 얀시. 블로그 캡처

얀시는 친구가 보내온 시편 71편에서 9절인 ‘늙을 때에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 힘이 쇠약할 때에 나를 떠나지 마소서’라는 구절이 눈에 확 들어왔다면서 아내와 주변의 도움을 허락하신 하나님을 찬양했다. 그러면서 “선하시고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을 신뢰한다”고 했다.

3년래 3가지 암 연달아 김동호 목사…“고통은 새로운 기회였다”
서울 높은뜻숭의교회의 담임목사였던 에스겔선교회 현 대표인 김동호 목사는 2019년부터 해마다 폐, 전립선, 갑상선 암을 진단받았다. 그는 암과 관련한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자주 올렸다. 연이은 항암치료때문에 “몸무게가 58㎏까지 빠졌고 석 달 동안 4번 졸도했다”고 했던 김 목사는 “차라리 그냥 죽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였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죽음은 골리앗이고 나는 다윗’이라는 심정으로 유튜브에서 온라인 설교 영상인 ‘날기새(날마다 기막힌 새벽)’를 시작했다. 이는 삶의 목적이 된 중요한 사역으로 발전했다. 30만명에 가까운 이들이 그의 설교 채널을 구독하고 있다. ‘말씀 속에 숨어있는 은혜를 캐는 작업’인 설교 준비를 하면서 고통,두려움, 우울감을 몰아낼 수 있었다고 한 그는 “암에 안 걸렸으면 날기새 생각 못 했을 수도 있는데 날기새 생각하면 암도 축복처럼 느껴진다. 말도 안 되는 소리같지만 정말 그렇다”고 했다. “지난 4년은 내 인생의 전성기였었다”는 말도 남겼다.

발병 후 첫 수술을 마치고 환하게 웃고있는 김동호 목사. 페이스북 캡처

그는 “체력이 감당해 주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은혜가 됐다”며 “사도바울의 약할 때 강하다는 고백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암 투병을 하는 시기는 광야가 분명하지만, 그 시련을 통해 하나님만 의지하는 법을 배웠다고도 했다.

지난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는 우리가 흔히 하는 ‘하나님은 왜 내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하는 질문에 대한 고찰이 등장한다. “슬픔 아픔 고통 괴로움 죽음 등 우리를 힘들게 하고 우울하게 하고 힘들게 하는 세상의 모든 것들은 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이 아니다”며 하나님은 고난 속에서 우리를 건져내고 생명과 기쁨, 평안을 주시는 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호 목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설교 영상 '날마다 기막힌 새벽' 유튜브 화면 캡처

폐암 4기 로렌 커닝햄… 치료도 못 막는 사역 열정
세계적 선교단체인 예수전도단(YWAM) 창립자인 87세 전도사인 로렌 커닝햄 목사 역시 폐암 4기 진단을 사역에 박차를 가하는 수단쯤으로 여기는 듯 보였다. 아픈 사실을 공표한 지 며칠이 지나지 않은 지난달 말 세계 모든 언어로 성경 제작하는 사역에 참여한 커닝햄 목사의 모습이 공개됐다. 그러면서 “내일 4기 암 진단에 관련한 병원 예약이 돼 있다”며 “야심차지만 달성 가능한 목표의 완성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달라”고 했다.

말기 암 진단에도 사역을 멈추지 않는 로렌 커닝햄 목사. YWAM 페이스북 캡처

커닝햄 목사의 아내 달린 사모는 3월초 YWAM 페이스북에 “조직 검사와 CT 촬영 결과, 폐에 느리게 자라는 일부 결절이 암이란 사실이 밝혀졌다. (암세포가) 폐 외에도 뼈와 림프계 등 광범위하게 퍼졌다”며 남편의 암 진단을 알렸다. 달린 사모는 “기적적인 것은 암세포가 뇌까진 퍼지지 않았으며 커닝햄 목사는 지금 활동적이다. 성도들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라고 믿는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이번 일은 모든 것이 이상했다. 종양 관련 전문의는 폐의 병변이 빠르게 자란다고 하지만 로렌은 느리게 자라났다”며 “다른 병변의 특징이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아는 건 그가 하나님의 손에 있다는 것”이라고 기뻐했다. 그는 “우리는 로렌의 에너지와 회복력을 줄일 수 있는 항암치료나 다른 치료를 통해 시간을 연장하기보단 그의 삶의 질을 우선시하기로 했다”며 “로렌은 예수님과 가족 친구 그리고 비전을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랑과 기도 부탁드린다”고 했다.

말기 암 진단을 알린 로렌 커닝햄 목사. YWAM 페이스북 캡처

‘갑상선 이어 췌장암 말기’ 팀 켈러 목사…“암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뉴욕 맨해튼 리디머장로교회의 설립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팀 켈러 목사는 3년 전쯤부터 췌장암 4기로 투병 중이다. 2002년 갑상선암을 앓기도했던 그는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면역치료제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등 꾸준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4월 내내 암 표적 치료를 다시 받아야 한다고 최근 페이스북에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6월 같은 치료 경험을 언급하면서 “얼마나 많은 기도가 필요한지 알고 치료를 시작하려 한다”며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신뢰와 의존, 현재 진행 중인 의료 준비에 대한 그분의 섭리, 그리고 어떤 일이 닥쳐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려는 우리의 소망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바랐다.

갑상선암 이후 췌장암 4기로 또 다시 치료를 받는다고 밝힌 팀 켈러 목사. 페이스북 캡처

그는 암이 신앙을 더 성숙하게 만들었다고도 했다. 예후가 좋지 않은 췌장암 말기 진단 후에도 저서 활동을 하는 등 사역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과거 한 온라인 방송에 출연해 “과장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아내와 나는 암 진단을 받기 전의 기도 생활과 영적인 삶으로 결코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암 투병으로 인해 시편 90편 14절인 ‘아침에 주의 인자하심이 우리를 만족하게 하사 우리를 일생 동안 즐겁고 기쁘게 하소서’ 구절을 진정으로 경험하게 됐다”고 했다.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상황 덕분에 신앙과 일상 모든 영역에서의 시야가 바뀌었다고도 했다.

팀 켈러 목사 페이스북 캡처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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