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빚투’ 18조원으로 반년 만에 최대...살아난 투심? 주가 하락 신호탄? [MONEY톡]
3월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9일 기준 신용 거래 융자 잔고는 18조5490억원이다. 지난해 9월 27일(18조5928억원) 이후 반년 만에 최대치다.
코스닥 신용 잔고는 9조4522억원에 달해 유가증권 시장(9조967억원) 빚투 규모를 넘어섰다. 올 들어 유가증권 시장의 빚투 규모가 3.9% 증가하는 동안 코스닥 시장에서는 21.8% 급증했다. 코스닥 신용 거래 잔고가 코스피 잔고를 넘어선 건 2020년 11월 17일이 마지막이다. 3월 말 들어 다시 유가증권 시장을 역전했다.
금리 인상 마무리 기대감 등이 증시에 일찍이 반영되며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자 빚투 규모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리에 민감한 기술·성장주들이 강세를 보이며 미국에서는 나스닥지수가, 국내에서는 코스닥지수가 빠르게 회복세를 보인다. 그 결과, 올 들어 코스피는 9.7%, 코스닥지수는 25.2% 상승했다.
당분간 코스닥 시장으로 거래가 쏠리며 빚투 쏠림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이차전지 테마와 로봇·IT 등 테마에 투자자들 관심이 쏠리며 코스닥 시장 거래 대금도 15조원까지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말 4조원대와 비교해 약 3배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코스닥지수가 단기 급등한 만큼 급격히 불어난 신용 융자 잔고가 지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가가 떨어져 일정 비율 밑으로 내려가면 증권사가 임의로 반대 매매를 할 수 있어서다. 반대 매매는 시장에 하방 압력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최근 코스닥 시장은 일부 대형주와 챗GPT, 로봇 등 테마주의 급등세를 중심으로 지수 레벨이 높아졌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종목의 주가가 과도하게 기대 심리를 반영하며 움직이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예를 들어, 에코프로비엠의 신용 잔고 비율은 3월 29일 기준 1.95%로 연초 1.2~1.3% 대비 높아졌다. 또 인공지능(AI) 전문기업 모아데이타(11.2%),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나무기술(10.97%) 등이 신용 융자 잔고 비율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로봇주 유일로보틱스의 신용 잔고 비율도 9%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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