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업' 난리치면 줄어들까?...MLB 시간, 진짜로 줄었다

차승윤 2023. 4. 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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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 출전한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피치 앞에 서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소요시간 단축에 사활을 걸었던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의 전략이 진짜로 통했다.

MLB 30개 구단은 31일(한국시간) 2023시즌 MLB 정규시즌 개막전 일정을 소화했다. 매년 찾아오는 시즌이지만, 올해는 유독 특별했다. 각종 새 규정들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MLB 사무국은 이번 시즌부터 피치 클락 규정을 통해 투수와 타자의 타석당 소요 시간을 제한했다. 이어 견제에도 제한을 뒀고, 수비 시프트도 제한했다.

각종 규정들이 적용된 가장 큰 이유는 지나치게 길어진 야구의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관중 수 감소, 고령화 등 야구가 겪는 미래적 문제가 지나치게 긴 시간 때문이라는 지적은 꾸준히 나왔다. MLB 사무국은 이에 7이닝 제도, 승부치기 등 각종 제도를 고안했고, 올 시즌은 아예 타석당 드는 시간을 제한하면서 끝없이 늘어나던 야구 시간에 제동을 걸었다.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었다. 투수와 타자를 시간에 쫓기게 하고, 도루와 시프트 제한도 선수들의 플레이를 방해할 수 있었다. 실제로 시간을 줄이는 실효성이 어느 정도인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시범경기부터 실제 시간 단축 효과가 있었고, 정규시즌 개막전에도 효과를 제대로 봤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31일 "개막전 15경기는 평균 2시간 45분이 걸렸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평균보다 무려 26분이 단축된 기록이다. 사실상 7이닝으로 야구를 단축시킨 것만큼 강력한 효과를 준 셈이다.

디애슬레틱은 "7경기가 열렸던 지난해 개막전 날에는 평균 3시간 11분이 걸렸다. 31일 첫 7경기 중에서 지난해 평균 경기 시간만큼 긴 경기는 없었다"며 "올해 첫 7경기 중 단 2경기만이 지난해 개막전날 최단시간 경기보다 길었다. 지난해 최단시간 경기는 2시간 49분이었다"고 비교했다.

기념비적인 첫 '피치 클락' 규정 위반자는 마커스 스트로먼(시카고 컵스)이 됐다. 타자 중에서도 보스턴 레드삭스의 중심 타자 라파엘 데버스가 타자로 처음 피치 클락 규정을 위반했다.

물론 피치 클락 규정이 단순히 경기 시간만 줄인 건 아니다. 실제로 선수들이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디애슬레틱은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신시내티 레즈의 선발 투수들은 모두 피치 클락을 위반했고, 두 번 모두 타자의 홈런으로 끝났다"며 "관련이 있을까?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승리가 중요하지 않은 시범경기보다는 정규시즌에서 선수들이 흔들리는 징후가 더 많이 보였다"고 바라봤다.

첫 위반자로 남은 스트로먼의 감상은 어땠을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으로 시범경기에서 피치 클락 적응을 적게 했던 스트로먼은 피치 클락으로 급한 마음이 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스트로먼은 "사람들은 피치 클락 탓에 완전히 다른 수준의 생각이 (선수들에게) 추가된다는 걸 알지 못한다"며 "선수들은 시계를 의식해야 한다. 리듬을 신경써야 한다. 주자도 신경써야 한다. 그립을 제대로 쥐었는지도 걱정해야 한다. (투구를 준비하는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고 전했다. 그는 "난 필요할 때 마운드에서 내려와 숨을 돌리던 투수였다. 이제 더 이상 그럴 기회가 없다. 새 규정은 루틴을 망치고 있고 투구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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