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 감독 "RM 덕 좀 보자...유작 되지 않길" [인터뷰 종합]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장항준 감독이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인 '리바운드' 개봉을 앞두고 떨리는 마음을 드러내며 영화를 향한 관심과 애정을 당부했다.
장항준 감독은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리바운드'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장항준 감독은 영화 '라이터를 켜라'(2002)를 시작으로 '불어라 봄바람'(2003), '기억의 밤'(2017)을 연출했으며 '끝까지 간다' 시나리오 각색 작업 등과 드라마 '드라마의 제왕'(2012), '싸인'(2011) 각본에 참여하면서 충무로의 타고난 이야기꾼 재능을 입증해왔다.
영화와 드라마, 예능까지 섭렵하며 종횡무진 활약 중인 장항준 감독은 '리바운드'를 통해 본업으로 돌아와 전 세대와 골고루 소통할 수 있는 감동과 웃음을 전할 예정이다.
유쾌한 에너지와 함께 이야기를 시작한 장항준 감독은 "감독들은 언제가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 될 지 모른다. 영화 일을 같이 시작한 동료들 중에 아직도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보통 제 나이대(1969년 생)가 되면 수명이 끝날 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큰 히트작 없이 잘 살아남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다시 영화 작업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이게 유작이 되느냐, 한 편 더 할 수 있느냐인 것 같은데 그래서 기분이 좀 다르다"고 다시 웃었다.
오래 전부터 영화화 작업을 시작했던 '리바운드'는 5년 전 투자 문제로 모였던 스태프들이 모두 해산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장항준 감독은 "농구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인기가 높은 스포츠가 아니고, 또 고등학교 농구부 이야기이지 않나. 선뜻 투자할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제안을 받고 시나리오를 수정해가는 과정에서 진짜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었다. 피가 끓는 느낌이더라. 그런데 5년 전, 최종 문턱에서 투자가 좌절되며 해산했던 경험이 있다"고 떠올렸다.
현실의 벽을 느낀 후에도 마음 속에는 '리바운드'에 대한 생각이 끊이지 않았고, 이후 3년 여 전 제작사 대표의 희망 어린 메시지를 들은 후 투자를 받고 영화 작업에 들어갈 수 있었다. 장항준 감독은 "5년 전에 준비하고 있던 스태프들 상당수가 계속 기다려주고 있었다. 쉽지 않은 일인데, 고마웠었다"고 마음을 전했다.
"한 번 준비해봤던 것이니까, 다행히 단기간에 텐션이 올라와서 다시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을 이은 장항준 감독은 "당시에 400명이 넘는 오디션을 통해 배우들을 만났는데, 그 배우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성장해 있어 고등학생 역할을 맡기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다시 오디션을 보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그 다음 문제는 강양현 코치 역을 누가 맡느냐였다. 제작자들이 물어볼 때 '안재홍이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왜냐하면 제가 안재홍 씨의 작품과 연기한 캐릭터들을 좋아한다. 늘 우리 주변에 그런 사람이 살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지 않나. 그런 개인적인 매력을 갖고 있고, 그래서 안재홍 씨에게 시나리오를 건넸다"며 인연의 순간들을 덧붙였다.
'리바운드'는 지난 1월 개봉해 현재까지도 장기 흥행 중인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함께 농구 이야기를 다루며 개봉 후 스포츠 소재 영화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 받고 있다.
장항준 감독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이렇게 흥행할 줄 상상도 못했다. '슬램덩크'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다는 소식도 모르고 있었다. KBL 관계자들이 말하길,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인기를 얻으면서 실제 이전보다 관중 규모나 함성 자체가 많이 달라졌다고 하더라"고 얘기했다.
이어 "'리바운드'가 약삭 빠르게 '슬램덩크' 흥행 이후에 개봉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정말 그 상황을 계획한 것이 아니다. 오래 전부터 정해져있던 일이다. 그래서 '될놈될(될 사람은 된다)' 얘기도 많이 들었다"며 다시 한 번 특유의 넉살로 유쾌함을 전했다.
지난 해 12월부터 1월까지 방송된 tvN 예능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인간잡학사전'에 함께 출연한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RM(김남준)과의 인연도 전하며 다가올 '리바운드' 시사회에 RM을 초대한 사연도 전했다.
장항준 감독은 RM을 시사회에 초대했다고 밝히며 "저는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할 때 분명하게 얘기한다. 이 말을 하는 목적과 저의를 숨기지 않는다"고 입담을 자랑하면서 "'(김)남준아, 나는 너로 인해 이득을 보고 싶어'라고 말했었다"고 전해 현장을 폭소케 했다.
또 '리바운드'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한 아내이자 오랜 동료 김은희 작가와 한 작품으로 또 다시 합을 맞출 수 있었던 것에 뿌듯한 마음을 전한 장항준 감독은 "김은희 씨의 존재가 많은 정신적 도움을 준다. 편집본을 본 후에는 '이 영화가 오빠의 대표작이 될거야'라고 말해주더라"고 전하며 살뜰한 애정을 보여 훈훈함을 더했다.
'리바운드'는 4월 5일 개봉한다.
사진 = 바른손이앤에이, tvN 방송화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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