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경영 공백'에 분노한 김동연 "윤석열 정부, 손 떼라"

최경준 2023. 3. 3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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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기업 KT는 권력의 전리품이 아닙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새 대표 선임을 두고 여권의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KT 사태와 관련 "정부·여당은 이제라도 KT 인사와 경영에서 손을 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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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해체'된 KT, 주주들 "정치권 낙하산 막아내자"... 김 지사 "권치경제의 민낯, 시장 혼란 우려"

[최경준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7일 오후 경기도청 다목적회의실에서 출입 언론인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경기도
 
"국민기업 KT는 권력의 전리품이 아닙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새 대표 선임을 두고 여권의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KT 사태와 관련 "정부·여당은 이제라도 KT 인사와 경영에서 손을 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동연 지사는 31일 SNS를 통해 "(KT는) 사외이사 한 명만 남은 채로 사실상 이사회가 해체되었고, 경영 공백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이 모든 사태를 초래한 것은 정부·여당의 개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KT 경영진은 측근이나 공신 챙기기 위한 자리 아냐"

앞서 KT 사외이사 재선임에 도전한 강충구 고려대 교수(KT 이사회 의장), 여은정 중앙대 교수, 표현명 전 롯데렌탈 대표가 이날 오전 KT 정기 주주총회 직전 후보에서 사퇴했다. 이미 연임에 나섰던 구현모 대표이사의 사퇴에 이어 대표이사 후보로 최종 추천된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까지 중도 하차한 뒤였다. 대표이사 후보는 물론 이사진 6명 중 5명이 잇달아 사퇴하면서 KT 이사회에는 형식상 단 한 명의 이사만 남게 됐다.

이 과정에서 정부·여당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한겨레>에 따르면, 정기 주총을 9일 앞둔 지난 22일 윤경림 사장은 이사들에게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다. 내가 버티면 KT가 더 망가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정부·여당으로부터 버티기 힘든 사퇴 압박을 받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사외이사들의 잇따른 후보 사임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지사는 "과거 중앙정부에서 공공기관을 총괄하는 역할을 했던 저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공공기관이 아닌, 이미 민영화된 기업의 인사에 정부·여당이 개입하는 것은 '민간 주도경제'가 아니라 '민간 압박경제'"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31일 경상남도 통영시 영운항에서 열린 제12회 수산인의날 기념식에 입장하고 있다. 2023.3.31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재판매 및 DB금지]
ⓒ 연합뉴스
 
김 지사는 특히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자유와 공정의 실체는 무엇이냐"고 반문한 뒤 "KT에 대한 인사 간섭은 관치경제를 넘어 '권치경제'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KT의 경영진은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이나 (대통령 선거) 공신을 챙기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이어 "KT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ICT 산업 분야를 선도할 대한민국 중추 기업"이라며 "'정부리스크'로 발목이 잡히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고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동연 지사는 "더 걱정스러운 것은 정부가 시장에 보내는 신호다. 시장과 기업은 정부의 메시지와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서 "잘못된 정책 시그널, 예측 불가능하고 일관되지 않은 메시지는 시장을 크게 혼란 시킨다. 이번 KT 인사개입은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KT 주총은 KT 새노조, KT 주주모임 등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저마다 발언권을 요구하는 등 '경영 공백' 사태에 대한 우려와 분노가 빗발쳤다. 한 참석자는 "KT에 대한 정부의 외압에 개인 주주들은 굉장히 분노한다"며 "비전문가 정치인 등이 KT의 요직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정관을 변경해 낙하산 인사를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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