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멘 없이 이미 꺾어 본 밀란… 2인자와 3인자, 너희 차례다

김정용 기자 2023. 4. 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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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모 라스파도리(나폴리).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빅터 오시멘을 잃은 상태에서 AC밀란을 만난다. 나폴리엔 익숙한 상황이다. 시즌 초 오시멘이 빠졌을 때 훌륭하게 대체해 준 자코모 라스파도리, 최근 출장시간 대비 득점력이 좋았던 조반니 시메오네의 활약이 필요하다.


오시멘은 나이지리아 A매치에서 왼쪽 허벅지의 내전근 부상을 입고 돌아왔다. 아우렐리오 데라우렌티스 나폴리 회장이 2주 부상을 희망한다고 밝힌 만큼 최소 2주 결장할 것으로 보인다. 2주간 빠진다면 4경기, 약간 더 길어진다면 5경기 결장이 예상된다.


문제는 이 기간에 중요한 AC밀란전이 3경기나 있다는 것이다. 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밀란과 홈 경기, 13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 밀란 원정, 19일 2차전 밀란과 홈 경기다.


오시멘은 이번 시즌 모처럼 부상이 적은 시즌을 보내며 경기당 득점력까지 끌어올리는 중이었다. 리그에서 지난 시즌 선발로 23경기만 소화하며 14골을 넣었는데, 이번 시즌은 이미 27라운드까지 22경기를 선발로 뛰며 21골을 몰아쳤다. 특히 월드컵 휴식기 이후에는 컵대회 포함 15경기 15골로 절정에 달한 골 감각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시즌 초 오시멘 공백 시기를 돌아본다면 문제는 그리 크지 않다. 오시멘은 지난 9월 초부터 1월 초까지 약 한달 동안 6경기 결장했다. 당시 나폴리는 전승을 달렸고, 경기당 평균 득점이 3.17골(6경기 19골)로 시즌 평균보다 높았다. 기념비적인 UCL 아약스 원정 6-1 대승도 포함돼 있었다. 즉 오시멘이 뛴 경기에서 오히려 승률과 평균득점 모두 떨어졌다는 것이다.


오시멘 공백을 대비해 영입해 둔 두 스트라이커가 나란히 활약해 준 덕분이었다. 단신이지만 연계 플레이가 탁월한 이탈리아 대표 스트라이커 라스파도리가 이 6경기 기간에 주로 선발을 맡아 4골을 넣었다. 시메오네는 요즘처럼 교체 위주로 투입되며 3골을 보탰다.


특히 밀란 원정 승리가 눈에 띈다. 당시 1-1 상황에서 교체 투입된 시메오네가 결승골을 터뜨렸다. 끈질긴 볼 키핑으로 공격권을 이어가고, 마루이 후이의 크로스를 절묘한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경기 막판 김민재가 브라임 디아스의 득점 기회를 저지하자 파올로 말디니 밀란 디렉터가 머리를 감싸쥐어 유명해졌던 경기다.


오시멘이 부상에서 돌아왔던 UCL 아약스전 홈 경기도 선발로 나온 라스파도리가 골을 넣으며 승기를 잡고, 후반 교체 투입된 오시멘이 골을 추가하면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넘겨줄 수 있었다.


현지에서도 라스파도리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문제는 최근 경기 감각과 컨디션이다. 라스파도리는 잔부상이 이어지며 한동안 결장했다. 월드컵 동안 컨디션을 잘 관리하고, 친선경기에서 골까지 넣었지만 직후 일정에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1월 인테르밀란에 리그 첫 패배를 당할 때 비교적 일찍 교체 투입됐지만 별다른 활약이 없었고, 크레모네세에 패배해 코파 이탈리아에서 탈락할 때는 선발로 출격했다가 가장 먼저 빠졌다. 1월 말부터 지금까지 교체 출장이 단 2회에 불과했으며 공격 포인트는 없다.


시메오네의 경우 교체 투입될 때의 득점 효율에 비해 선발로 쓸 때 팀 플레이 기여도가 떨어진다는 게 아쉽다. 시메오네는 컵대회 포함 492분 8골로 61.5분당 1골이라는 탁월한 득점 감각을 보여준다. 하지만 오시멘의 신체능력과 성실한 압박, 라스파도리의 기술과 연계 플레이 등 확실한 장점에 비하면 시메오네의 팀 플레이 기여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열심히 뛰는 선수지만 힘이나 기술 모두 나폴리 수준의 팀에서는 아쉽기 때문에 무리해서 여러 가지 플레이를 하기보다는 골에 집중하게 해줄 때 효율이 높아지는 편이다.


스팔레티 감독은 오시멘 없이 어려운 일정을 돌파할 수 있도록 최상의 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3일 밀란전에서 패배한다 해도 사실상 확정 상태인 우승에 지장은 없다. 하지만 이날 오시멘 부재시의 극복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UCL 8강에서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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